민주노동당 논평 "또 발견된 뼛조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왜 계속되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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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에서 또다시 뼈가 검출되었다. 그런데 이번 뼛조각은 지난 5월과 7월의 통뼈와는 사정이 좀 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입통관절차에서 검출된 것이 아니라 직접 쇠고기를 구매한 소비자가 발견해 신고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오만함과 우리 정부 검역당국의 무성의, 그리고 이익에 눈먼 대형 유통업체의 조급함이 빚어낸 결과다. 미국은 지난 2003년 말 광우병이 발생하기 전만 해도 한국의 최대 쇠고기 수출국이었으며, 한국은 미국의 3번째 수입국이었다. 당시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의 76% 이상을 미국이 점유하고 있었으니 미국이 자국 쇠고기 수입재개 없이 한미FTA는 없다고 강변해온 그간의 사정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는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것이며 현재의 수입조건(뼈 없는 30개월 미만 살코기)을 완화하는 것 역시 미국산 쇠고기가 국제적으로 안전성을 입증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가 한미FTA 협상의 '터를 닦기 위한' 소위 4대 선결조건의 하나로써 추진되었다는 사실은 이미 만천하에 공개된 사실이다. 더군다나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입증해 주었다는 OIE(국제수역사무국)는, 역설적으로 정부가 2005년 이래 올해 까지 매년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반복해서 항변해 온 대상이 되는 국제기구다. 정부 스스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의혹을 갖고 있으면서도 검역주권을 포기한 채 스스로 한미FTA의 포로가 되어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며 국민을 속이고 나선 것이다. 지난 4월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재개 되면서 이전과 달리 뼈가 발견되면 전량 회수 반송이 아니라 발견 상자만 선별해 반송키로 결정한 것이나, 지속적으로 통뼈가 검출되고 미 내수용 제품이 섞여 들어오는 등 전반적인 통관절차, 위생검역 절차의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당국의 책임있는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사정이 읽히는 대목이다. 국내 대형 유통업체 역시 당장의 이익에만 매달려 1∼3위 업체인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모두가 대대적인 쇠고기 판매에 나서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해 기업이익을 늘리기 위해 사활을 걸고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전격적으로 22일 쇠고기 판매를 개시한 것 역시 더 이상 롯데마트에게 이익을 빼앗길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저렴한 가격의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상도의 명분은 사실 애초부터 없었다. 롯데마트는 미국산 쇠고기 판매개시 5일 만에 값싼 목살을 등심으로 속여 팔다가 들통이 나기도 했다. 정부는 총리와 장관이 공언한 9월 추석에 맞춰 미국산 갈비를 수입하려는 계획을 차질없이 강행하고 있다. 수입조건 변경을 위한 수입위험평가 8단계 중 수입허용여부를 결정하는 5단계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위험신호를 도대체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해석하고 미국은 어떻게 변명했기에 수입조건 완화 논의가 순풍을 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앞서 진행된 4단계까지 정부는 아무런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 발견되고 있는 뼛조각은 무엇을 말하는가? 미국의 위생, 검역, 통관 등 모든 과정이 총체적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가의 정당한 검역주권을 포기하고 국민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 언론과 학계는 미국산 쇠고기 위험성을 철저히 외면한 채 정부의 범죄행위를 암묵적으로 거들고 있다. 결국 피해는 힘없는 다수 국민을 향하고 있다. 정부가 엄선(?)해 제공하는 정보에만 노출된 국민, 두 세배 낮은 금액의 미국산 쇠고기를 진열장에서 볼 수밖에 없는 국민, 미국과의 영원한 동맹론을 맹신하는 정치현실이 우리 국민을 포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비열한 저들은 그러나 강력한 저항에 이미 직면해 있음을 언급해 둔다. 거짓된 선전에 비례하는 오만과 독선이 이미 자신의 무덤을 파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사실만 추가한다. 미국 소는 평균 18개월에 도축된다. 미국인은 평균 20개월이 넘지 않는 소를 먹는다. 일본은 20개월 미만 소를 수입하고 있고 한국 정부는 30개월 미만 소를 수입한다. 한 주간지에서 농림부 관계자가 고백하듯이 "미국인도, 일본인도 안 먹는 쇠고기를 우리가 먹게 되는 셈이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