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대량 리콜로 美식품안전 '구멍' 노출"
(서울=연합뉴스) 병원성 대장균 E콜리 박테리아에 오염됐을 것으로 의심되는 냉동 햄버거 패티에 대해 대규모 리콜을 실시, 회사 가 문을 닫을 처지에 놓인 미 육가공업체 톱스미트 사태는 미국의 식품안전에 '구멍'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2년 전 뉴욕 주(州) 올버니에 살던 8살 소녀가 톱스미트의 다진 쇠고기 제품을 먹고 배탈을 일으킨 뒤 미 농무부는 이 회사의 뉴저지 주 엘리자베스 소재 공장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였고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농무부는 이번 냉동 패티 대규모 리콜 사태가 불거진 다음에야 2년 전 엘리자베스 공장 실태조사 이후 톱스미트가 다진 쇠고기 완제품에 대한 미생물 검사 횟수를 월 1회에서 연 3회로 대폭 줄이는 바람에 E콜리 박테리아 오염을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농무부 조사관들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톱스미트가 국내 공급업자로부터 사들인 생고기에 대해 '충분한'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심지어 쇠고기 다지는 기계에 검사 미필 쇠고기를 섞기도 했다는 사실을 자신들도 최근에야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농무부는 또 엘리자베스 공장을 매일 1~2시간 방문 조사한 조사관들조차 이러한 문제점을 적시하지 못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미 소비자단체들은 농무부가 이 문제를 더욱 잘 통제하지 못한 점이 놀랍다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현상이 농무부와 육가공업계의 유착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신문은 미국의 대형 육가공 공장들은 고온의 스팀으로 잔유물을 소독하는 데서부터 다진 고기를 매시간 검사하는 등 식품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왔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조치를 채택하지 않는 중소 규모의 가공공장이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톱스미트는 지난 달 말 E콜리 박테리아에 오염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냉동 쇠고기 패티 9천7백여t에 대해 리콜을 단행, 파산 위기에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