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탄핵서명' 120만명 돌파가 주는 의미

posted May 0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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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탄핵서명' 120만명 돌파가 주는 의미 
 
 2008년 05월 06일 (화) 00:43:31 고하승 국장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명박 탄핵 운동에 서명자가 이미 100만명을 넘어서, 120만명 선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4월 6일 1000만인 서명을 목표로 시작한 이 운동은 불과 두달 만에 그 목표치의 십분의 일을 훌쩍 뛰어 넘는 놀라운 참여율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도 241일이나 남아 있는 상태다. 따라서 1000만 명을 채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도 서명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당초 <시민일보>가 서명운동 사실을 보도할 때만 해도 참여율은 지금처럼 높지 않았었다.

지난 1일자 보도 당시, 그러니까 약 25일간 진행된 서명운동에는 불과 15만명 정도가 참여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시민일보> 보도 이후 이 같은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온 국민들에게 알려졌고, 서명 동참자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해 2일에는 무려 50만 명을 넘어섰고, 3일 오전 1시 20분 경 70만명을 돌파한 후 2일만에 다시 50만명이 서명에 추가로 동참해 6일 오후 현재 120만명 선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게시물에 달린 리플 수만도 42만개 가량 되어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 주고 있다.

만일 이 같은 운동이 조.중.동이나 각 방송의 보도를 탔더라면 이미 1000만명 선을 ‘훌쩍’ 뛰어 넘었을지도 모른다.

오프라인에서도 이명박 탄핵 운동을 지속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과 3일 저녁 서울 청계천에서는 이명박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가 1만50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보두 이명박 대통령은 유권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흔히 ‘허니문’ 기간이라고 하여 대통령 취임 직후에는 가급적 대통령에 대해 비판을 삼가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이미 이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은 상태인지도 모른다.

물론 현실적으로 1000만명의 서명이 이뤄지더라도 대통령을 탄핵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공직에 있는 사람이 신임을 잃었을 때 선거민들이 언제든지 소환할 수 있는 권리인 국민소환권을 우리나라에서는 지방자치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에게만 적용할 뿐,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은 예외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통령의 위법행위에 대해 국회 재적 2/3의 찬성과 헌재, 국민과반수의 찬성으로 탄핵 시킬 수는 있지만, 이 역시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만인 서명운동의 효과는 확실하게 나타날 것이다.

MB가 아무리 여론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라고 하지만, 1000만인 서명이라는 수치는 그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즉 비록 그를 대통령 자리에서 밀어내지는 못하더라도 정부 일각에서 은밀하게 추진되고 있는 대운하 사업에 국민의 이름으로 제동을 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쇠고기수입 재협상에 나서도록 하는 압력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 지난달 18일 타결된 한·미 쇠고기 협상은 여러 가지 면에서 문제가 많다.

우선 우리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1건이 아니라 아무리 여러 건 발생되더라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독자적으로 수입중단 조치를 내릴 수 없도록 합의해 주고 말았다.

반드시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에 대해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를 박탈해야만 가능하도록 돼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검역과정에서 전수조사 권한조차 없다. 심지어 소의 뇌·척수 등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이 발견돼도 표준 검사비율(샘플조사)만 적용해야 한다.

따라서 국민들이 재협상을 요구하며, MB 탄핵운동을 벌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오죽하면 한나라당 소속 원희룡 의원까지 나서서 "국민의 안전문제 등 기본적인 면을 해결할 수 없다고 한다면 재협상 추진을 당연히 요구해야 된다"고 말했겠는가.

그런데도 MB와 여당은 이 같은 국민의 반발을 너무 안일하게 바라보는 것 같다.

특히 MB의 인식이 문제다.

잘못된 협상을 다시 하도록 노력하라고 정부 당국에 주문하는 게 아니라, 지난 5일 오전 열린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의 정례회동에서 "이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고 짜증을 부렸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더욱 가관인 것은 경찰의 태도다. 경찰은 MB 발언 이후, 6일 열릴 예정인 촛불시위를 포함해 앞으로 예정된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 대해 주최 측이 사전에 집회신고를 하더라도 신고 된 집회의 내용을 검토해 허가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국민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뜻 아니겠는가.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국민의 분노가 더욱 치솟을 거라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지금 인터넷에서 진행되고 있는 청원서명운동에 그 어떤 정치조직도 주도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태다.

물론 오프라인상의 집회도 마찬가지다.

성인들뿐만 아니라 초등학생과 중.고생 등 나이어린 청소년들까지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정치적 논리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지금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MB는 탄핵요청 서명자가 120만명 선에 육박하고 있는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해 주기 바란다.

고하승 편집국장 / 시민일보(www.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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