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 '모르쇠'…"소고기 문제는 한국 문제"

posted Jun 1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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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미국 소고기 수입 재개 문제로 한국에서 정권 출범 3개월 만에 내각이 총사퇴하는 등 나라가 들썩거리고 있지만 수입 재개로 정작 이익을 얻게 되는 미국은 모르쇠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칼로스 구티에레즈 상무장관은 10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시위가 확산되는 것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면서 재협상 불가를 밝혔다. 그는 미 의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인준함으로써 한국의 성난 민심을 다독일 수 있다며 의회에 책임을 떠넘겼다.

구티에레즈 장관은 "한국인들은 현재 모든 것을 다 주었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들은 막대한 정치적 대가를 치르고 있지만 우리 의회는 여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정지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거듭 의회에 책임을 떠넘겼다.

한국의 소고기 시장 개방에 열을 올리던 '소고기 벨트' 의원들은 한국의 소요사태에 대해 입을 꾹 닫고 있다. 막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은 한술 더 뜨고 있다. 그는 미 상공회의소에서 "한국이 격앙된 여론의 압력에 직면해 미국산 소고기를 받아들이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있다"면서 "의회가 한미 FTA를 통과시키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이 소고기 시장을 개방해야 한미 FTA 비준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압박을 가했던 미 무역대표부(USTR)는 소고기 문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USTR는 이제 FTA 통과 문제에 대해 "의회로 공이 넘어갔다"며 슬며시 발을 빼고 있다.

워싱턴=한용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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