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브랜드만 200여개 난립

posted Jan 2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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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헷갈린다


충남 홍성군에는 한우 브랜드가 총 6개나 된다.홍성군과 축산농가들이 만든 ‘홍성 내포한우’‘홍주골’‘홍동한우’ 와 홍성축협의 ‘천상한우’, 충남지역 광역 브랜드인 ‘토바우’‘하눌소’가 그것.쇠고기 품질은 똑같이 1급 이상이다.한우사육 농민들은 “브랜드 한우라고 판매가 나아진 게 없다”는 하소연이고,정육점주들은 “지자체 브랜드와 광역 브랜드가 함께 쏟아져 나와 뭘 사고파는지 헷갈릴 정도”라고 꼬집었다.


한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한 한우 브랜드가 200여개나 난립하면서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소비자는 브랜드를 기억하기도 어렵고,유통업체에선 기껏해야 10~15개 브랜드를 취급할 뿐이다.브랜드화 효과도 없고 옥석 가리기도 힘든 실정이다.


◆각 도마다 20~30개씩 브랜드 난립


축산물등급판정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특산’ 딱지가 붙은 지역 한우는 무려 202개(2007년말 기준)로 집계됐다.한우 농가들이 수입 쇠고기에 맞서 살기남기 위한 방편으로 지방자치단체(시·군 단위) 등과 연계,지난 10년간 브랜드를 쏟아낸 결과다.


홍성군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충북에선 옥천 ‘향수촌’,음성 ‘청결’,단양 ‘저수령’ 등 군마다 1~2개의 한우 브랜드가 있다.경상권에선 ‘천년 한우’‘마늘 소’‘이로운 한우’ 등 총 49개 브랜드가 있고,전남·북 강원 등 각 도마다 20~30개씩 브랜드가 경합하고 있다.


한우 브랜드가 난립하다 보니 제대로 검사도 받지 않은 함량 미달의 한우가 나오기도 한다.202개 한우 브랜드 중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브랜드는 120~130개 정도이다.나머지 영세 브랜드는 명절 대목 때만 상품을 내놓는 실정이다.한우 유통업체 관계자는 “영세 농가들 중에는 사육기반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미리 도축한 소의 지육 등을 시중에서 구입한 뒤 자체 상표를 붙여 팔다 적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우 옥석가리기 어려워


200개가 넘는 한우 브랜드의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도 미심쩍은 부분이다.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연간 출하두수 800두 이상 농가와 1등급 품질 60% 이상인 상위 32곳만 집중 관리하고 있다”며 “한우 브랜드가 워낙 많아 나머진 해당 지자체 위생과 등에 맡길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무수한 한우 브랜드 중 매년 10~15개 브랜드만 골라 매장에 진열하고,판매 브랜드가 거의 변동이 없다.A마트 축산바이어는 “이미 취급해온 한우 브랜드의 품질을 믿고 계속 팔고 있다”며 “매년 품질 격차가 큰 경우가 많아 새로운 브랜드를 취급하기 쉽지 않다”고 귀띔했다.또 유통업체마다 축산 바이어는 기껏해야 2~3명선이어서 한우 품질을 가려낼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B백화점 축산바이어는 “바이어들이 전국 한우 산지를 일일히 돌아보려면 지금보다 인원이 10배 이상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각에선 수입 쇠고기와의 경쟁하려면 한우 브랜드의 통폐합과 철저한 품질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김성호 농협중앙회 축산팀장은 “소규모 단위 한우 브랜드가 시장에서 정착하지 못한 만큼 도(道) 단위의 광역 브랜드화가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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