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가치 없다' 정육업체들 실험용 한우 입찰꺼려

posted Feb 1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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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이 연중 실시하는 ‘시험 도축용 한우’에 대한 입찰 매각이 정육업체들의 응찰 기피로 혈세 낭비란 지적이다.


시중보다 다소 싼값에 낙찰 받아도 훼손된 등심, 안심, 안창살 등 주요 부위를 또다시 다른 곳에서 구입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별도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11일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과 정육업자들에 따르면, 축산과학원 측은 품질 개량을 위해 강원도 대관령과 수원 연구소에서 사육한 시험연구용 한우에 대해 연간 150~200마리를 시험 도축하고 있다.


이 한우들은 시험 도축 과정에서 특정 부위를 시료 채취한 뒤 남은 부위는 수원, 화성 일대 1천400여 곳의 정육업체 중 수원시 축산기업지부에서 추천한 16개 정육업체에 입찰 매각되고 있다.


그러나 16개 응찰 정육업체들은 시료 채취 과정에서 이미 수요가 높은 꽃등심, 안심, 채끝살, 안창살 등 주요 부위가 훼손된 상태라 ‘고기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낙찰 받았을 땐 제3의 도축장에서 이같이 주요 부위를 확보하기 위해 또다시 발품을 팔아야하는 데다 특수부위 구입비용이 고가이기 때문이다.


A정육업체 관계자는 “한 번 낙찰 받았는데 그 뒤로 손 뗐다”면서 “등심 등 주요 부위가 없는 소를 가져와 봤자 다른 곳에서 등심만 따로 구입해야 되기 때문에 이윤이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한 번에 보통 2~3마리씩 낙찰 받는데다 무작위로 도축되는 까닭에 원하는 시기 및 등급을 구할 수 없는 것도 업체들이 응찰을 꺼리는 이유다.


정육업체들이 주요 부위 외에 나머지 부위는 수입산으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에 영세업체는 축산과학원에서 낙찰 받은 주요 부위가 훼손된 시험 도축용 한우 2~3마리씩 낙찰 받아도 처분할 길이 마땅치 않다.
B정육업체 관계자는 “국가기관에서 하는 데다 우리 업체는 규모가 큰 편이라 몇 번 응찰했지만 가공비와 주요 부위 재 구입 등을 고려하면 절대 싼값이 아니다”며 “돈을 조금 더 들여도 일반 도축장에서 구입하는 편이 훨씬 업무적으로 수월하고 이득이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축산과학원 홍보팀 장영내씨는 “완제품이 아닌 훼손 된 한우를 입찰하다 보니 정육업체들에 인기가 없다”며 “시험도축용 소고기가 국민의 세금인 만큼 다른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축산과학원은 축산물 등급판정소 경매 가격의 60~70%선에서 매각하고 있다.
<중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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