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명성만으론 한계… 브랜드 일관성 중요

posted Mar 0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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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한우, 대한민국 1등 넘어 세계로] 6. 심포지엄- 브랜드 가치 제고 및 개선방안

명성과 품질에서 국내 최고의 자리를 선점한 횡성한우. 그러나 전국에 산재한 200여개 한우 브랜드 또한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경기 안성마춤 한우나 전북 총체보리 한우, 경남 하동의 솔잎한우 등은 이미 명품 반열에 올랐거나 횡성 한우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안성마춤 한우는 서울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의 한우 브랜드는 값싸게 생산되는 조사료와 이를 통한 원가 절감 등 저마다 특화된 전략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횡성 한우가 최고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다. 강원도민일보사는 지난 27일 강원도, 횡성군, 하이원리조트와 함께 횡성군 새마을회관에서 ‘횡성한우, 대한민국 1등 넘어 세계로’ 제하의 심포지엄을 개최, 횡성한우 브랜드 가치 제고 및 개선 방안 등을 짚어봤다.

토 론
이명호 강원대교수
장신상 횡성군 축산과장
정명철 횡성군의원
정용호 한국종축개량협회 부장
채용식 송호대교수

사 회
강병로 강원도민일보 사회1부장



■ 발제 1 - ‘횡성 한우와 지역관광 활성화 방안’

   
▲ 채용식 송호대 교수
한우문화촌·한우밸리 조성 관광객 유인

횡성미래 견인 성장엔진 인식 전략 수립


횡성한우가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친환경 그린테크놀로지(GT) 즉, 녹색성장과 연계해야 한다. 국제환경은 ‘그린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이명박 정부도 ‘저탄소녹색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횡성한우도 GT개념을 도입, 중앙정부의 각종 정책사업과 연계돼야 한다.

횡성한우의 고품질 생산력은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관광상품화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녹색관광의 중요성을 인식, △생태관광 △전통 문화 △예술 △생활상 등을 망라한 생태문화도시 조성에 힘써야 한다. 또한 횡성한우를 통한 지역관광의 차별·특성화로 목표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횡성한우가 갖고 있는 독특한 소재와 특징, 이미지 등을 반영한 특화 상품을 개발해 관광마케팅을 펼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축협과 농협 등 기존 조직을 활용, 가칭 ‘한우상품개발사업단’ 등 새로운 사업추진체를 조직해야 한다.

이를 통해 농촌 민박 및 펜션, 마을콘도, 한우테마 소공원, 조사료단지 등을 조성해 볼거리는 물론, 즐길거리와 숙박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한우문화촌과 한우밸리 등을 조성, 각 읍·면별로 연계하고 소시지 관련 기계 생산 공장을 유치해 암소 및 비선호육 등에 대한 안정적인 소비처를 확보해야 한다.

횡성한우와 관광을 연계한 체험 관광 및 학습관광 상품 개발과 함께 한우 뿔과 발톱, 가죽 등을 활용한 공예품 개발도 필요하다. 이 밖에 한우캐릭터 상품을 개발하고 일원화 하는 등의 작업도 시급하다.

횡성군과 농·축협, 한우관련 단체 등은 횡성한우가 횡성의 미래를 이끌어 갈 성장엔진이라는 점을 깊이 각인, 횡성한우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 발제 2 - ‘브랜드 디자인 이노베이션 전략’

   
▲ 이명호 강원대 교수
정책입안 부서 통합 디자인 일관성 유지

테마파크 신중 접근… 장기 계획 있어야


디자인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통일된 정서적, 정신적 결합(M·I) △행동전략 수립에 따른 일사불란한 실천 운영(B·I) △다양한 이미지 통합 및 디자인의 일관성(V·I) 등이 필요하다. 횡성한우가 톱브랜드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같은 기본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또한 목표를 향한 조직의 효율적인 통합과 운영이 담보될 때 향후 각종 사업(종모우·마케팅·브랜드·유통·디자인·축제 등)이 지속 가능하다. 특히 횡성한우의 성공적인 브랜드 디자인을 위해서는 정책 입안 부서의 통합과 권한이 절실히 요구된다. 일본의 지방와규 관리체계도 관련 단체의 통합을 우선시하고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동일성) 마케팅의 성공 조건은 크게 △제품관리 △가격관리 △경로(유통)관리 △촉진관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생산품의 경쟁력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마케팅 전략도 무용지물이다. 두번째로 가격은 마케팅의 4가지 활동 가운데 다른 요소인 제품, 유통, 촉진에 비해 단기간내 뚜렷한 효과를 나타내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일례로 횡성한우하면 맛있어야 한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데, ‘짝퉁 한우’를 비싸게 먹고 실망했다면 마케팅 전략은 실패한 것이다. 일본처럼 등급별 가격을 책정해 맛을 체험토록 하는 등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횡성한우의 브랜드 전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각적 통합(V·I)’이다. 브랜드 디자인의 최종 결과물은 시각적인 체계로 표출된다. VI의 체계적인 관리와 전문성, 일관성이 결여된 시행은 투자 비용대비 엄청난 비효율을 초래한다. 가칭 ‘시각물 관리위원회’ 등 총괄 부서의 지정이 필요하고, 통일된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인위적인 테마파크 조성은 신중히 접근해야 하며, 장기플랜을 짜야 한다. 브랜드의 기본원칙은 디자인 마인드다.



   

이명호 “생산·유통 관리 시스템 체계화를”

장신상 “농협·축협 갈등 대화로 해결해야”

정명철 “경기도 ‘자조금제’ 벤치마킹 필요”

정용호 “지역 한우 주체간 분열 극복 우선”

채용식 “명인·명품·명소가 있는 횡성 가능”




▶강병로=국내외 현지 출장을 통해 한우 및 와규산업을 둘러본 정명철 군의원으로부터 횡성한우의 경쟁력이 어느 단계인지 듣고 싶다. 한우개량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정용호 부장은 횡성한우사업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정명철 횡성군의원(이하 정명철)=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 자조금 제도이다. 자조금은 한우를 출하하면서 생길 수 있는 근출혈 등 각종 사고에 대한 손해보상제도이다. 경기 개군한우의 경우 10년 전부터 한우 1마리당 5만원씩을, 순한한우는 2만원씩, 안성마춤 한우는 1만원씩을 적립하고 있다. 우리도 이 부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일본은 이미 10∼20대(잠재 소비층)를 대비한 식문화를 개발, 시장에 적용하고 있다. 또한 횡성한우는 11년 동안 120억원을 투자하는데 그쳤지만, 전라도 정읍은 지난 2007년 238억원, 지난해 175억원 등 2년 동안 무려 413억원을 투자했다. 다른 브랜드들의 질주가 무섭다.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 뛰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 횡성한우는 지금 제자리에 있다고 본다. 시장변화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정용호 한국종축개량협회 부장(이하 정용호)=횡성한우가 대한민국 1등인 것은 사실이다. 지금까지 4회정도 대한민국 한우브랜드를 심사했는데, 강원도의 한우가 강세였다. 그러나 우려도 있다. 남들이 인정하는 횡성한우는 맞지만 ‘자만심에 빠져있지 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좀 더 내실을 쌓아야 한다. 1등으로 가기 위해서는 내실이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횡성지역 한우 관련 주체들이 분열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타 브랜드들은 조만간 횡성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화합해야 한다. 횡성한우가 입소문에 의해 1등이 됐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최근 횡성한우를 둘러싼 갈등이 심각한 상황이다. 횡성한우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통합이 우선이다.



▶강병로=횡성한우의 품질 경쟁력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다. 그러나 서비스가 좋지 않아 두번 오고 싶지 않다는 말이 있다. 서비스 개선에 대한 군의 의지를 말해달라.

▲장신상 횡성군 축산과장(이하 장신상)=서비스 개선에 대해 행정기관이나 법인 단체가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해 온 사람들은 만성적인 딜레마에 빠져 있다. 식당업자들에 대한 서비스 교육을 더욱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강병로=횡성한우를 눈과 마음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브랜드 디자인에 관한 문제인데, 대안이 있는가.

▲이명호 강원대교수(이하 이명호)=횡성한우를 먹어보면 사실 신뢰가 떨어진다. 또 기대가 높다보니 실제 맛과 차이가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좋은 육질의 고기를 생산해야 한다.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엄밀히 말해 횡성한우는 일본 화우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 명성만 높다. 명성 만큼의 요건을 갖췄는 지 생각해봐야 한다. 브랜드 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생산에서 유통 관리 등 여러가지 시스템을 과학적이고 체계화 해야 한다. 농가 및 주민들의 마인드 또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강병로=횡성한우와 연계한 관광 문제이다. 발제를 통해 채용식 교수는 한우촌이 필요하다고 했고, 이명호 교수는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했다. 상반된 의견인데 자세히 설명해 달라. 사업주체인 군의 입장은.

▲채용식 송호대교수(이하 채용식)=횡성전체가 울타리 없는 한우박물관이 되어야 한다. 일정공간을 사업대상으로 해서 추진하는 한우문화촌은 곤란하다. 방문객을 위한 볼거리, 먹거리, 체험거리 같은 명소를 만들어야 한다. 명인 명품 명소가 있는 횡성을 생각해봐라. 난제가 있지만 지혜롭게 접근하면 가능할 듯하다.

▲이명호=한우문화촌을 기본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작은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테마촌이 성공한 사례가 적다. 오랫동안 심사숙고해야 한다.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다. 여러 프로그램을 잘 연구해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너무 대규모로 크게 벌려 나가는 것보다는 작게 시작해 크게 불려가는 방안이 필요하다. 춘천닭갈비가 한집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유념해라.

▲장신상=현재 한우문화촌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명호 교수의 말처럼 자연발생적으로 이뤄지는 게 좋다. 그러나 관광자원과 소득창출부문을 연계해 자연 발생적으로 기다리다 보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렇다면 인위적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민간부문에 대해서는 자연발전이 맞고 공공부문에 대해서는 인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횡성 전역이 한우문화촌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재 있는 식육점(150여개)과 전문식당(50여개) 등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방안을 기획하겠다.



▶강병로=횡성한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농축협의 화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채용식=횡성한우는 로컬 브랜드다. 그러나 갈등과 마찰로 지역발전이 위태롭다. 횡성한우 재도약을 위해서는 각 주체들이 합심해 노력해야 한다. 한우를 통해 우리 자신을 반성해보자.

▲이명호=횡성한우가 일등 브랜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장점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버리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그렇다면 일등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각 주체들이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정명철=내 자신부터 먼저 뒤돌아 보겠다. 이번 동행취재에 축산농가와 공직자, 농·축협 관계자 등이 함께 못한 점이 아쉽다. 혼자서만 보고 말을 전하려고 하니 힘들다. 앞으로 횡성 한우와 관련된 교육을 강화하고, 의회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

▲장신상=횡성군은 농업인이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 농협과 축협, 농가들이 현실을 인정하고 대화해야 한다. 한우판매에 대한 농협과 축협의 갈등은 한우를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강해서 빚어진 현상이다. 진솔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제도적인 방안이 고려돼야 한다.
<강원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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