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회사가 한우 키운다고?” 한우농가가 뿔났다

posted Sep 0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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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농업회사가 한우 키운다고?” 한우농가가 뿔났다

전남도, 영산강 간척지에 1만 마리 규모 한우단지 조성 추진
농업회사법인 한우 사육 가능성 시사에 한우농가 반발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전남도가 해남군 산이면의 영산강 간척지에서 대규모 한우사육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그런데 해남의 한우농가들은 언짢은 기색이 역력하다. 간척지에서 한우를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데 농민들이 화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

 

전남도는 지난 19일 영산강 간척지 3-1지구에 대규모 한우단지를 조성하기로 결정하고 사용승인을 위해 농식품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비 77억원, 지방비 25억원 융자 등 381억원, 총 483억원을 투자해 간척지 713ha에 축사, 가축분뇨공동자원화시설, 유기조사료 재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번식우 50%, 비육우 50% 비율로 한우 1만 마리를 사육할 계획까지 세웠다.

 

농식품부의 간척지 활용계획은 금년 12월에 확정될 예정이고, 전남도는 간척지 활용을 승인받으면 2022년까지 한우사육단지를 건설하고 사육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간척지 3-1지구에서는 농업회사법인 5곳이 농어촌공사와 30년 장기임대계약을 맺고 조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농업회사법인들은 한우 사육을 염두에 두고 사업계획을 변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간척지에서 한우를 사육하는 주체는 해남의 한우농가와 간척지에서 조사료를 재배하는 농업회사법인 5곳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국한우협회 전남도지회는 이에 발끈하고 있다. 농업회사법인이 한우를 사육하는 것은 결국 자본이 한우산업에 진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민경천 한우협회 전남도지회장은 “한우협회에서 전남도청에 해남의 한우농가를 제외한 다른 주체가 간척지에서 한우를 사육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농업회사법인들이 장기임대한 간척지 일부를 매각할지가 관건이다. 그 땅으로 전남도가 융자를 받아 사업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 외에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갈등만 잘 해결되면 축사시설 현대화자금으로 융자지원 추가배정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천 지회장은 “농가들이 생존을 위해 지원을 요청할 때에는 없다던 돈이 법인들 사업에는 참 쉽게 나온다. 간척지에서 한우 사육을 한다면 축사시설 현대화(무허가축사 적법화) 과정에서 축사를 새로 지을 수 없거나 이전해야하는 농가들을 간척지 대규모 단지로 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장기임대한 땅에서 한우 잠깐 키우다가 땅만 팔고 떠날 사람들이다. 그 자리에 축산업에는 경험도 없는 농업회사법인들이 한우를 키우게 하겠다는 건 한우농가를 죽이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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