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 논란의 이티바이오텍, 개량 선도vs한우 냉동정액 장사

posted Aug 01, 201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논란의 이티바이오텍, 개량 선도vs한우 냉동정액 장사

영농조합법인 설립 후 공급… 국가 개량 체계 위협 '논란'


 

소 인공수정란 이식 전문기업인 이티바이오텍이 우수한 종축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도 개량을 실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 향후 정부의 대응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영농조합법인 설립과 관련해 ‘냉동정액 장사냐, 개량 선도 기업이냐’를 놓고 정부와 이티바이오텍 측의 해석이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향후 법제처의 해석에 한우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영농조합법인 설립 후 조합원에 공급하는 것, 문제없어

지난 4월 전북 장수군에 위치한 이티바이오텍이 한우개량 연구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에서 가장 많은 이목이 집중 된 것은 바로 이티바이오텍이 보유하고 있는 씨수소였다. 이후 설명회에 참석한 대다수의 후계 축산농들은 이티바이오텍의 씨수소 정액 공급을 요청하기에 이르렀고, 이티바이오텍은 최근 영농조합법인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지난 6월 29일 전국 한우농가 100여농가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가 개최됐다. 하지만 이 사업설명회를 두고 이티바이오텍 측은 개량 결과에 대한 사업설명회라고 했지만 정부는 조합원을 모집해 한우 냉동정액을 판매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정연길 이티바이오텍 대표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기존 추첨제도로 우수한 한우정액을 공급받지 못하는 젊은 후계 축산농들을 위해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한 뒤 조합원에게 학술시험, 즉 개량을 목적으로 공급하는 한우정액에 대해서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대표는 “본 업체에서는 이미 당대검정을 통해 씨수소의 우수성에 대해 확인을 했다”며 “현재 후대검정을 약 1년간 진행 중인데 정부 지침보다 많은 50~60마리 정도를 실시해 약 2년 안으로 검정의 정확성까지 확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보유 중인 씨수소 3마리에 대해 당대검정을 진행했는데 3마리 모두 검정 완료 시기에 평균 도체중 600kg을 기록했으며 후대검정 완료 시기에는 500~550kg 이상의 도체중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가 고시한 가축검정기준에 따르면 후대검정 같은 경우에는 후보씨수소 한 마리당 친자확인된 수송아지 6마리 이상 검정이 완료돼야 한다. 

 

이티바이오텍은 정부 지침보다 더 많은 수의 수송아지의 후대검정을 진행해 자체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이 외에도 축산 선진국들의 사례를 봤을 때 우리나라와 같은 독점개량 체제는 종축 개량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내놨다. 

 

국가 개량 체계 무너뜨리는 행위, 용납할 수 없어

하지만 농식품부는 이티바이오텍의 이같은 행위에 대해 ‘불법’으로 간주하고 한우에 대한 국가 개량 체계에 위협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축산법 제22조에 따르면 정액 등 처리업 허가를 받을 때 품목을 정액으로 등록해 소 냉동정액을 공급할 수 있는 곳은 현재 농협경제지주 내 젖소개량사업소와 한우개량사업소 밖에 없다.

 

농식품부는 이티바이오텍이 정액 등 처리업 허가를 받을 때 품목을 수정란으로 등록해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정액을 생산해 공급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이 외에도 축산법 시행령 제14조 2항에 따르면 정액 등 처리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갖춰야할 시설과 장비가 있는데, 여기에는 ‘정액 생산 시에는 능력 검정을 마친 보증씨수소 5마리 이상 보유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축산법 제 19조 정액 등의 사용제한에서 학술시험용이나 자가사육가축에 대한 인공수정용 또는 이식용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규정하는 문구가 있어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이 이티바이오텍의 한우 냉동정액 공급과 관련해 불법 행위 여부를 결정짓는데 큰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보증씨수소 한 마리를 선발하는데 5~6년 걸리는데, 나름대로의 검정과정을 거쳤다고 해서 100% 능력 우수성을 보장할 수 없다”며 “불특정 다수에게 정액을 공급하는 행위로 인해 농가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부는 법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티바이오텍의 냉동정액 공급과 관련해서 법제처에 법령 해석 의뢰를 맡긴 상황이다.

 

농수축산신문 송형근 기자

http://www.af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97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