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고기, 10만원 이하 실속형 선물세트 입지 굳혀
추석 선물세트시장 동향
이른 추석에 따른 더운 날씨로
찜처럼 조리시간 긴 냉동보다 간단히 구울 수 있는 냉장 선호
김영란법 허용가액에 맞는 다채로운 상품 선보여
평년보다 이른 추석(13일)을 맞아 한우고기가 선물세트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번 추석엔 냉동보다는 냉장 한우고기가 더 인기다. 또한 지난해 ‘청탁금지법(김영란법)’ 개정으로 10만원 이하 상품의 입지가 한층 더 공고해졌다는 점 역시 눈에 띈다. 정부는 지난해초 김영란법상 선물 허용가액을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올 추석 대목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한우고기 선물세트의 판매특징을 알아본다.
◆이른 추석에 한우고기 선물세트 판매호조=추석을 일주일 앞둔 가운데 한우고기 선물세트의 판매열기가 뜨겁다. 일부 유통업체는 예상보다 빠른 판매속도에 선물세트를 추가 제작했을 정도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8월26~30일 한우고기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추석을 앞둔 같은 시기보다 무려 59.7% 증가했다. 하지훈 현대백화점 홍보팀 대리는 “준비물량의 절반 이상이 소진돼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마트 역시 한우고기 선물세트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냉장 한우고기 매출이 눈에 띄게 올랐다. 7월25일~8월27일 냉장 한우고기 선물세트의 사전예약 판매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4%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전체 한우고기 선물세트에서 차지하는 냉장 한우고기의 매출비중은 평년엔 30% 수준이었지만, 이번에는 38.4%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우고기 선물세트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까닭은 평년보다 빨리 찾아온 추석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복수의 육류유통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추석 선물세트인 과일을 찾는 분위기가 예년보다 덜하다”며 “한우업계가 반사이익을 거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냉동 한우고기보다 냉장이 인기를 끄는 것 역시 아직 남아 있는 더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더운 날씨 탓에 갈비찜용·사골용 등 조리시간이 긴 냉동보다 간단하게 구워 먹을 수 있는 냉장 한우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많다는 얘기다.
◆김영란법 개정 영향…실속형 선물세트 입지 넓어져=올 추석엔 10만원 이하의 선물세트가 한층 더 다양해졌다는 평가다. 김영란법상 선물 허용가액을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확대한 이후 두번째로 찾아온 추석을 맞아 관련 업체들이 이같은 조건에 맞는 다채로운 상품을 선보이고 있어서다.
롯데백화점은 정육 대신 9만원대의 한우 육포세트를 준비했다.
경기 용인에 있는 A육가공업체는 10만원 이하의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 추석 대비 두배나 늘렸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도 불고기와 국거리용으로 구성한 5만원짜리부터 9만5000원짜리까지 다양한 실속형 선물세트를 준비해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혔다.
김욱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10만원 이하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면서 이들 선물세트에 주로 들어가는 육질 1등급의 도매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8월1일 1㎏당 1만7836원이었던 1등급 한우고기 도매값은 유통업체의 선물세트용 구매가 시작된 8월 중순엔 1만8216원, 이달 3일엔 1만8905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이처럼 실속형 선물세트의 입지가 굳건해지고, 과일 대신 한우고기를 선택한 소비자가 느는 등 한우고기 선물세트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한우업계엔 화색이 돌고 있다.
민경천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은 “이 분위기가 내년 설·추석 명절에도 꾸준히 이어져 한우농가의 소득이 증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민신문 최문희·박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