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죽이고 보자"...막가파식 농식품부의 ASF 방역 대책에 농민 울분

posted Oct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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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죽이고 보자"...막가파식 농식품부의 ASF 방역 대책에 농민 울분

후속 대책없는 정부 살처분 정책 비난 ↑
멧돼지 관리 ASF 발생 전 요청했지만 묵살
축단협,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 정부 규탄
무대책 일관 시 한돈협 대규모 집회 계획

 

"한돈 농가는 선택지가 없다. 수매에 응하거나 살처분해야 한다. 이런 행정이 (용역) 깡패와 다를게 뭐 있나."

정부의 대규모 살처분 정책에 연천 지역 한돈 농가들의 울분이 터졌다. 정부가 경기 북부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어선으로 구축하면서 SOP 매뉴얼을 무시한 채 대규모 살처분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 구상대로라면 경기도 파주, 김포에 이어 연천지역의 모든 돼지가 한돈 농가 동의없이 살처분 된다. 한돈협회에 따르면 전체 15만 마리의 돼지가 비과학적인 이유로 살처분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전국의 축산 농민들은 정부의 졸속 방역 대책에 망연자실한 상태다. SOP 규정대로라면 살처분 반경 범위는 500m에 불과해 살처분 대상도 아닌데다가 연천군의 경우 2개 발생농장 간 역학관계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축산 농가의 울분이 극에 달한 또다른 이유는 정부의 뒷북행정 때문이다. 한돈 농가들은 이미 중국에서 ASF가 발생했을 때 야생 멧돼지 개체수 조절 등 관리를 환경부에 수차례 요구했지만 번번히 묵살 당했다. 지난 3일부터 지속적으로 배무장지대를 비롯해 민통선 인근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다.

이에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김홍길)가 거리로 나섰다. 축단협은 17일 국회 정문 앞에서 ‘ASF 연천 일괄 살처분 반대 및 야생멧돼지 특단 조치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정부의 일방적인 연천지역 전체 돼지 살처분 결정을 반대하고 야생멧돼지 특단 조치를 촉구했다.

이날 임영호 농축산연합회장은 "전국 양돈 농가는 하루 하루 피가 마른다"면서 "환경부는 이미 농민들이 멧돼지 개체수 조절을 요청했는데 묵살한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홍길 축단협 회장은 "모든 축산 농가들의 정부의 비과학적 방역 대책을 참지 못해 결국 거리로 나왔다"면서 "한돈 농가들의 고통을 읽지 못하는 정부는 지금이라도 한돈협회의 의견을 과감히 수용하고 근거 있는 대책마련에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하태식 대한한돈협회장도 "ASF가 9월 17일 이후 한달 째 계속되고 있다"면서 "강화, 김포, 연천, 파주의 한돈 농민들은 엄청난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농가와 협의하고 과학적 살처분을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승호 낙농육우협회장, 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 등 축산단체장이 총 출동해 정부의 일방통행식 방역정책을 강력히 규탄하고 한돈 농민들에게 힘을 보탰다.

대한한돈협회는 정부가 한돈협회의 의견을 묵살하고 비과학적인 방역정책을 강행할 경우 대규모 집회에 나설 계획이다. 하태식 회장은 "근본적인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야생멧돼지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살처분 정책 후 합리적인 보상책과 재입식 약속 등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한돈협회는 대규모 집회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축단협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긴급행동지침(SOP) 규정 정책 시행 ▲살처분 정책에 희생된 농가에 합리적 보상책 마련, 재입식 약속 선행 ▲환경부 야생멧돼지 발생 책임, 포획 사살 시행 등을 요구했다.
 
팜인사이트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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