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00만원···소 부산물 ‘엿가락 보증금’ 눈살

posted Feb 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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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000만원···소 부산물 ‘엿가락 보증금’ 눈살

 

가격 폭락시 재고부담 대비

취급 수수료 명목

위탁단체·업체에 지급

마리당 권리금도 1만~2만원대

 

마리당 105만~2000만원까지

기준도 없이 천차만별

농가 수취가격 하락 등 우려

 

고엽제전우회·북파공작원 등

부산물 유통 관련 없는 단체가

중간 수수료만 챙기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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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축산물공판장에서 수의계약을 통해 소 부산물을 공급 받기 위해서는 마리당 최소 105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위 피값이라고 불리는 권리금도 마리당 최대 2만2000원까지 책정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축산물공판장마다 천차만별인 권리금과 보증금 가격이 농가 수취 가격 하락과 소비자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소 부산물은 농협 축산물공판장에서의 입찰 또는 수의계약 형태로 거래된다. 본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음성축산물공판장의 경우 입찰 36.9%, 수의계약 63.1%(개인 39.7%, 업체·단체 23.4%)로 나타났고 부천축산물공판장은 입찰 30%, 수의계약 70%로 확인됐다. 도드람LPC는 중도매인조합에 위탁했고 중도매인조합은 100% 수의계약 형태로 소 부산물을 유통하고 있다. 수의계약의 경우 축산물공판장으로부터 소 부산물 취급을 위탁 받은 개인 또는 단체·업체가 서울 마장동 등에서 부산물을 유통하는 업체에게 5~6개월 단위로 계약을 맺은 후 공급하고 있다.

 

소 부산물을 공급 받는 유통업체는 축산물공판장으로부터 소 부산물 취급을 위탁받은 단체 또는 업체에게 중간 수수료라는 명목의 보증금과 권리금을 지급해야 한다. 보증금은 수의·입찰 계약과 관계없이 위탁업체들에게 지급해야 하고 권리금은 수의계약을 실시하는 대부분의 위탁업체들이 유통업체들에게 수수료를 받고 있다.

 

문제는 보증금과 권리금 차이가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실제 1마리당 보증금은 음성축산물공판장 105만원, 부천축산물공판장 211만6916원, 도드람LPC 2000만원으로 확인됐다. 권리금도 음성축산물공판장과 부천축산물공판장은 1만원, 도드람LPC에서는 2만2000원이 책정됐다.

 

보증금은 부산물 소비가 떨어져 위탁업체와 계약을 맺은 유통업체가 가져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 쏟아지는 부산물을 구매하지 않을 경우 공판사업에 적잖은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리금은 부산물 취급에 대한 관리 명목으로 받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부산물 가격이 높으면 유통업체들이 서로 가져가길 원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폭락할 경우엔 상황이 반대가 돼 부산물에 대한 재고부담이 생긴다. 그런 상황을 대비해 보증금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엽제전우회, 북파공작원, 장애인단체 같은 부산물 유통과 전혀 연관 없는 단체들이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부산물 유통의 일정량을 할당받아 중간 수수료만 챙기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음성축산물공판장의 경우 고엽제전우회 3.1%, 부천축산물공판장의 경우 고엽제전우회·북파공작원·장애인단체 등이 31%를 할당받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수십년 전부터 당시 정부와 지자체가 생계 및 처우 개선을 위해 이들에게 부산물 거래권을 준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농협도 수수료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부천축산물공판장은 농협유통이 공판장과의 수의계약으로 얻은 부산물을 고엽제전우회, 중도매인조합 등 여러 단체에 다시 배분하면서 유통단계를 4단계로 늘렸다. 다른 곳은 공판장-위탁업체-유통업체 세 단계를 거치고 있다. 유통단계에 따라 마진을 책정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농협유통이 수수료 장사를 위해 불필요한 유통단계를 늘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유통업체들은 농협유통이 이 과정에서 부산물 세척비 명목으로 비용을 받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양승용 한국축산부산물업중앙회 회장은 “부산물 소비가 되지 않을 때 업체에서 가져가지 않으면 공판사업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증금이 설정됐다. 보증금과 권리금의 필요성은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또 “하지만 보증금이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까지 천차만별인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한정된 물건을 원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수수료를 계속 올리고 있는 것”이라며 “이 같은 차이는 농가들의 소득 하락과 소비자 가격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수요자가 아닌 단체에게 부산물 유통을 위탁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양승용 회장은 “이들은 위탁받은 물건을 넘겨주고 수수료만 받는다”며 “부산물 유통과 아무 연관 없는 이들에게 위탁권을 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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