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길, 축산농가-육가공업체 잇는 무료 유통서비스 '한이음' 시작

posted Feb 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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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길, 축산농가-육가공업체 잇는 무료 유통서비스 '한이음' 시작

(종합)5년 내 매출 40%↑ 목표…농가·업체·카길 윈윈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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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사료 전문기업 '카길애그리퓨리나'가 비영리 축산유통서비스 '한이음'을 시작한다. 유통채널이 부실한 소규모 축산농가와 육가공업체를 이어주는 '전국 유통망'을 구축해 국내산 양돈(한돈)의 성장을 견인한다는 구상이다.

 

영세 축산농가와 육가공업체 간 축산유통을 무료로 대행해 주는 서비스는 아시아권 국가에서 '한이음'이 처음이다. 전국 단위 축산유통망을 구축하기 때문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전염병 사태에도 한돈을 안정적으로 유통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카길애그리퓨리나는 한이음이 본궤도에 오르면 자사와 거래를 하려는 축산농가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따라 카길애그리퓨리나는 2025년까지 동물영양사료 매출을 40% 늘리는 '5개년 비전'을 설정했다.

 

◇"무료 유통망 제공…영세 축산농가·육가공업체 판로 확대"

 

박용순 카길애그퓨리나 대표는 18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축산유통서비스 '한이음'을 공식 출범한다고 선언했다.

 

한이음은 축산농가가 생산한 돼지고기를 무상으로 육가공업체에 유통해 주는 신개념 서비스다. 대상은 카길애그리퓨리나와 사료공급 계약을 맺은 영세 축산농가다. 

 

한이음은 영세한 축산농가와 육가공업체에 안정적인 판로와 원재료를 제공하는 것이어서 '동반성장'이 기대된다. 대형 축산농가나 육가공업체는 고정적인 판매처를 보유하고 있지만, 영세 농가와 업체는 그때그때 거래처를 찾아 양돈을 공급·유통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한이음 유통망'을 이용하면 카길애그리퓨리나가 '유통 중개자'로 나서게 된다. 예컨대 축산농가에서 양돈을 생산하면, 카길애그리퓨리나가 제값에 유통해 주는 식이다. 육가공업체도 안정적으로 양돈을 공급받을 수 있다.

 

특히 한이음은 일반 축산업체보다 규모가 큰 '전국 단위 유통망'을 구축하기 때문에 전염병 사태가 터져도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고 박 대표는 강조했다.

 

박 대표는 "한이음 서비스의 핵심은 축산농가가 안정적으로 축산물을 생산하고, 육가공업체는 걱정 없이 돈육을 받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며 "유통이 안정화되면 저돈가(低豚價) 현상도 다소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이음 성장하면 거래 농가도 뛴다…5년 내 판매량 40%↑"

 

한이음은 비영리로 운영되는 서비스지만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 카길애그리퓨리나는 한이음 유통망의 안정성이 입증되면 카길애그리퓨리나와 거래를 원하는 영세 축산농가와 육가공업체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이음 유통망을 이용하는 축산농가가 늘어나면 주력 사업인 동물영양사료 판매량도 대폭 뛸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카길애그리퓨리나는 100여개 축산농가에서 월 3만두(頭)의 양돈을 30개 육가공업체로 유통하는 서비스 규모를 5년 내에 3배 이상 키운다는 비전을 설정했다.

 

박 대표는 "2025년까지 월 3만두, 30개 육가공업체 수준의 유통규모를 연간 120만두(월 10만두), 80개 육가공업체로 확대할 것"이라며 "현재 181만톤(t) 수준인 사료 판매량을 270만톤으로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카길애그리퓨리나는 지난해 총 181만902톤의 동물영양사료를 팔아 903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박 대표의 비전대로라면 한이음 서비스를 통해 5년 후 매출이 1조3000억원대로 40% 이상 뛰는 셈이다.

 

카길애그리퓨리나는 한이음 서비스의 프리미엄화를 위해 축산농가의 양돈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돈육 품질 관리 프로그램'(PQM)과 '원료돈 품질 분석 프로그램'(SPC)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우수한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축산농가에 '한이음 멤버십' 인증을 부여할 예정이다.

 

한편 카길애그리퓨리나는 한이음 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르면 유통 품목을 양돈에서 한우로 넓힐 예정이다. 한이음 모델을 베트남 카길 법인에 전수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다.

 

박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향후 2~3년 후에 시장 수요가 있다면 한이음이 유통하는 축산물을 한우까지 넓힐 수 있다"며 "한이음 모델을 베트남 법인이 받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귀띔했다.

 

뉴스1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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