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단순질병은 원격진료 허용을”

posted Apr 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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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의사가 농장을 직접 방문해 송아지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올해 수의사법 개정으로 처방전 수기발급 완전히 막혀

농가들, 설사병처럼 흔하지만 즉시조치 필요한 질병 한해

전화·화상 방식 도입 요구 농식품부 “신중한 검토 필요”
 

한우농가들이 단순질병에 한해 수의사의 원격진료를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수의사법은 수의사가 동물용 의약품 처방을 내리려면 반드시 직접 진료한 후 처방전을 의무적으로 발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일부 질병만이라도 전화나 화상 진료를 예외적으로 도입해달라는 주문이다.

특히 수의사법 개정으로 2월28일부터 처방전의 수기발급이 금지되고 전자발급이 의무화되자 이러한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자처방전 발급 의무화 이후 직접 진료 없이 처방전을 발급받을 수 있는 길이 완전히 막혔기 때문이다. ‘수의사처방관리시스템’ 등록이 필요 없던 수기발급은 진료 시간·횟수 등을 파악하기 힘들어 그동안 수의사가 직접 진료하지 않고도 처방전만 발급하는 데 종종 악용됐다.

한우농가들은 동물용 의약품의 오남용을 막아야 한다는 해당 법의 취지에 동감하면서도 자칫 사양관리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진료를 기다리는 사이 단순하지만 즉시 조치가 필요한 질병들에 대한 대응이 늦어질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농가들은 송아지 설사병을 제때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2~3개월령 송아지들이 설사 증세를 보일 때 2~3일 내로 조치를 취해주지 않으면 탈수로 폐사할 확률이 급격히 올라가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통상 송아지들이 3개월령에 이르기까지 한번 이상 설사병을 앓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남 함안에서 한우 50여마리를 사육하는 한 농가는 “송아지 설사는 치료가 복잡하진 않지만 여름처럼 더운 시기에는 증상을 발견한 후 3~4시간 만에 폐사에 이르기도 하는 병”이라며 “사육을 하며 설사병에 걸렸음을 매번 제때 인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닌지라 수의사를 기다리다 폐사율이 높아지진 않을지 조마조마하다”고 토로했다.

수의사들이 농가를 방문하면 진료비와는 별도로 보통 5만~7만원의 왕진비가 드는 점도 부담되는 부분이다.

해당 법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전국한우협회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설사병처럼 직접 진료가 필수적이지 않은 사항은 원격진료를 허용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단순질병에 대해선 전화나 화상통화로 수의사에게 증상을 설명한 후 처방전을 받는 방식으로 진료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게 협회의 요구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람과 달리 가축은 자신의 증상을 직접 설명할 수 없어 전문가가 직접 방문해 진단을 내릴 때 오진을 가장 확실하게 줄일 수 있다”며 “원격진료에 대해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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