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꼬리곰탕, 닭갈비 볶음밥... 코로나에 판매 늘어난 간편식 "이젠 가격보다 품질"

posted May 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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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비싸도 몸에 좋은 걸 먹고 싶어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목받고 있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싼 가격으로 빠르게 조리해 먹을 수 있다는 간편성이 지금까지 HMR 트렌드였다면, 이제는 양질의 재료와 고급화한 맛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HMR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식료품 코너 시식대에서 시민들이 HMR 제품을 시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유통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중에도 식품기업들의 호실적 예측이 나오는 것은 HMR의 영향이 크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온라인몰 'CJ더마켓'에선 코로나가 확산한 2월 말부터 3월초까지 HMR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4% 늘었다. 참치캔·양반죽 등 HMR을 판매하는 동원F&B의 '동원몰'은 지난 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

수요층이 넓어지면서 식품업체들의 HMR 신제품 연구개발(R&D)도 활발해지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은 국물요리 고급화에 나섰다. '비비고 국' 시리즈로 간편식 국 부문을 장악한 CJ제일제당은 기존 스테디셀러였던 육개장에 차돌양지를 넣은 '프리미엄 차돌 육개장'을 최근 출시했다. 수입축산물 대신 한우로 만든 곰탕도 HMR로 출시된다. 전국한우협회는 오는 12일부터 한우를 넣은 곰탕 판매를 시작한다. 다음달에는 한우도가니우족탕, 한우꼬리곰탕도 HMR로 출시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외식업체들도 최근 식품기업과 협업을 하거나, 직접 HMR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천의 외식업체인 숭의가든은 신세계푸드와 협업해 주 메뉴인 '전골식 소불고기'를 HMR로 출시했다. 신세계 푸드 관계자는 "이미 검증된 품질의 음식으로 기존 고객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맛집을 직접 찾아가기 어려운 소비자들에게도 집에서 식당에서 직접 먹는듯한 식도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드포갈릭도 지난달 자사 시그니처 메뉴 5종을,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와 계절밥상도 지난 1일 자사의 인기메뉴를 HMR 제품으로 선보였다. 교촌F&B는 지난해 3월 오픈마켓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닭갈비 볶음밥'이 큰 호응을 얻자 올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자체 온라인몰 구축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선 소비자들이 단가가 조금 더 높더라도 맛과 질이 좋은 제품을 선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MR 시장이 많이 커지면서 소비자 선택권도 넓어지고 있다"며 "가성비 좋은 상품이 여전히 인기가 있겠지만, 가격경쟁력 보다 품질로 승부하는 제품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급화 열풍 속에서도 상품의 적정가를 지켜야 한다는 게 식품업체들의 고민이다. 업계 관계자는 "HMR 상품을 고급화하더라도 '집에서 해먹는 음식'이라는 특성 때문에 가격을 마냥 높일 수도 없다"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을 따져 1만원대 이하 정도의 적정 가격선에서 최대한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계속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민서연 기자 mins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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