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한우협회 숨 가쁘게 달려온 21년

posted Sep 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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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생우 저지, 생존투쟁도…위기마다 한우인의 ‘손과 발’ 됐다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전국한우협회는 오는 14일로 창립 21주년을 맞는다. 수입생우 반대투쟁으로 시작해 청년 여성분과위의 출범까지 그 동안 한우산업의 중심에는 항상 한우협회가 있었다. 한우인을 대표하는 생산자단체로 자리매김한 한우협회의 지난 21년간 발자취를 되돌아 보기로 했다.


농가 권익 보호·유통질서 바로잡기 구심체로

전국적 한우 소비행사 토대 ‘민족산업’ 견인

자체적 OEM사료 출시…농가경영 안정 일익

수급조절·유통 개선…한우산업 안정화에 집중


■1999년 한우협회 창립

청탁금지법 개정 촉구
▲ 청탁금지법 개정 촉구
적극적 나눔활동
▲ 적극적 나눔활동
청년여성분과위 출범
▲ 청년여성분과위 출범
한우수출 박차
▲ 한우수출 박차
한우인 전국대회
▲ 한우인 전국대회

1999년 9월 1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전국한우협회의 창립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고 김종필 당시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관계인사, 축산관련단체장 및 한우농가 등 약 5천여명이 참석했다. 초대회장으로는 이규석씨(현 한우협회 고문)가 선출됐고, 고 강성원 협회설립추진위원장은 명예회장에, 정근기 영남대 명예교수와 송찬원 전 축협중앙회장은 고문으로 추대됐다.

당시 협회는 대정부 건의문을 통해 ▲송아지생산안정제의 보상가격 현실화 ▲쇠고기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부정유통 강력단속 ▲다산우 장려금제도 마련 ▲조사료 기반유지 위한 정부 지원책 강구 등을 촉구했다.


■2001~2002년 수입생우 반대투쟁 매진

2001년부터 협회는 수입생우를 막기 위한 활동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부산궐기대회 후 가두행진을 통해 수입생우 저지를 위한 한우농가들의 강력한 의지를 처음 보여주었고, 수입생우를 임시 계류 중이던 인천 불로동 계류장에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수입생우에 사료를 공급한 업체에 대한 사료불매운동을 전개하고, 전북에서도 생우 수입 반대를 위한 궐기대회가 열렸다. 한우협회는 창립 3년차의 신생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수입생우 저지 활동에 있어 가장 선두에 나서 맹렬히 움직이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런 협회의 적극적 활동이 비교적 단기간에 협회가 한우인을 대표하는 생산자 단체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협회는 2001년 처음으로 경기도 안성에서 제1회 한우인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수입생우 저지투쟁활동의 의지를 고취하기 위한 행사이면서 한우협회의 창립을 자축하는 행사로 이후 한우협회는 매년 9월 한우인의 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2004~2005년 한우자조금 도입

수입생우저지 활동을 통해 강한 자신감을 얻은 한우협회는 자조금 도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다. 국회를 설득하고, 지역별 농가교육을 통해 자조금 도입의 필요성을 전체 농가들에게 확대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의무 자조금 도입을 위한 대의원 선거는 3개월여에 걸쳐 지역별로 이어졌다. 대의원 선거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2005년 2월 한우자조금 대의원 총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자조금 거출금을 두당 2만원으로 결정했다. 초대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으로는 남호경 한우협회 회장이, 초대 한우자조금대의원회의장은 경북 청도의 이부충씨가 선출됐다.

이후 한우자조금은 연간 300억원의 규모로 소비촉진 사업과 농가 교육, 조사연구 사업 등에 투입되면서 한우산업 발전을 위한 소중한 동력으로 지금까지 활용되고 있다.


■2006~2010년 활동범위 넓혀 농가 권익 보호나서

한우자조금 출범 이후 한우협회의 활동범위는 한층 넓어졌다. 당시 만연했던 둔갑판매 근절을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정치권과도 긴밀하게 접촉하면서 유통질서 바로잡기에 적극적 모습을 보였다. 당시 한우협회의 모토는 ‘한우가 한우로 팔리는 소비환경 조성’이었을 만큼 협회는 고질적 유통문제를 바로잡는 것에 모든 것을 걸다시피 했다. 

2007년 광우병 발생으로 중단됐던 미산쇠고기 수입재개를 위한 위생조건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우협회는 당시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수의과학검역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 과정에서 남호경 회장 등 20여명이 안양 경찰서에 연행되는 일도 있었다.

미산 쇠고기의 수입재개를 막지는 못했지만 이 과정에서 협회는 큰 성과를 얻었다. 정부에서는 한우산업의 보호를 위해 쇠고기 이력제와 음식점원산지 표시제를 시행키로 한 것이다. 이후 모든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쇠고기에 대한 원산지표시가 의무화되면서 오랜 기간 동안 한우를 판매하는 것으로 속여 맛집으로 높은 인기를 끌었던 식당들이 하루 아침에 문을 닫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2011~2013 심각한 불황에 농가 생존권 투쟁 올인

2010년 이후 한우가격은 급격한 폭락상황을 맞는다. 사육두수 증가에 소비감소,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 등이 겹치면서 한우가격 폭락이 찾아왔다. 한우협회는 소비촉진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맹렬한 대정부 투쟁을 전개한다. 전국 한우 청와대 반납운동(2012.1.5.), 생존권 쟁취 한우인 총궐기대회(2012.9.12.), 협회 임원 소값 회복촉구 삭발 및 단식농성(2013.7.24.) 등이 이어졌다.  


■2014 이후 협회의 기능 활성화

한우가격이 안정기에 들어서고 제8대 김홍길 회장이 취임하면서 한우협회의 기능은 다시 한 번 진화한다. 새로운 이슈로 부각된 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대한 대처를 위해 한우협회는 축산관련단체와 강하게 연대했다. 축산단체가 함께 천막농성, 궐기대회, 공청회 개최 등으로 청탁금지법의 개정을 요구했고, 이런 요구가 일부 받아들여지면서 국내산 농축산물에 대한 가액기준이 상향조정됐다. 하지만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기까지 2년여 이상을 협회는 국회, 정부와 줄다리기를 해야 했다.

농협적폐청산 집회를 열고, 농민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하기도 했다. 

청탁금지법 이후에는 미허가축사 적법화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협회는 이때도 축산단체들과 강한 연대를 구성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2019년 새로운 시대를 열다

한우협회는 새해 시작과 함께 OEM사료를 출시했다. 

사료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농민을 위한 사료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협회는 오랜기간 준비 끝에 한우협회 OEM사료를 출시했다. 지역농가들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1년만에 협회사료는 10여개 지부 및 지회에서 월 2천톤 이상을 공급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9월에는 경북 영주에서 협회 창립 20주년 기념 한우인 전국대회가 열렸다. 전국에서 모인 한우인들은 행사를 통해 한우협회의 창립 정신을 되새기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길에 동참하자고 의지를 모았다.


■2020년 유통문제 개선, 선제적 수급조절 노력 전개

한우사육두수가 위험수위까지 올라왔다고 판단, 협회는 선제적 수급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미경산암소의 비육을 지원하는 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부산물 유통문제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뼈 부산물을 협회가 직접 나서 할인 판매하면서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한우한마리곰탕을 TV홈쇼핑을 통해 판매하면서 상시적인 부산물 판매의 길을 조금씩 개척해 나갔다. 협회는 앞으로 온라인 시장이나 편의점 등에도 한우로 만든 제품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전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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