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우 도축마릿수 평년 수준보다 23% 늘 듯
한우협회와 선제적 수급조절
‘미경산우 비육 지원사업’이 12월부터 재개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전국한우협회는 2023년까지 암소 2만마리 감축을 목표로 하는 미경산우 비육 지원사업을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미경산우 비육 지원사업은 사육마릿수 조절을 위해 저능력 미경산우(임신한 경험이 없는 암소)를 번식에 활용하지 않고 비육·도축하는 농가에 소 한마리당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만마리 감축을 목표로 처음 시행됐으나 8000여마리 감축에 그쳤고, 올해는 농식품부가 사업 효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사업 승인을 하지 않아 시행이 미뤄졌다.
하지만 2023년 한우 도축마릿수가 평년 수준보다 23% 증가한 92만1000마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선제적인 수급조절이 시급하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사업을 재개키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올해 사업 대상 미경산우는 2019년 11월∼2020년 6월 출생 이내로 한정되고, 농가마다 약정을 맺을 수 있는 마릿수는 지난해 10마리에서 20마리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암소 감축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미경산우 한마리에 3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했던 지난해 방식과 달리 ‘원플러스원(1+1)’ 형태로 추진될 예정이다. 예컨대 사업 참여농가가 한우협회와 미경산우 10마리를 비육·도축하기로 약정했다면 추가로 10마리를 자율적으로 도축해야 한다. 사실상 미경산우 2마리당 30만원을 지원하는 셈이다. 사업예산은 30억원으로, 한우자조금을 사용하기로 했다.
다만 미경산우가 한꺼번에 출하되면 도매값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들 개체가 도축되는 2022년 5∼12월엔 도축마릿수를 매월 2500마리 내외로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육우수급조절협의회에서는 업계 관계자들과 농가들이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해당 세부 지침 내용을 협의했다. 또 ‘(가칭)암소감축관리위원회’를 구성해 12월부터 참여 신청을 받고, 해당 위원회에서 대상 암소와 지원 대상 농가를 확정하기로 했다.
한우업계는 미경산우 비육 지원사업이 재개되면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홍길 한우협회장은 “농가 스스로 자발적으로 수급조절에 참여한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특히 개량의 효과도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반드시 사업이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농민신문 박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