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삼주 신임 전국한우협회장] “난세(亂世) 중책 맡아 책임감 커···100년 산업 디자인할 것”

posted Mar 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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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가격 예측·분석 통한 리스크 최소화
소통 기반으로 한우인 화합과 결집 강조
타 분야 의견 수렴 미래 산업 초석 마련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

[농축유통신문 박현욱·이민지 기자] 

제10대 전국한우협회장에 김삼주 전 대구경북도지회장이 당선됐다. 김 회장은 당선 이후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지난 2일 협회장직 수행에 돌입했다. 김삼주 신임 회장은 취임식에서 "동심동덕의 마음가짐으로 전국의 10만 한우 농가들과 함께 한우산업의 안정과 협회 발전을 위해 우직하게 나아가겠다"면서 "대외적으로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담대함으로 한우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더욱 신장시켜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필자는 김삼주 신임 한우협회장을 만나 한우산업의 미래 구상을 들었다. 다음은 1문 1답. <편집자 주>
 
Q. 어려운 시기 회장에 당선됐다소회는.
 
A. 그동안 한우인을 비롯한 국내 모든 농가들이 유례없는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특히 한우 산업은 지난해까지 호황을 누렸다고 평가받지만 사육 두수 증가, 입식 열기 고조 등 2021년은 가격 폭락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만큼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벌써부터 한우 소비 부문에서 이상 현상이 관찰된다. 이번 설 명절 한우 판매에서 등안채(등심, 안심, 채끝)가 밀린다(판매량 저조)는 소리도 들린다. 부위별 적채 현상까지 발견된다고 알고 있다. 소비 패턴의 변화가 생기는 것인지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도축 물량도 크게 늘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해 도축 두수가 83만 5,000두 가량이다. 올해는 이 물량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 앞으로의 공급 물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가격 폭락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협회장을 맡게 돼 기쁨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단기적으로는 한우산업을 어떻게 하면 안정화 시킬 수 있을 것인가가 협회장의 가장 큰 과업이다.
 
Q그동안 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은 동반자처럼 서로 밀고 끌고를 반복하면서 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다하지만 불협화음이 나온 것도 사실이다여기에는 한우인들의 지역적인 갈등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어떻게 생각하나.
 
A. 사실 모든 조직이나 단체가 갈등이 없다면 비생산적인 단체며, 투명하지 못한 조직이다.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느냐에 따라 더욱 단단해지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단 한우업계는 오래전부터 지역적인 갈등이 조금씩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선거를 통해 갈등이 표출되고 곪아 터져 왔다. 이번 선거는 단독 출마로 찬반을 가리는 선거였다. 10명 중 7명의 한우인들은 김삼주에게 중책을 맡겨도 된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한우산업이 갈등보다는 화합의 장으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구도를 없애고 모든 한우농가가 한마음 한뜻으로 머리를 맞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추후 한우자조금 위원장이 선출되면 짝꿍 러닝메이트처럼 함께 뛰고, 토론하고, 협의를 거쳐 한우 산업만 바라볼 생각이다. 물론 소통은 기본이다. 자조금뿐만 아니라 회장단 회의, 도지회장과도 긴밀한 회합을 통해 전체 한우인들의 결집을 유도할 방침이다.

Q. 김홍길 전 한우협회장 체재에서 협회는 사료와 유통부문에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협회 전용사료와 직거래유통망 모두 사업의 성공을 불문하고 존재 자체만으로도 농가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더욱 중요한 것은 어렵게 첫발을 내디뎠던 사업인 만큼 지속 가능한가에 대한 물음이다.
 
A. 두 사업은 한우 농가에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현장 농가에게 사료 선택권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양질의 사료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고, 직거래유통망 같은 경우 음성 공판장에 목을 매는 농가들에게 그에 준하는 가격을 책정하고 유통해 줄 수 있어 출하의 또 하나의 창구를 마련해 줬기 때문이다. 특히 축산 농민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는 두 가지 문제에 협회가 솔루션을 제공하고 구체적인 사업으로 현실화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물론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사업의 볼륨을 키우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두 사업이 한우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력을 지속적으로 홍보한다면 조금씩 한우인들의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협회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 마련을 위해 고민을 계속 해나갈 생각이다. 또한 한우 산업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에 발을 맞추기 위해서는 한우인들의 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교육도 절실하다.

Q. 인문학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이유는 무엇인가.
 
A. 농권 단체에서는 사람들의 '생각'과 '의지'가 핵심이다. 생각과 의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바로 인문학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근본적으로 '나 혼자는 살 수 없다'라는 전제가 깔린다. 인문학이라는 게 무엇인가. 인간의 사상과 문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한우는 우리나라 5,000년 역사 속에 한국인의 문화와 함께 해왔다. 한우의 역사적 배경을 알고 협회의 태동을 되새긴다면 한우인이 뭉치고 결집하는 힘이 생길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동안 협회가 '농민단체 스스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줄곧 외쳐왔다. 우리 스스로 알지 못하면 천대받고 무시당하기 일쑤다. 후계 축산인들에게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나부터도 배워야 산다는 철학이 있다.
 

 

Q. 최근 축산을 영위하기 힘든 환경에 직면해 있다정부에서는 축산에서 배출되는 퇴비를 문제 삼기도 하고 축사 제한을 두기도 한다환경단체에서는 지금의 축산이 문제가 있다며 강압적으로 몰아붙이고 채식주의자들은 축산인들을 주적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A. 환경에 대한 고민은 모든 축산인들이 머리를 맞대야 할 부분이다. 사실 농농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부분도 깨끗한 축산 환경 만들기에서 시작될 수 있다. 농가 스스로 책임을 지고 깨끗한 환경으로 가기 위한 실천을 한다면 미래 축산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축산인들에게 비현실적인 요구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정부에서도 현실에 맞는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강압적으로 축산인들의 희생만 요구해서는 안 된다. 이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미래 축산은 청정 축산이다. 앞으로는 축사를 관광할 수 있을 만큼 축산 환경을 조성하고 사회 공헌을 할 수 있는 축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Q.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한우산업을 이끌어 나갈 것인가.
 
A. 넓은 시야를 갖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양한 의견을 들어 한우산업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찾아 나가겠다는 의미다. 필요할 경우 외부의 자문은 물론 시민공모도 받을 참이다. 한 분야에만 있는 사람들은 해당 분야에 매몰될 수 있다. 현재 축산업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타 분야에서 바라보는 한우 산업에 대한 시각을 견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우 백서를 만들고 싶다. 한우 산업 100년 미래를 그리는 작업의 기초다. 장기적인 로드맵 없이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한우산업은 단지 한우인들만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산업이다. 협회장으로서 더욱 사랑받는 산업,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http://www.am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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