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농축산물인증 사업 대상 왜 제한하나

posted Mar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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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농사 다음으로 온실가스 다배출 품목 축산 빠지고
친환경인증 GAP인증 농가만 저탄소인증사업 참여 가능
탄소 저감 위해서는 참여 농가 늘려야 하는데 오히려 축소에 앞장


친환경 GAP 인증 농가만을 대상으로 하는 저탄소농축산물인증제...전체 농가의 90%가까이를 대상서 제외하고서 저탄소사회 앞당길수 있을까?
 
[팜인사이트=김재민] 농림축산식품부가 온실가스감축을 유도하는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저탄소농축산물인증제(이하 저탄소인증제)가 온실가스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품목은 인증대상에서 제외하고, 또 인증제 참여 대상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있어 온실가스감축 의지가 있는지 의문시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20년 11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2050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하고, 지금이 탄소중립 선도국가로 도약할 기회라고 밝힌 바 있다.

이제 온실가스감축은 특정 산업의 몫이 아니라 농업을 포함하는 모든 산업 분야가 노력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농업 부문은 기존의 제도조차 온실가스감축 효과를 축소하는 쪽으로 설계되어 있는 상황이다.

 다배출 품목 ‘저탄소농축산물인증제’ 대상서 제외

농업 부문 온실가스는 전체 산업에서 약 3%를 점유하고 있고, 그중에서 벼농사, 가축사육 그리고 가축 분뇨처리 부분에서 농업 분야 온실가스의 90% 정도를 배출하고 있다.

벼농사는 논에 물을 채우게 되는데 물을 가득 채우면 논의 상태는 공기가 없는 혐기 상태가 되어 논 속의 유기물이 소화 과정에서 멘탄가스(CH4)를 방출하게 된다. 다음은 가축들이 장내발효(방귀와 트름)를 통해 메탄을 방출하고, 분뇨처리 과정에서 메탄이 발생하게 된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CO2)보다 온실가스 지수가 20배 높다고 알려져 있어 농기계 운행, 시설하우스에 난방을 위한 화석에너지 사용과정에서 배출되는 CO2는 농업에서는 그리 큰 부분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 분야 대부분을 차지하는 온실가스 배출원을 놔두고, 농업농기계의 운행, 비닐하우스 등의 난방에너지 전환, 화확비료 사용억제와 적정 시비 같은 상대적으로 효과가 적은 분야에 집중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벼농사 다음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축산품목은 ‘저탄소농축산물인증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인증 대상 품목에서 빠져 있어 과연 실제 온실가스감축에 관심이 있는 인증제인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저탄소인증제 대상 축소하는 끼워 넣기 인증

농식품부의 저탄소인증제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선행되는 두가지 인증을 받아야 한다.

하나는 친환경인증이라 불리는 인증제로 GMO종자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과정에서 농약과 화학비료와 같은 화학농자재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인증제를 말한다.

또 하나는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으로 생산에서 판매단계까지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을 말한다. 즉 이 두 가지 인증을 받은 농가나 농업경영체만이 저탄소인증제 참여 신청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구매하는 저탄소농산물이 친환경인증에 GAP인증까지 받은 것이라면 여러 가지 가치를 담고 있으니 나쁠 리 없지만, 온실가스감축이라는 목적을 이루는 데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전체 농산물 중 친환경 농산물 비중이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GAP 인증 면적도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친환경 인증 농가를 대상으로 한다과 봤을 때 전체의 90% 이상의 농가, GAP 기준으로 본다면, 전체의 80%가 넘는 농가와 농업경영체는 저탄소인증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축산 저탄소 기술 아직 없고...친환경인증 요구는 품질 보장용

농림축산식품부 주무부서는 농촌재생에너지팀이다. 담당팀에 전화해 전탄소인증제 대상에 축산부문은 왜 제외되었는지 질의하자 담당 공무원은 의도적으로 축산을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태도다. 아직 축산분야는 온실가스감축 기술이 개발되지 못해 시행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저탄소 인증제도는 2012년 녹색성장을 국가 발전 전략으로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 당시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 분야 온실가스감축 대응 방안으로 내놓은 정책이라는 점을 본다면 10년 가까이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축산분야 저탄소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축산분야 기술개발을 전담하고 있는 농촌진흥청이나 축산물환경관리원이 그렇다면 지난 10년간 이 분야 기술개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온실가스감축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유럽 등 다른 선도국가에 분명 관련 기술들이 개발되어 적용되고 있을 텐데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친환경 인증 또는 GAP 인증대상 농가로 저탄소인증 대상을 축소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탄소인증 농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어느 정도 품질에 대해 보장을 해주기 위한 고민으로 친환경 인증, GAP 인증 농가를 대상으로 정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친환경 농산물 인증은 농산물 재배과정이나 가축 사육과정에서 화학 농자재, GMO 종자나 사료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농산물의 품질과는 연관이 없다.

GAP는 농산물 안전관리를 체계화하는 프로그램이다. 농약이나 화학 농자재를 사용하더라도 정량을 지키고, 각 단계에서 위해요소를 관리하는 게 핵심이다. 인증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안전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건강에 나쁘다고 볼 수도 없다.

각 인증제도는 추구하는 가치가 다름에도 이를 온실가스 감축을 이루기 위한 인증제도에 사전 인증요건으로 둠으로써 사실상 농가들의 사업참여를 제한하였고, 탄소저감이라는 전 지구적 목표를 이루는데 방해가 되는 조항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벼농사와 함께 온실가스 다 배출 품목인 축산부문에 온실가스 감축 기술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이를 농가에 보급할 생각 조차 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은 저탄소 생산구조, 에너지 전환 등을 통해 기후변화에 앞장서겠다는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의 업무계획과도 맞지 않는 부분이다.

출처 : 팜인사이트(http://www.farminsigh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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