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농가 6곳 함께 분뇨 위탁처리…“공간·비용 부담 한결 덜어”

posted Mar 1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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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에서 마을형 공동퇴비장을 운영하는 신계수씨가 부숙이 완료된 퇴비를 들어 보이고 있다.

평택 마을형 공동퇴비장 가보니

연간 4000t 처리 가능 ‘넉넉’

비용도 1t당 1만원 불과 ‘저렴’
 

“예전에는 퇴비를 쌓아놓을 공간이 마땅찮아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마을형 공동퇴비장이 생긴 이후부턴 이러한 고민이 크게 줄었습니다.”

경기 평택시 청북읍 옥길리에서 한우 150마리를 사육하는 천상동씨(59). 

천씨가 한우 분뇨처리를 위해 필요한 퇴비장 용량(6개월 기준)은 896.6㎥에 이르지만, 실제 농장에서 처리 가능한 용량은 375㎥에 불과해 늘 분뇨처리에 고민이 많았다. 

분뇨 전체를 위탁처리하기엔 비용 부담이 컸고, 퇴비부숙도 규제 도입으로 부숙되지 않은 분뇨를 마음대로 논밭에 뿌리는 것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고잔리에 마을형 공동퇴비장이 들어서면서 이러한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됐다. 천씨 농장에서 자체처리하기 힘든 분뇨(521.6㎥)를 해당 공동퇴비장에 위탁처리키로 한 덕분이다. 

천씨 농장에서 발생하는 분뇨는 한달에 3∼5t 정도인데, 공동퇴비장을 통해 퇴비를 위탁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은 1t당 1만원에 불과하다.

천씨는 “퇴비부숙도 행정처벌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퇴비부숙도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었다”면서 “이제는 분뇨를 제때 마을형 공동퇴비장으로 내보낼 수 있게 됐고, 농장 퇴비장을 청결하고 넓게 사용할 수 있어 사양 관리나 질병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마을형 공동퇴비장을 이용하는 다른 한우농가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해당 농가는 “추가로 퇴비장을 확보하기엔 축사 내 건폐율도 나오지 않고 시로부터 허가를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축산을 접어야 할지를 고민 중이었는데, 공동퇴비장이 생겨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마을형 공동퇴비장은 농장에서 퇴비부숙을 하기 어려운 축산농가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마련한 지원사업이다. 지난해 농식품부는 전국 15곳을 선정해 퇴비장마다 2억원씩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현재 운영되는 곳은 평택과 경남 밀양 2곳에 불과하다. 정부 지원사업 대상에 선정됐지만, 주민들의 민원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평택에서 마을형 공동퇴비장을 운영하는 신계수씨(60)는 마을주민들에게 퇴비장 운영 필요성과 장점을 수차례 설명한 끝에 무사히 설립·운영을 할 수 있었다. 

신씨는 “퇴비를 공동시설에 모아 제대로 관리하는 게 마을의 축산냄새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생산된 퇴비를 마을 경종농가들에 무상으로 나눠줘 일거양득이란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마을형 공동퇴비장은 현재 한우농가 6곳이 이용하고 있다. 면적은 1045㎡(316평)며, 연간 분뇨처리 가능량은 4000t에 이른다. 

이곳 공동퇴비장에서 퇴비가 부숙하는 데는 한달이면 충분하다. 계절에 상관없이 부숙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퇴비장 바닥에 보일러와 송풍시설을 설치해둔 덕분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부숙퇴비는 경종농가 50여곳에 살포된다.

신씨는 “마을형 공동퇴비장의 필요성에 대한 홍보·교육이 보다 잘 이뤄진다면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퇴비 살포에 들어가는 비용도 현행 1㏊당 20만원 수준에서 40만원 정도로 현실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택=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https://www.nongmin.com/news/NEWS/ECO/COW/335078/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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