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 주인공으로 부상…한우, 누구나 쉽게 즐긴다

posted Apr 07, 202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축산물 수급 불균형, 소비에서 답을 찾다 <1> 비선호부위의 화려한 변신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고공행진하는 한우 가격 속에도 찬밥 신세를 받는 한우 부위가 있다. 일부 부위는 적체량이 늘어나 가격이 롤러코스터처럼 등락이 심한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축산업계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 한우의 소비층을 확대하기 위해 한우 비선호부위를 활용한 다양한 가정간편식 제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고공행진하는 한우 가격 속에도 찬밥 신세를 받는 한우 부위가 있다. 일부 부위는 적체량이 늘어나 가격이 롤러코스터처럼 등락이 심한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축산업계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 한우의 소비층을 확대하기 위해 한우 비선호부위를 활용한 다양한 가정간편식 제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채끝·등심·안심 등 인기
가격 오르막 보인 반면
우족·사태·꼬리는 내리막
갈비 찬밥신세로 전락

홈쇼핑·유명 쇼핑몰 등
저가 수입 쇠고기서 벗어나
한우제품 선보이며 ‘숨통’

안정적 원료 확보 협업
다양한 메뉴 개발 활발
프리미엄 안주 등 개발도

편의점도 자체상품 선보여
소비자 접근성 제고 주목


#한우, 부위 따라 양극화 심화
한우는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하지만 모든 한우 부위가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가격정보에 따르면 2020년 사골 가격은 2172원(연평균, ㎏ 기준)으로, 5935원이었던 2016년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귀한 대접을 받았던 한우 갈비는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실제 한우 갈비 가격은 2016년 1만5389원, 2017년 1만4431원, 2018년 1만5319원, 2019년 1만6647원, 2020년 1만7617원, 2021년 1만5879원으로 몇 년 동안 큰 변화 없이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또 다른 한우 부위들의 2016년 대비 2020년 가격을 보면 우족은 34.7% 하락한 4664원, 사태는 14.4% 낮아진 2만1697원, 꼬리는 17.1% 떨어진 6008원을 기록했다. 반면 인기 부위 중 하나인 채끝의 경우 2016년 5만9391원에서 2020년 8만2207원으로 38.4% 급등했고 안심과 등심도 각각 40.2%, 32.1%의 상승폭을 보였다.

한우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집에서는 간편하게 먹는 것을 선호하면서 (소비자들은) 한우 중 구워먹거나 육회처럼 손쉽게 해먹을 수 있는 부위를 찾는다. 옛날처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골 등은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적체가 된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한우를 주목하다
홈쇼핑 채널과 유명 쇼핑몰에서 선보이는 소고기 가정간편식은 저가 수입산 소고기 등으로 구성된 제품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홈쇼핑 채널을 보유한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한우고기의 비선호부위를 활용한 다양한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한우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우 농가들 입장에서도 한우 관련 제품이 시중에 속속 출시되면서 비선호부위의 유통 활성화에 숨통을 틀 수 있게 됐다.

실제 TV와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SK스토아는 한우국밥과 한우양곰탕 상품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나정채 SK스토아 팀장은 “한우농가들과 함께 하는 공동기획을 통해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한우 같은 국내산 농축산물을 활용해 상품을 만들고 소비자들에게 잘 팔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기업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나정채 팀장은 또 “한우국밥과 한우양곰탕 상품을 개발 중으로 5월 또는 6월 홈쇼핑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첫 선을 보일 것이다. 한우의 비선호부위를 사용하려고 하는 한우국밥에는 정육이 들어간다. 맛으로 승부할 계획”이라며 “아직 판매가를 결정하지 못했지만 판매 목표는 1시간을 기준으로 1억5000만원 정도로 책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스토아는 가정의 달 5월에는 현재 물량이 적체되고 있는 갈비와 등심을 활용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추후에는 한우고기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식품까지 출시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나정채 팀장은 “한우협회와 공동으로 5월에 한우 먹는 날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구이용이지만 최근 조금 재고량이 늘고 있는 갈비살과 등심을 활용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나 팀장은 또 “SK스토아에서 준비하는 한우 관련 상품은 TV홈쇼핑과 모바일, 오픈마켓 등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는 한우 가공식품까지 상품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NS홈쇼핑도 지난해 9월 프리미엄축산물 가정간편식 브랜드, 미트어스를 통해 한우한마리 꼬리곰탕을 출시해 다양한 한우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판매한 한우 가정간편식 관련 제품은 1만4371세트(2173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NS홈쇼핑 홈페이지(www.nsmall.com)에서는 한우꼬리곰탕과 한우소머리곰탕로 구성된 세트 메뉴를 구매할 수 있다.

#한우의 다양한 부위를 활용한 상품이 출시된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한우를 구워먹거나 곰탕 또는 국밥 등의 형태로 즐겼다. 하지만 한우의 소비 확대를 위해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한우 관련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유통 대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흥선트레이딩은 한우도시락, 한우곱창, 한우소머리국밥, 한우 수육, 한우 햄버거, 한우 소시지 등의 제품을 구상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유재선 흥선트레이딩 대표는 “한우의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으로 준비해야 할지, 일반 시장에 맞게 선보여야 할지 고민”이라면서도 “부산물을 비롯한 한우의 가격 등락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들이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재선 대표는 또 “한우 도시락은 불고기 등의 메뉴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한우 부산물 가격 변동이 심한 만큼 이를 활용한 안주류를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개발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유주방과 푸드트럭 등의 업체들과 업무협력을 하고 있는 식자재 농산물 구매대행 플랫폼, B·good의 장세훈 대표는 “다른 외식업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한우를 사용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푸드트럭과 공유주방 관련 업체들이 있다. 한우를 사용할 경우 마케팅에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세훈 대표는 또 “이들 업체들은 직접 드라이에이징 기법을 활용한 한우 메뉴도 만들 수 있는 등 (한우를 활용한) 각종 상품화도 연구·개발을 통해 가능하다고 한다. 한우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우리 업체가 중간에서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B·good, 푸드트럭, 공유주방 관련 업체들이 향후 한우를 활용한 상품을 만들어 붕어빵, 순대트럭 같은 길거리 음식처럼 한우 관련 음식도 길에서 만날 수 있다면 한우의 소비층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한우업계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과 소상공인들이 한우의 여러 부위를 활용해 다양한 식품을 만들고 이를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공급한다면 한우고기 소비가 활성화되는데 새로운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한우고기와 부산물 등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한우 소비 트렌드를 변하게 하고 한우 자급률을 올리는 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GS리테일이 지난 1월 선보인 한우양곰탕은 3월까지 1만6000여개의 제품이 판매되는 등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GS편의점에 진열된 한우양곰탕을 직원이 들고 있는 모습.
GS리테일이 지난 1월 선보인 한우양곰탕은 3월까지 1만6000여개의 제품이 판매되는 등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GS편의점에 진열된 한우양곰탕을 직원이 들고 있는 모습.

#GS리테일, 편의점에서 한우를 맛보게 하다
편의점에서 한우 관련 가정간편식(HMR)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높은 한우 가격 때문이다. 그래서 쇠고기를 활용한 HMR 제품은 대부분 수입산 쇠고기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GS리테일이 이 같은 편견을 깨고 한우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했거나 준비 중에 있어 주목받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 1월 13일 전국한우협회와 ‘가공식품 및 신선식품의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같은 달 22일 ‘한우먹는날 한우양곰탕’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전국 6500곳의 GS편의점에서 4만개 한정으로 1+1 행사를 진행했다.

사실 GS리테일은 제품을 선보이기까지 고민이 적지 않았고 적잖은 벽에 부딪쳤다. 권민균 MD는 “한우고기와 부산물 등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한우를 많이 사용하면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양을 푸짐하게 하고 비싸게 팔지, 적정 가격에 맞게 제품을 구성해야 할지 고민했다”면서도 “시작은 고객 홍보가 우선이라고 생각해 소비자들의 접근성에 초점을 맞춰 가격, 제품 구성 등을 정했다”고 말했다.

 

한우먹는날 한우양곰탕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았다. GS리테일에 따르면 1월 판매량은 4343개, 매출액 2416만9184원으로 집계됐다. 1월부터 3월까지 판매수량은 1만6850개로, 매출액은 약 9492만원을 달성했다. 여전히 7500여곳의 GS편의점에서 해당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와 관련 권민균 GS리테일 MD는 “한우 소비 촉진 행사를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으로 다양하게 진행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한우먹는날 한우양곰탕의 경우 1+1 판매 행사를 한 달 정도 시행했는데 첫 출시 당시 판매량이 (GS리테일 내) ‘국탕찌개 파우치 카테고리’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호응이 좋았다. 1+1 제품이 마트 보다도 싼 3200원에 판매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있었고 재구매율도 높게 나왔다. 현재도 2~3위권에 형성되는 등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을 이용해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일상이 된 점을 감안하면 전국에 1만5000여개의 편의점을 보유하고 있는 GS리테일의 이번 시도는 소비자들이 다양한 한우 제품을 좀 더 손쉽게 만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한우의 비선호부위를 활용한 HMR을 개발·유통하면서 한우의 안정적인 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GS리테일은 한우양곰탕을 시작으로 한우소머리국밥과 한우도시락, 한우육포, 한우육회 등 제품 개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권민균 MD는 “한우소머리국밥은 현재 맛 테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으로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상반기 중 소비자들이 제품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GS편의점과 GS홈쇼핑에서 한우 관련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