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먹히는 재화, 그리고 우리에게만 먹히는 재화.

by 진충보국 posted May 1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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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나 엘지, 현대의 괄목상대를 보면 참으로 놀라운 부분들이 많이 나옵니다. 단기간에 어떻게 저렇게 조그만한 국가의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의구심을 많이 자아내게 하지요. 오죽하면 한국은 몰라도 삼성 현대는 안다는 말이 나올까요. 이번에 새로 나온 영화 "아이론맨"에서도 엘지 휴대폰을 사용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지요? 어느새 한국만의 상품이 아닌 세계인이 함께 쓰는 상품으로 발전한 우리 기업들의 진보적인 모습에 대해 박수를 치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다른 기업은 모르겠고, 삼성이 어떻게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간단한 내용 몇개만 전개해볼까 합니다. 물론 전체적인 이유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하나의 이유로서는 설명이 가능할 듯 싶어, 그리고 한우협회가 꼭 필요로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내용을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10년전의 삼성만 하더라도 정말 볼 것 없는 전자회사였습니다. 그 당시엔 삼성뿐만 아니라, 한국이라는 이름 자체도 크게 알려져 있지 않았었지요. 삼성이 지금은 전세계를 상대로 수익을 얻어내고 있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장사를 통해서만 돈을 벌었던 기업이었지요. 정부가 외국산 수입품에 대해 높은 진입장벽을 만들어 두었기 떄문에 우리 기업들은 뛰어난 품질과 기능, 그리고 저렴한 가격의 외국제품과 상대해 이길 유인을 크게 얻지를 못했습니다.

어차피 정부가 알아서 보호를 해주니, 기술개발을 해야 할 필요성도 없었고, 가격을 낮추어야 할 이유 역시도 얻어내지를 못했죠. 그래서 항상 높은 가격에 기능은 고만고만한 제품을 국내 소비자가 사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간혹 수입제품이 들어온다해도 지나치게 높은 구매가격때문에 잘 사는 집의 사람들이나 쓸 수 있는 제품으로 인식이 되어졌을 뿐이었지요.


그런가운데 세계가 개방화의 물결에 거센 도전을 받게 되었고, 이 도전에 직면하게 된 우리 기업들은 살아가는 방법을 찾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는 삼성 역시도 마찬가지였지요. 우리 기업이 그동안 커올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외국산 수입물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우리 산업의 보호를 위한 여러가지 보호장치를 구동했기 때문에 가능했었습니다.

우리는 보호무역을 행하는데 우리 물품은 상대국으로 수출을 할려고 하니, 교역상대국에서는 이걸 허용을 하지 않았지요. 즉, 우리것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우리 역시도 너희것을 받아주지 않겠다는 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국제사회의 당연한 거래의 논리이죠.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위생검사를 행하는데, 미국산 소에 대해서 예외를 둘 수 없는 이유, 그리고 미국이 일본에 대해 대충 수입하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거죠.



그런 개방화의 물결속에서 우리 기업들은 살아남을 방법을 선택해야만 했었고, 특히 품질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제가 알기로 삼성에서 품질문제가 불거진것이 고질적인 삼성전화기의 불량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엘지 역시도 터지는 밥통으로 인해 자사 이미지가 개판이 되어지고, 관련 불량품을 대거 회수해서, 나중엔 밥통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도 했지요. 그리고 이 밥통을 교훈으로 해서 기타의 제품에 관해서는 한층 까다로운 품질관리와 기술개발에 매진해야 할 동기 또한 얻게 되기도 했지요. 그래서 위기에서 기는 기회를 의미한다고 하는 것일겁니다.

삼성이 고질적인 전화기 불량으로 골치를 쓰게 되자, 당시 회장이었던 이건희회장은 전국에 유통된 모든 삼성전화기를 수거하게 됩니다. 그리고 공장 한가운데다가 산같이 쌓인 전화기에 직접 기름을 붓고 불을 붙여서 태워버리게 됩니다. 이따위 제품을 만들어서 팔지 말라는 임직원에 대한 아주 강력한 메시지였지요.

그떄부터 삼성은 본격적으로 불량제품에 대한 관리를 엄격하게 하기 시작합니다. 전화기뿐만 아니라, 삼성이라는 이름이 붙어 나가는 모든 제품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행합니다. 대충 만들어 팔아도 국내 시장에서는 보호가 되지만, 삼성은 이미 그떄부터 외국기업과의 경쟁에 미리 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10년전만 하더라도 우리 기업의 서비스 마인드는 개판이었습니다. 참 볼것이 없었지요. 분명 제조상 결함이 맞는데도 불구하고 소비자과실로 치부하고, 한번 맡겨놓으면 계속해서 전화질을 해주어야 수리하는 시늉이라도 내어주곤 했지요. 자동차는 특히나 심했지요. 맡겨놓으면 한달이고, 두달이고 수리가 됐다는 전화자체가 오지를 않았으니 말입니다.



헌데 이것이 많이 변모가 되었습니다. 서비스에 대한 마인드를 확고하게 심기 시작하더니, 어느 새 삼성하면 서비스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서비스가 잘되니, 소비자가 삼성이 서비스가 좋아서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충분히 살 수 있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즉, 고장나도 걱정없이 쓸 수 있다는 안도감이 구매를 오히려 촉진시키는 효과로 나타났지요.

지금 역시도 삼성의 제품들은 비싼 제품군에 속하지만, 꾸준한 판매량을 자랑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후관리를 통해서 가능할 수 있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수요공급의 논리에서 가격은 매출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지만, 삼성의 경우에는 이 논리가 교묘하게 비껴나갑니다.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는 그들의 경영마인드가 몇만원 더 주더라도 삼성을 선택하게 만드는 효용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가기 때문이지요. 즉, 고객만족에 대한 고객들의 체감효용이 몇만원을 더 주고 사는데 대한 부담을 상쇄시켜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가격이 삼성제품의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를 못하는 것이지요.

아울러 삼성 내부적으로도 철저하게 애초 불량 자체를 안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시작했지요. IMF를 맞아, 한국은 많은 부분에서 외국기업의 재화아 맞붙어 경쟁해야만 했었습니다. 특히 세계적으로도 기능과 품질에 대해서 명성이 높았고, 그 누구에게 물어보아도 부정하지 않았던 일본기업들이 재화 역시도 봇물터지듯 한국시장에 몰려 들어왔었지요. 한국기업들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고 보아도 좋을만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한국 기업들은 보기좋게 선방을 했지요. 철저한 사후관리는 물론이거니와, 기업 자체적으로 불량율을 줄이기 위한 시도를 통해, 품질과 기능 가격 그 어떤 점에서도 일본기업에 모자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일본기업이 다른 모든 세계를 석권했으면서도 유일하게 석권하지 못한 나라가 바로 한국이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경쟁제품이 없는 게임기를 비롯한 일부 업체는 일본 제품이 거의 독식하다 시피 하고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삼성이 품질경영을 시작하면서 했던 것이 아주 강도높은 품질관리조사였습니다. 즉, 현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3개당 1개씩을 샘플링해서 품질관리를 실시를 하게 됩니다. 아울러 품질관리를 행하는 평사원들을 사업부장 직속기구로 두어, 중간관리자의 입김이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품질관리 직원과 제조부장이 멱살잡고 싸우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나왔지요. 상하구분이 분명한 삼성같은 조직에서 평사원이 부장의 멱살을 싸운다는건 있을수도 존재할수도 없는 내용이지요.

하지만 사업부장 직속 기구였기 때문에 이것 역시도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겠습니다. 그만큼 삼성이 불량을 잡기 위한 노력에 아낌없이 투자를 했다는 것이지요. 보통 천개의 재화가 생산이 되어진다하면 3개당 1개꼴이면 천개중 약 330여개의 제품에 대해 품질검사를 행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중 단 한대라도 불량이 나오게 되면 모조리 재검사를 하게 됩니다.

즉, 추가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 생산을 끊어버리고 재검사작업을 하게 되지요. 한개 라인에서 하루 10억 이상의 매출이 나오는데, 그 매출을 포기를 하게 되지요. 몇억씩 손해를 보지만 재검사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게 삼성의 시스템이었습니다. 몇억 손해봐도 좋다, 하지만 삼성 이름 단 제품에서 불량이 나오지는 않도록 해라. 불량 한개 나오는게 몇억 손해보는 것 보다 더 치명적이다. 절대 불량품이 시장에 나가지 않도록 해라.

말 안되는 경영논리이지만, 이 말안되는 경영논리를 삼성에서는 시행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삼성의 강도높은 품질경영은 곧, 다른 모든 기업에도 전이가 되어졌습니다. 이름없는 중소업체에 서비스를 신청해도 친절한 응대, 빠른 서비스능력을 보고 있으면 참 이것이 무엇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는가를 항상 생각할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자기 내부적으로 이런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애초 불량품 자체를 유통하지 않을려는 그들의 뼈를 깍는 노력, 그리고 어쩔수 없이 나온 하자에 대해서는 뒷말 안 나오게끔 확실하게 처리하는 그들의 사후관리 시스템은 당장의 수익은 크게 훼손시키지만, 장기적으로 삼성 그 자체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향상시켜서, 삼성에 궁극적으로 큰 이익을 주는 것으로 귀결이 되어졌습니다.

그러니 그 거센 일본기업들의 제품이 결국은 한국에서 얼마 팔아먹지도 못하고 한국시장에서 손을 떼는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전세계에서 당당하게 우리 기업제품군들이 세계시장 1,2위를 석권하는 현상까지 나올수 있었던 것이었고요. 어찌 보면 불가능한 일 같았지만, 그 불가능이 현실로서 보여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또한 분명히 존재하겠지요. 그리고 그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저 내용일 것입니다.



이 내용을 통해 한우협회가 무엇을 느끼고 배울지는 모르겠지만, 정직하게 이야기 하자면 최소한 지금의 한우는 우리 국민들이 믿고 사먹을만한 제품은 절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생산부터 사후관리, 그 어떤 점에서도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지요. 물론 지금까지는 알려지지 않아서 국민들이 멋 모르고 우리 고기에 대해서는 안심들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산 소고기로부터 시작된 광우병 괴담은 오히려 한국산 소고기의 위험성을 알리는 내용으로까지 발전을 했습니다.

이건 위기입니다. 분명히 위기지요. 하지만 위기에서 기는 기회의 기자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이 위기를 계기로 해서 한우협회가 정말 우리 국민에게 안전한 고기만을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줄수 있는 시스템 개혁에 착수해서 이걸 성공시킨다면 우리 한우, 그리고 우리 소고기는 세계인이 안전하게 믿고 먹을 수 있는 소고기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산 소고기처럼 말입니다.



물론 키우는 사람 하나만 잘한다고 해서 잘 되는 것은 아니지요. 여기에 우리 정부까지 나서서 민간기업이 하는 수준의 강도높은 관리와 감시 시스템또한 구축해야 할 겁니다. 파파라치 시스템을 도입해서 불법 유통업자들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줄 수 있는 시스템또한 구축해야 할 것이며, 단순히 한우 인증점 마크만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검역기관 내지는 한우협회에서 검사를 행한 음식점이라는것을 일반 소비자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불법 도축을 허용하는 수의사들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관련 처벌법의 강화, 그리고 질병걸린 소를 버젓하게 유통하는 농가들을 스스로 찾아내서 고소고발할수 있는 내부시스템또한 운용이 되어야 하겠지요. 자체적인 항생제 검사를 통하여 과다 사용농가에 대해서는 관련 소의 유통자체를 협회 자체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 방안도 만들어야 하고, 앉은뱅이소에 대한 철저한 뇌생검의 실시 또한 보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안전하게 믿고 먹을 수 있는 소고기라는 것을 소를 키우시는 분들이 먼저 앞장서서 보여줄 수 있어야만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수 있는 동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