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시민들께 가장 서운한 점

by 비 전문가 posted Jul 05, 20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퍼온 글



정치인과 네티즌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한우
 - 촛불행사 관련하여 시민들께 가장 서운한 점

(서프라이즈 / 제베 / 2008-7-3) 


한우 사육 농가의 전멸

제가 시골에서 성장할 때 우리 집안은 소를 키워 생계를 꾸려갔습니다. 하지만, 90년대에 들어 소값이 수차례나 시세 파동을 거듭하여 결국 소를 키워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부모님이 연로하셔서 결국 소를 청산하고 시골을 떠나온지 오래되었습니다.

대부분 시골에서 소를 치는 분들은 아마도 인터넷에 글질 잘 안 할 겁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그들의 한숨은 깊어만 갈 겁니다. 제가 그들의 입장에서 글을 쓰기는 어렵겠지만 조금이나마 공감했으면 하고 감히 토론방에 글을 올립니다.

현재 사육 기술과 많은 노력으로 그나마 버티고 있는 한우 사육 농가는 이제 전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우 사육 사업 자체가 소멸되기는 어렵겠지만 지금 광우병 파동으로 한우 쇠고기마저 불신을 받아 그만큼 위기에 처해 있다고 봐야 됩니다.

온라인 상에서 한우마저 네티즌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여론은 정말, 아 정말 뭐라고 해야 하나…

지금은 소와 무관한 삶을 살고 있지만, 어려서부터 소를 치며 자라왔던 사람의 입장에서는 지금 인터넷 상의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네티즌 분들께 서운함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좀 더 심각한 주제로 이끌기 위해서 먼저 한승수 국무총리의 쇠고기 홍보사건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황당한 한승수

이거 또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또 쥐랄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네요.

기사를 살펴보면,

한승수 나리께서는 2008년7월2일 말씀하시길, "우리 집에 손자도 있는데 제가 어제 미국산 소고기를 사다 가족과 함께 먹었다. 괜찮고 맛있었다." "국민이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며 나랏돈으로 미국산 쇠고기 12㎏을 구입해 총리공관에서 잡수심.

저는 도대체 우리나라 정부 여당 정치인이라는 인간들의 뇌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공무원을 이끄는 국무총리라는 인간이 자기가 직접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실험장비를 갖추고 연구를 한 것도 아니고, 헤! 원래 안전하니깐 지가 앞장서서 먹어서 소비하겠다네요! 분명히 소비하겠다고 했습니다.

아니 설령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 하더라도 보란듯이 한우를 대량주문해 소비해도 시원찮을 판에 이 무슨 배신의 똥줄을 때리는 짓이란 말인가!

미국산 쇠고기만 즐쳐먹겠다고 언론에 대놓고 떠들며 나랏돈으로 12kg씩이나 사가는 어처구니없는 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머리가 복잡합니다.


상식적인 공무원의 자세와 공직자 행동강령, 그리고 한승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판매가 증진됨에 따라 당연히 우리나라 축산업은 구조적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한승수는 한우 불매운동에 가까운 행동을 하고 있는 거에요.

한승수는 국무총리가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 판매대사입니다. 우리나라 국무총리라면 미국산 쇠고기가 비록 안전할지라도 한우를 먹자며 한우 쇠고기를 사다 먹었겠죠. 이것은 나의 상식입니다.

한승수의 미국산 홍보행위는 한우 쇠고기에 대해 불공정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어 이것은 공무원 행동강령에 나오는 공정한 직무수행에 위배되죠! 이것이 그의 첫 번째 죄목입니다. 또 돈을 받지는 않았겠지만 미국 쇠고기에 대한 알선에 해당합니다.

저는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가능하면 국산 한우를 소비하며, 우리나라 축산업 생존을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한 공무원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제 생각은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질 만한 상식적 견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승수의 행동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경호원, 총리공관 직원 10여 명에게 본인의 직권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라 요구하였으며, 일정을 잡아 장관들과 미국 곱창으로 만찬을 하겠다는 것은, 일반 공무원들에게 공직자로서 위기에 빠진 한우와 축산농가를 지원해야 하는 기본 상식적 공직풍토를 모범적으로 적극 저해하여, 공직자 행동강령에 나오는 건전한 공직풍토를 훼손하였습니다. 이것이 그의 두 번째 죄목입니다.

과거에는 골프만 잘못 쳐도 내려와야 하는 자리가 국무총리였는데…


귀여운 워뚜

이제 한우 이야기를 해 볼까 해요.

워뚜는 숫송아지 이름입니다.

예전 시골 우리 집에 송아지가 많이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첫 분만을 하는 출산경험이 없는 암소님들이 좀 문제였습니다. 우리 집 소막(외양간)엔 분만실이 따로 없었습니다. 새끼 송아지 어떻게 낳는 건지 잘 모르는 암소님들은 가끔 새끼를 낳아 놓고선 자기 새끼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미를 풀어놓지 못하는 경우에는 새끼를 핥아주지 못하고요. 당연히 태도 먹지 않습니다. 당연히 젖도 안 먹입니다. 그런 경우 우유병으로 아버지께서 직접 송아지를 키웁니다. 워뚜는 그런 송아지였습니다.

참 불쌍하죠.

군에 입대할 날짜를 받아 놓고 나는 워뚜를 끌어안고 많이 데리고 다녔습니다. 한우 어미들을 달리지를 못하지만 송아지는 말처럼 귀엽게 잘 달립니다. 이 세상에서 겁이 가장 많고 가장 귀여운 것이 송아지입니다.

저는 네티즌 여러분들께 한우를 권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쓰려고 합니다.


소는 굉장히 빨리 자랍니다

제가 워뚜를 끌어안고 놀다가 군대 갔는데요, 일병 휴가를 처음 나오게 되었습니다. 우리 집에 소막이 세 군데였는데, 제가 대문에 들어서자, 대문 반대편 소막에서 왠 지진이 일어난 듯 소막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놀라서 부모님이 나오셨는데 저를 보고 반갑기도 하셨지만 쿵쿵 소리에 놀라서 소막으로 들어가 보셨습니다.

들어가 보니 집채만 한 황소 한 마리가 날뛰고 있었습니다. 미친 소냐고요? ㅎㅎ

그 녀석은 워뚜였습니다. 대문에 들어오는 기척 소리 냄새를 맡고는 나에게 달려오려고 날뛴 것이죠. 만 1살쯤 되었을 거에요. 그 어린 녀석이 이렇게 크다니 너무 커서 감당할 수가 없더군요. 나를 너무도 좋아하는 녀석. 외양간이 무너질까 봐 잘 달래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황소는 정말 빨리 큽니다. 워뚜처럼 소는 빨리 커서 비육소는 금방 팔립니다. 특히 황소는 더 빨라요. 그다음 휴가 때는 워뚜를 볼 수 없었어요. 흑흑;


나이 많은 소들

소는 크게 용도를 몇 가지로 분류합니다.

번식용, 비육소(고기용), 젖소…

번식용으로 내가 아는 어느 농가에서는 송아지를 전문적으로 낳는 암소가 12살짜리도 있었답니다.

젖을 짜는 젖소도 나이가 많습니다. 젖소라고 다 젖 짜는 거 아닙니다. 젖은 첫 송아지를 분만해야 젖을 짤 수 있어요.

고깃집에서 취급하는 쇠고기들은 대부분이 단기간 사육한 비육소입니다. 대부분 소는 1살 6개월 정도가 넘으면 경제성이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더 이상 안 크고 사료만 먹죠.


20개월 미만과 30개월 소, 그리고 유목국가의 전통

따라서 20개월 미만 정도면 육질이 우수하고 맛도 좋고 무엇보다도 건강한 소입니다. 최상급 한우 쇠고기가 여기서 나올 겁니다.

그런데 미국산 수입쇠고기처럼 20개월이 아니라 30개월쯤 되면 좀 품질이 낮고 문제가 있다고 봐야 됩니다. 이미 경제성을 상실한 소라는 이야기니까요. 30개월이면 비육소가 아닙니다. 그러니깐, 젖을 짜던 녀석이거나 송아지를 전문적으로 낳는 녀석이거나 그런 녀석들인데요. 문제가 생겨서 젖이 잘 안 나와서 경제성이 없거나 그러니깐 뭔가가 이상한 경우에 도축하는 거에요.

유목국가인 몽골리아에서는 죽은 가축은 먹지 않는 전통이 있습니다. 늑대가 양을 물어 죽여도 그 가축의 능력이 부족한 경우도 있지만 병든 경우가 많답니다. 초원의 늑대들이 가축 중에서 소나 양을 잡아먹다가 놓고 도망가도 그 죽은 가축을 몽골인들은 먹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것은 수천 년간 내려온 유목민의 생존 지혜입니다.

(우리나라의 한우는 죽었을 경우 땅에 묻습니다. 정부에서 확인하고 다 보상합니다.)

30개월 미국산 쇠고기는 먹지 않는 것이 건강에 무조건 좋습니다.

한우가 좋은 점은 그 밖에도 고기를 얼리지 않고 최상으로 숙성시켜 유통시킬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사람은 모름지기 포악한 짐승의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약이 어쩌고 그래도 눈빛이 사악한 야생동물은 먹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이 이야기 하면 끝이 없겠지만, 눈빛이 선한 짐승들은 대부분 초식동물이죠. 하여튼 양고기 쇠고기 이런 게 좋답니다. 또 양고기는 우리나라에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최고의 스테미너 건강식이랍니다.

내가 한우를 추천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바로 이것, 겁은 많지만 눈빛이 선하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소고기와 소뼈를 사료로 갈아 먹인 미국산 소는 왠지 눈빛이 선할 것 같지가 않네요.

한우가 최고입니다.


촛불 속의 숨은 외침

저만의 착각인지는 모릅니다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미국산 수입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에는, 은연중에 우리의 한우 쇠고기 먹자는 외침이 깔려있는 것으로 봐요. 이 생각이 잘못된 것인가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촛불문화제에 참석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저는 우리나라 정치인이라면 우리 한우 쇠고기를 즐겨 찾는 것이 국민을 대의하고 국익을 위해 일하는 국회의원과 국무총리, 공무원들의 기본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촛불문화제가 광우병의 이슈도 중요하지만 한승수 퇴진시켜야 합니다. 공무원이 뭔지도 모르는 자가 국무총리라니…

또한, 비록 한승수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만 그래도 우리 네티즌들은 한우 쇠고기를 먹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미국산 광우병으로 시끄럽지만 한우마저 외면하면 안 되지 말입니다.

이슈는 이렇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촛불은 한우 쇠고기를 먹는다. 이것이 민심이다. 미국 쇠고기만 처먹는 한승수 잘 들어라…."

물론 정부 여당의 정치인들이 무뇌라서 촛불과 소통이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한우는 우리가 살려야 합니다.

한우야 사랑해~

 

제베
제베 profile_image
2008.07.03 (19:00:21)
 




이글 퍼가기(클릭)


http://jebe.kr/8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