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과 스크루지

by 홍경석 posted Jan 0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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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일이 있어 갔다. 영등포역에서 하차했는데 시간이 좀 남았다. 시간을 때울 요량으로 붙어 있는 롯데백화점으로 올라갔다. 10층인가에 식당이 즐비했다. 하지만 순수, 그리고 토종서민인 나로서는 한 그릇에 1만 원 혹은 그 이상이나 하는 음식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현기증이 났다. 롯데그룹은 얼추 철저하게 소비지향적인 물품으로만 재벌이 된 터임은 국민적 상식이다. 그러함에도 그들은 오늘도 변함없이 덩치와 규모를 더 키우고자 못 하는 ‘짓’이 없다.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에 이은 수입고기 헐값판매는 구제역 파동으로 비참한 심정에 휩싸여 있는 전국의 축산농을 두 번 죽이는 비겁함의 절정이었다. 민주노총 대전 지역본부에서는 작년 24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집단 해고한 롯데백화점 대전점 앞에서 연일 투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는 롯데(그룹)에 대한 적나라한 반감의 바로미터임은 사족이다. 평생을 물질에 갇혀 고독한 삶을 살았던 스크루지가 뒤늦게 참 행복을 찾은 것은 거리와 이웃에서 어렵고 고통 받는 사람들의 재발견에서였다. 롯데그룹에 꼭 해 주고 싶은 말이다. “니들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