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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문서, “살코기 혈액도 광우병 위험”
강기갑 의원, 2005년 국제수역사무국 총회 정부 보고서 공개통해 드러나

 

강기갑 의원실

 


   
▲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입수하여 공개한 정부의 《제73차 국제수역사무국 총회 결과보고》. 정부는 2005년 국제수역사무국 총회에서 살코기와 혈액제품이 광우병 원인체에 오염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국제수역사무국 총회에서 살코기와 혈액 제품에 광우병 원인체가 오염되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드러나 그동안 정부가 국민들에게 광우병 위험을 은폐ㆍ왜곡시켰다는 파문이 일고 있다.

23일(월),  강기갑 의원(민주노동당)은 농림부 가축방역과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검역검사과에서 작성한《제73차 국제수역사무국 총회 결과보고》를 입수하여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5월 22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에서 우리 정부 대표단은 국제수역사무국의 광우병 관련 기준 개정과 관련하여 일본 및 대만 측과 회동을 갖고 “우리측은 ‘살코기(골격근육)’, ‘혈액제품’에 BSE 원인체가 오염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에도 안전제품으로 분류하는 것은 불합리함을 지적하고 양국의 의견을 문의한 바, 양측 모두 우리 의견에 동의”했음을 밝히고 있다.

게다가 보고서에서는 “총회에서의 논의 대응방식과 관련, 일본이 먼저 이의를 제기하고 한국ㆍ대만이 지지의견을 밝히는 등 3국이 역할을 분담하여 대응키로 함”이라며 구체적인 방침까지 결정해서 대응한 사실을 기록했다.


농림부, 국내에서 광우병 안전성 논란일자 미국 논리만를 일방적으로 대변


하지만 국제수역사무국의 총회에서 논의 결과 “아국을 포함한 일본ㆍ대만 등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위험평가 결과에 기초하여 골격근육을 안전제품으로 분류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룬 가운데 논의가 진행”되었다고 보고했다.

특히 “미국측은 아국 등이 제시한 반대의견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마우스 실험결과 등을 사람에 원용하여 반대의 근거로 삼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음을 덧붙였다.

결국 “양측이 입장이 대립되어 논의 진행이 어렵게 됨에 따라 OIE 사무총장의 제안으로 구성된 특별작업반에서 수정안을 마련”했으며, 수정안에는 “30개월령 이하이며, 생체검사 및 해체검사를 받고 BSE가 의심 또는 확진되지 아니한 소에서 생산되고, BSE위험부위에 오염되지 않는 방법으로 처리”라는 위생요건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수정안이 표결을 거쳐 채택되었으며, “우리나라를 포함, 대만 등 8개국은 반대 투표”를 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채,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강변해왔다.

게다가 2005년 국제수역사무국 총회에 참석하여 이와 같은 주장을 했던 장기윤 농림부 가축방역과 사무관(수석대표), 이길홍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이길홍 검역검사과장, 주이석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세균과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협상에서 실무역할을 담당했던 공무원이었다.

이들은 지난 해 시민단체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때, 국회 보고, 공개토론회, 국정브리핑 자료 등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와 시민단체 중 누가 ‘광우병 괴담’을 퍼트리고 있나?


   
▲ 강기갑 의원이 공개한 《제74차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 참석 결과 요약》문건. 정부는 애초에 미국이‘광우병 통제국가 등급’이 아니라 ‘경미한 위험국’으로 분류될 때 미국과의 교역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으며, 살코기와 혈액에도 광우병 원인물질이 들어있을 수 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서도 ‘괴담’일  뿐이라는 홍보를 대대적으로 벌여왔다.

뿐만 아니라 한미 FTA 협상 타결 직전에는 노무현 대통령까지 나서서 미국이 오는 5월 국제수역사무국 총회에서 ‘광우병 통제국가 등급’을 받은 이후에는 갈비를 포함한 쇠고기까지 수입할 방침임을 부시 대통령에게 전화로 약속했다.

그러나 강기갑 의원(민주노동당)이 공개한 《제74차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 참석 결과 요약》이라는 정부 문건에는 미국이 ‘광우병 통제국가 등급’이 아니라 ‘경미한 위험국’으로 분류될 때 미국과의 교역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제74차 OIE 총회는 지난해 5월 말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었으며, 그동안 OIE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외교통상부에서 1명의 공무원이 참석한 것이 특이하다.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이 보고한 이 문서에 따르면 “(국제사무국의 규약개정이) 미국과 교역에는 당장 심각한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나, 향후 미국이 ‘경미한 위험국’으로 분류되면, 뼈있는 쇠고기 수입재개 요청이 예상됨”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재 국제수역사무국(OIE) 동물위생규약에는 광우병 위험등급을 1)경미한(negligible) 광우병 위험국가, 2)통제된(controlled) 광우병 위험국가, 3)결정되지 않은(undeterminated) 광우병 위험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은 다음달에 열릴 예정인 제75차 OIE 총회에서 캐나다와 함께 3가지 등급 중에서 두번째 등급을 받을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이다.

정부는 애초에 미국이 첫번째 등급인 ‘경미한 위험국’의 등급을 받으면 뼈있는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협상을 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FTA 타결에 급급하여 미국이 두번째 등급을 받는 것만으로 국민의 안전과 건강과 직결되어 있는 갈비 수입을 약속하는 굴욕을 감수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문서를 공개한 강기갑 의원은 “국제수역사무국 총회 보고자료를 입수해서 분석해보니, 정부가 왜 한미 FTA 협상 문서를 공개하지 않으려 하는지 명확히 알 수 있었다.”며 “노무현 정부의 통상독재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07년 04월 22일 (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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