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뼈' 암초…美 쇠고기 동시판매 무산
美 육류수출協·유통업계, 검역중단·여론악화로 전략 수정
업계 "검역재개후 상황 봐가며 본격판매 결정"
김미희기자 iciici@sed.co.kr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
9일로 예정됐던 미국육류수출협회와 20여개 유통업체들의 미국산 쇠고기 동시 판매 계획이 ‘등뼈’암초에 걸려 무산됐다.
미국산 쇠고기에서 광우병 위험물질인 척추 뼈가 발견돼 지난 2일 정부가 검역을 중단하면서 미국육류수출협회는 이날을 기해 전국 대형 유통업체와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던 미국산 쇠고기 판촉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또 유통업체들은 정부의 검역이 재개돼도 여론이 악화돼 대대적인 미국산 쇠고기 판촉이 어렵다고 보고 판매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8일 미국육류수출협회 관계자는 “9일 주요 백화점과 할인점을 포함해 20여개 유통업체와 함께 미국산 쇠고기 시식행사 등 공동 프로모션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검역중단으로 신규 물량확보가 힘들어져 연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육류수출협회는 정부의 검역재개가 이뤄질 때까지 프로모션을 잠정 연기하고 사태추이를 지켜본 뒤 다시 협의키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육류수출협회와 공동으로 미국산 쇠고기 판촉을 한 뒤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하려던 유통 업체들의 행사 및 판매계획도 취소됐다.
특히 등뼈가 발견되기 전 정상적으로 검역을 통과한 미국산 쇠고기의 경우도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전량 폐기처분 해야 한다는 일부 소비자와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업체마다 판매여부 및 시점을 놓고 부심하고 있다.
일시적인 검역중단으로 인해 미국산 쇠고기 판매 계획을 포기하자니 검역재개 후 미국산 쇠고기 판매 주도권을 경쟁업체에 뺏길까 염려되고, 예정대로 판매를 진행하자니 여론악화는 물론 수입중단 등 최악의 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롯데와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처음부터 미국육류수출협회가 일방적으로 동시 판매를 언급한 것이지 애초에 동시판매 계획이 없었다”면서 “더군다나 지금처럼 미국산 쇠고기 검역이 중단된 상태에서는 새로 판매를 시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9일 동시판매에 대비해 미리 미국산 쇠고기 물량을 확보한 업체들은 물량을 조금씩 풀면서 사태 변화에 대처한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일부 점포에서 미국산 쇠고기 시범판매에 들어간 그랜드백화점과 그랜드마트는 “지난달 입고된 5톤의 물량 중 남은 1.5톤에 대해서만 판매를 계속할 방침이며 검역중단이 해제되면 탄력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일부터 시범판매에 들어간 GS마트는 “동시판매 계획을 취소했고 초기에 확보된 1톤 가량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만 조금씩 판매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정부에서 검역재개 승인이 나면 여론을 봐가며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지만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코아ㆍ홈에버 역시 “40톤 규모로 동시판매를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잠정 연기된 상태며 검역재개 후 시장상황을 고려해 판매시기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플라자는 “지난달부터 소량(500kg)의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하고 있지만 검역중단이 장기화되거나 수입중단 결정이 내려질 경우 호주산 쇠고기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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