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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경북 영천의 축산업자가 장부 작성


“매곡동 덕동댁 1918년산 암컷 황우 1필은 1921년 61원 주고 샀는데, 1922년 8월 암송아지를 낳고, 1924년 가을 수송아지를 낳았다.”

 
1913~34년 사이 경북 영천의 축산업자가 작성한 한우의 이력관리내역 장부 내용이다. 한국토지공사 토지박물관은 16일 “총 1100건의 장부는 요즘의 한우이력추적 시스템과 똑같은 것”이고 “당시에도 한우를 개체별로 이력관리를 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라면서 성책 6책, 낱장 14장인 ‘축산우문서’를 공개했다.


김성갑 토지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한우의 생산, 도축, 가공, 유통과정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기록, 관리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쇠고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한 요즘의 한우이력추적 시스템과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인용한 ‘매곡동 덕동댁’ 한우의 1921년 가격은 61원. 순금의 가격으로 계산했을 때 1921년의 1원은 약 2만6000원선. 따라서 당시 61원이었던 암소값은 지금 가격으로는 158만원에 이른다. 김 학예연구사는 “2008년 12월 현재 암소값이 46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소값은 87년 전보다 3배 정도의 가치가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문서에는 경북 영천지역의 각 면, 동의 행정구역 명칭이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또 소유주의 성명이나 택호(宅號), 소와 송아지의 성별·연령·출산여부·등급은 물론 소의 털색깔까지 기록했고, 소의 이동시기와 장소, 반양(半養·남의 가축을 기른 뒤 주인과의 특약 아래 나누어 가지는 관행)·폐사여부까지 일일이 적었다.


한 자료에는 기록자 본인이 직접 관리한 한우 216마리의 기본이력은 물론 소의 뿔모양(찬각·담장이 덩굴같은 뿔)까지 빠짐없이 채워져 있다.


김 학예연구사는 “영천지역은 경상도 최대의 우시장이 있었던 곳”이라면서 “이 지역 모든 한우에 대한 정보를 파악한 장부의 작성자는 지역 단위의 기업형 축산업자 혹은 목장주일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그는 “혹은 일제가 농축산 진흥의 명목으로 수탈을 위해 설치했던 ‘권업모범장’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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