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소고기 등급판정 보완 기준 적용
<上>소 등급판정기준 보완으로 달라지는 것들
다양한 기호도 충족… 육량지수 산식 6종으로 세분화
도체중 크고 고기 생산량 많은
소도체가 좋은 등급
1++등급의 근내지방도 범위 확대
경영비 절감 효과
사육기간 29개월로 단축해도
31개월 이상 사육했을 때와 동일한
근내지방도 확보 가능
<上> 소 등급판정기준 보완으로 달라지는 것들
<下> 특별한 사양관리 필요한가
축산물 등급판정 세부기준 개정 시행으로 오는 12월 1일부터는 소고기에도 보완된 등급판정기준이 적용된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 한우 농가들은 바뀐 기준에 맞춰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른 채 관망하는 분위기다. 소 등급판정 개정안 시행으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 걸까?
육량지수 산식 6종으로 세분화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이하 축평원)은 한우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소비 트렌드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소 등급판정기준을 보완했다고 밝혔다.
최근 마블링 외에 다양한 조건들을 소비 기준으로 삼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기호도를 충족하고 출하월령 단축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 등급판정기준 보완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새로운 육량지수 산식의 적용이다. 기존에는 하나의 육량지수 산식으로 한우와 육우, 암·수·거세우 등 구분 없이 적용했지만, 보완된 등급판정기준에서는 이를 각각 6종으로 세분화해 적용한다. 육우의 경우 한우와 특성이 다름에도 동일한 육량지수 산식을 사용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는데 이번 개정으로 육우시장의 활성화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새 육량지수 산식은 도체중량 증가 추세도 반영했다. 기존의 산식에서는 도체중량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개선안에서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 도체중이 크면서 고기 생산량이 많은 소도체가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근내지방도 기준 범위 완화...경영비 절감 기대
근내지방도 기준 범위도 조정된다. 현재 거세우 기준 약 31개월 정도인 사육기간을 29개월로 단축해도 가장 좋은 1++등급을 받는데 무리가 없도록 개정했다.
1++등급 근내지방도는 8, 9번에서 7+, 7++, 8, 9번으로, 1+등급은 현행 6, 7번에서 5++, 6, 7번으로 적용 범위를 완화했다. 축평원은 이를 통해 사육 농가의 경영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등급의 근내지방도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소비자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 1++등급 소고기에 한해서는 근내지방도를 함께 표시하도록 해 소비자에 대한 정보 제공 기능도 강화했다. 지금까지는 같은 1++등급의 소고기를 구입해도 근내지방도가 8번인지 9번인지 구분하기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소비자가 근내지방도까지 판단해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비자 알권리를 충족하는 등 소비자 요구에 부응했다”며 “소고기 선택에 있어 합리적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육기간 29개월로 단축이 유리할수도
이 같은 개정안이 발표된 이후 한우 사육 농가들의 가장 큰 궁금증 중 하나는 사육기간을 29개월로 단축해도 지금과 같이 31개월 이상 사육했을 때와 동일한 정도의 근내지방도를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축산정책과 관계자는 “농가들은 오래 키우면 근내지방도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오해”라며 “상위 10% 정도의 선도 농가는 사육 기간 증가에 따라 근내지방도도 올라갔지만, 90% 정도를 차지하는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몇 개월 더 사육한다고 근내지방도가 크게 올라가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9개월을 키우면 사육 기간 대비 생산성이 가장 좋아 농가에도 유리하고 다양한 등급이 많이 공급되니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택권이 넓어져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수익 면에서도 29개월령 이하로 사육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연구도 있다.
강원대학교 연구팀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한우 거세우의 비육 시기를 25개월에서 28개월로 연장할 경우 조수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지만, 28개월부터는 도축시기 연장에 따른 조수익이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수축산신문 이문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