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가치 또 깎아내린 농협
한우농가들이 화가 났다. 농협 목우촌 때문이다. 화가 난 이유는 농협 목우촌이 최근 홈쇼핑을 통해 육우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한우를 폄하했기 때문이다. 당시 홈쇼핑의 호스트는 육우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한우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을 보는 소비자에 따라 한우의 품질이 저급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었다고 농가들은 말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한우 폄하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올 여름에도 농협 목우촌은 호주산 사골로 만든 한우갈비탕을 판매해 한우농가들의 분노를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농협 목우촌은 A홈쇼핑에서 호주산 사골엑기스분말을 활용한 한우 갈비탕을 10팩(5㎏)에 약 6만9000원에 판매했다.
다른 곳도 아닌 농민이 주인인 농협에서 이 같은 사고가 연이어 나오면서 한우농가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방송이 주는 파급력이 적지 않은 만큼 이 같은 방송이 자칫 소비자들에게 한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우협회는 즉각 성명서를 발표했다. 11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한우를 폄하하는 어처구니없는 이 같은 작태를 보면 농협 축산경제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조직인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우를 폄하하면서 다른 축산물을 판매하는 작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농협에 경고했다.
농협의 사고(?)로 한우산업과 육우산업 간의 관계가 다소 어색해진 부분도 있다. 국내 축산업을 위해 함께 동반해야 두 산업을 일부에서 경쟁자 구도로 몰아가는 분위기 때문이다. 한우업계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한우와 육우를 함께 키우는 농가들도 많다”면서 “한우는 한우대로, 육우는 육우대로 각각 장점을 홍보해주면 되는데 굳이 왜 서로를 비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유사한 사고가 연달아 터지는 것을 보면 농협에서는 이 같은 일을 작은 사고 정도로 치부하는 듯하다. 하지만 나비의 단순한 날갯짓이 날씨를 변화시킨다는 나비효과처럼 이 같은 사고가 되풀이 된다면 어떤 부작용을 초래할지 예측할 수 없다. 한우협회가 농협중앙회 앞에서 집회 개최를 고민하는 등 강경대응을 생각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농협 축산경제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