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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사육농가수 9만선 붕괴…생산기반 흔들리나

소규모 번식농가 감소 원인 축사 적법화 부담 등 영향

우량송아지 개발 위축 우려


 

한우 사육농가수가 이력제 자료로 가축동향조사를 대체한 이후 처음으로 9만가구 밑으로 내려갔다.

 

통계청의 ‘2019년 4분기 가축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 기준 한우 사육농가는 8만9616가구로 집계됐다. 2016년 6월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10만가구가 무너진 지 2년6개월 만에 9만가구도 붕괴된 것이다.

 

한우 사육마릿수는 소비증가에 힘입어 1년 전보다 3.2% 증가한 305만5000마리에 달하지만, 한우 사육농가수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이런 수치는 2017년 9월 기존 표본조사 방식으로 발표하던 가축동향조사의 소 사육통계를 전수조사인 이력제 자료로 대체한 이후 처음이다.

 

사육농가수의 감소는 소규모 번식농가수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우를 50마리 미만으로 사육하는 농가수는 지난해 12월 7만1889가구로 1년 전의 7만5263가구에 비해 4.5% 감소했다. 50마리 미만 사육농가는 대부분 번식농으로 간주된다. 반대로 번식과 비육을 겸한 일관사육농가수는 늘어 사육마릿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100마리 이상 사육하는 농가수는 6902가구로 2018년 12월 6521가구에 비해 5.8% 늘었다.

 

업계는 소규모 번식농가가 무허가축사(미허가축사) 적법화 이행과 퇴비부숙도 검사를 준비하느니 폐업을 선택했다고 보고 있다. 번식농가 대부분이 영세한 고령농이다보니 축사 개선과 장비 마련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서까지 사육을 지속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문제는 소규모 번식농가가 감소할수록 한우 번식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20~50마리 암소를 밀착관리하며 번식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소규모 농가와 달리, 일관사육농가는 많은 사육마릿수로 인해 발정주기, 출산일정 등을 일일이 챙기며 전문성을 쌓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암소개량 성과와 우량송아지 생산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강병규 농협경제지주 축산지원부 한우국 박사는 “번식농가는 송아지 판매만으로 수익을 내야 해 암소개량이나 우량송아지 개발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지만, 일관사육농가는 그래야 하는 유인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김영원 전국한우협회 정책지도국장은 “소규모 번식농가를 위해 정부가 융자 대신 보조금을 지원해 퇴비부숙도 검사 등 기준에 맞는 시설을 갖추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농민신문 이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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