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적정마릿수 초과, 특단의 수급대책 절실”
올해 314만6000마리 전망 작년 이어 적정마릿수 초과
농경연, 가격 하락 예상
사육마릿수 제한 의견도
한우 사육마릿수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정 사육마릿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사육마릿수 쿼터제처럼 강제성을 띤 특단의 수급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농업전망 2020’을 통해 올해 한우 사육마릿수를 지난해 305만5000마리보다 3% 가까이 늘어난 314만6000마리로 전망했다. 이대로라면 한우업계가 추정하는 적정 사육마릿수인 290만~300만마리를 2년 연속 초과하게 된다. 또 농경연이 추산한 적정 사육마릿수인 280만여마리와 비교해도 34만6000마리가량 많다.
전문가들은 사육마릿수 증가에도 가격이 강세를 보인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한우고기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엔 사육마릿수 증가율에 비해 도축마릿수 증가율이 낮은 일명 ‘저수지 현상’이 나타나 가격을 뒷받침했는데, 올해는 이러한 현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저수지 현상은 한우가 도축을 통해 시중에 공급되지 않고 저수지에 고인 물처럼 산지에서 머물렀다는 의미다.
이정환 GS&J 인스티튜트 이사장은 “한우 도축률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꾸준히 감소해왔으나 하반기부터 정체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곧 도축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의미로,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부턴 도축마릿수 증가로 한우고기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농경연도 올해부터 가격이 하락해 내년엔 한우 지육 1㎏ 평균 도매값이 1만600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한우업계에선 강력한 수급조절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낙농업계의 ‘원유 쿼터제’처럼 한우 사육마릿수를 제한하기 위한 쿼터제 도입 의견이 그중 하나다. 원유 쿼터제는 각 낙농가에 할당량을 주고 정해진 양만큼만 원유를 생산하도록 하는 제도다.
정윤섭 전국한우협회 전북도지회장은 “한우협회가 ‘저능력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을 선제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대상이 연간 1만마리에 그쳐 개체수를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농가마다 사육이 가능한 마릿수를 정해 생산하도록 하는 등 강제성을 띤 한우 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우 농경연 축산관측팀장은 “한우농가들이 가격하락에 대비해 지원금을 받지 않아도 암소를 비육하는 수급조절에 적극적인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