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소비 증가·등급제 개편…한우 지육값 끌어올려
2월 평균값, 역대 최고치
설 이후 상승세 ‘이례적’
코로나19로 온라인 주문 증가
지난해 등급 기준 바뀐 후 1+등급 물량 줄고 값 올라
전체 값 상승 견인 분석도
2월 한우 평균 지육값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한우 평균 지육값은 1㎏당 1만8734원으로, 역대 2월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5%, 공급량 감소로 연평균 가격이 가장 강세를 보였던 2016년 2월보다 5.2% 높은 수준이다.
특히 한우고기 성수기인 설 명절(1월25일) 이후에도 상승세를 보인 것이라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반적으로 한우 지육값은 설 명절 3주전부터 오름세를 타다가 설 연휴 이후 내림세로 돌아선다.
하지만 올해 지육값은 예년과 다른 흐름을 보였다. 설 명절이 끝난 직후인 1월28일 1만3457원이었던 지육값은 사흘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31일엔 1만9446원을 기록했다. 2월 들어서도 3일·17일·24일 등 사흘만 제외하고 1만8000~1만9000원대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강보합세를 이어갔다.
그렇다고 출하량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지난달 등급판정마릿수는 4만6847마리로, 2019년 2월보다 32.4% 증가했다.
이런 기현상에 대해 업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가정 내 소비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식 대신 온라인으로 한우고기를 주문해 집에서 먹는 소비자가 증가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지난해 12월 개편된 쇠고기등급제의 영향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쇠고기등급제 개편 이후 육질 1++(투플러스)등급 기준은 기존 근내지방도 8·9번에서 7·8·9번으로, 1+(원플러스)등급은 6·7번에서 6번으로 완화됐다.
이에 따라 시장 수요가 많은 1+등급 물량은 1++등급에 포함되며 대폭 줄었다. 이는 곧 1+등급 지육값 상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졌고, 결국 전체적인 한우값 상승을 견인했다는 게 일부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다시 말해 1++등급 지육값은 고급육시장이 워낙 견고하게 형성돼 있어 공급량과 상관없이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데, 여기에 1+등급 지육값마저 오르다보니 전체 한우값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새로운 등급제가 적용된 2019년 12월~2020년 1월까지 1+등급 평균 출현율은 24.3%로, 1년 전(2018년 12월~2019년 1월)보다 약 5.7%포인트 줄었다. 반면 1++등급은 14.7%에서 23%로 늘었다. 또 같은 기간 1+등급 평균 지육값은 1㎏당 1만9005원에서 2만389원으로 7.2% 상승했다. 1++등급 지육값도 2만545원에서 2만1578원으로 5% 올랐다.
한 축산관계자는 “1+등급을 찾는 업체의 경쟁이 치열해졌고, 1+등급 대신 1++등급을 선택하는 곳도 생겼다”며 “여기에 코로나19가 변수로 작용해 가정 내 소비가 늘면서 한우값이 예상 밖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