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직후 ‘최고점’ 예상되지만 12월부터 본격 ‘하락세’ 우려
소 이력관리 통계로 분석해본 한우가격 전망
소 이력관리 통계로 분석해본 한우가격 전망
2만 2천원.
지난 5월 11일 월요일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거래된 한우 평균 거래시세다.
평균 낙찰 가격이 가장 낮아 농가들의 출하 기피현상이 두드러진 월요일, 최고가가 아닌 평균가격이 2만 원대를 넘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최근 한우가격의 고공세가 어느 정도 수준임을 실감케 한다.
실제로 올 1월부터 5월 15일 현재까지 전국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한우 평균가격은 1만9,268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만7,567원에 비해 kg당 1,7000원 올라 10% 가까이 상승했다. 거세우 가격 상승폭은 이보다 조금 높아 전년(1만8745원)대비 kg당 1900원 이상 오른 2만 원대 후반을 기록 중이다.
“돈 벌면 뭐하겠노 소고기나 사묵겠지”
몇 년 전 한 공중파 방송의 개그코너에서 유행한 어록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가정내 한우고기 소비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최근 각 지자체와 정부에서 지원되는 '재난지원금' 사용이 본격화하면서 한우고기의 추가 수요 유발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얇아진 지갑 사정 때문에 소비지출에 움츠려들었던 가정들은 특히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모임과 행사 등을 맞아 한우고기 등 신선식품 소비에 적지 않은 부분을 할애하면서 도매시장 한우가격은 5월 들어 기록을 새롭게 경신하고 있다. 한우육가공업계에 따르면 동네 정육점과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들의 정육판매점에서의 주문량이 5월들어 전월대비 10~30%이상 상승하는 등 소비지수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재난지원금 사용이 제한된 백화점과 대형마트와 달리 농협 하나로마트의 경우 재난지원금 사용이 허용된 가운데 농협은 국내산 농축산물만을 판매하고 있어 한우업계 입장에선 생각지 않은 또하나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예상지 못했던 소비 호황을 맞은 한우가격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5월 14일 음성축산물공판장에선 거세우의 마리당 평균 경매가격이 처음으로 1천만 원을 돌파했다.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은 이 날 878두의 소 경매를 진행한 가운데 이 중 거세 한우의 작업물량은 507두로 총 경매금액은 51억 2천만 원, 한 마리 경매금액은 평균 1천10만원 이었다.
공급물량 감소...한우가격 고공세 뒷받침
이처럼 늘어난 소비 증가 외에 전년대비 감소한 공급물량은 가격 강세의 직접적 배경이 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도축된 한우작업두수는 총 24만9599두로 25만728두가 작업됐던 작년 동기간 대비 공급물량이 0.4% 감소했다.
예상 수준을 뛰어넘는 한우가격이 지속되자 ‘호기’에 소를 출하하기 위한 농가들의 조기출하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5월에 접어들면서 출하물량은 당초 출하 예상치를 다소 웃돌면서 작년과 비슷한 추세에 접근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소 이력제를 기준으로 따져본 한우의 예상 출하물량은 수소(거세우포함)와 암소 모두 5월을 포함해 이후에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어 조기출하로 인한 영향역시 당초의 예상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우사육두수는 2019년 1/4분기 290만8007두였던 것이 2020년 1/4분기 현재 305만두로 약 3.4%늘어나 9만7,695두수가 증가했지만 당장에 출하예정인 큰 사육두수는 지난해에 비해 외려 감소했다.
한우사육두수 증가..12월부터 본격 ‘사정권’ 진입
소비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간다는 것을 가정 할 때 도매시장 한우가격은 2만 원대를 넘나드는 초고공세가 올 11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쇠고기 이력제 통계를 기초로 발표한 한우월령별 사육현황에 따르면 올해안에 출하 예정인 수소(거세포함)는 오는 9월 전년대비 약 2100마리가 증가한 것을 제외하곤 모두 감소 분포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9월 역시엔 한우고기 최고의 소비 분수령인 '추석명절'이 있어 출하두수 증가는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추석연휴가 끝난 10월에 30개월령에 도달하는 현재 23개월령(2010년 3월 기준) 수소는 전년 같은 동월대비 물량이 95%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 추석 이후 가격이 다시 크게 반등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올 연말부터다.
늘어난 한우사육두수의 영향은 2020년 12월부터 본격 사정권에 들 것으로 예측된다.
2020년 11월까지 감소추세에 있는 월령별 한우사육현황은 12월부터 암소와 수소 모두 큰 폭의 증가추세로 전환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11월까지 전년대비 적게는 0.7~4.6%까지 감소했던 수소(거세우)의 출하동향은 12월 들어 본격 증가세로 전환되어 이후의 한우출하물량은 8~13%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요가 지금과 같은 수준을 이어간다는 것을 가정할 때 공급물량 증가는 한우가격 형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진단된다.
더욱이 그동안 도매시장 한우가격이 송아지 거래가격과 연동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큰 소 가격 하락은 지금까지 고공세를 지탱해온 송아지 가격 조정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곧 번식의향 감소와 암소도축률 증가로 이어져 공급물량이 더욱 증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호황의 시기 불황에 대비해야
지난연말부터 이어진 한우가격과 관련해 업계에선 ‘단군 이래 최고가’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우산업이 몇 차례 파동을 겪은 것처럼 가격의 호황 뒤에는 사육두수 증가여파로 불황이 도래하는 것을 막기 어려웠던 만큼 과거의 파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이 가운데 다행스럽게도 생산자단체인 한우협회를 중심으로 2년 전부터 한우가격 폭락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미경산우 비육사업을 진행하면서 장기적인 사육두수 조절 노력을 지속해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 이력제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당장 올 12월부터 공급과잉이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올해는 장기적 수급조절 프로그램인 미경산우 비육 사업 뿐만 아니라 경산우 도태를 통한 사육두수 조절에 나설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올해의 경우 11월까지 한우출하물량이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경산우 비육지원 사업을 실시할 경우 암소도축을 통한 적정 공급물량 확보는 물론 내년에 가시화 할 수 있는 암소의 추가도축과 이로 인한 공급량 증가폭을 최소화하는 등의 추가적인 수급조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이 장기적 전망의 수급조절 사업이었다면, 경산우 비육지원 사업은 당장에 나타날 수 있는 한우가격 하락의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을 서둘러야 한다.
지난 5월 11일 월요일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거래된 한우 평균 거래시세다.
평균 낙찰 가격이 가장 낮아 농가들의 출하 기피현상이 두드러진 월요일, 최고가가 아닌 평균가격이 2만 원대를 넘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최근 한우가격의 고공세가 어느 정도 수준임을 실감케 한다.
실제로 올 1월부터 5월 15일 현재까지 전국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한우 평균가격은 1만9,268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만7,567원에 비해 kg당 1,7000원 올라 10% 가까이 상승했다. 거세우 가격 상승폭은 이보다 조금 높아 전년(1만8745원)대비 kg당 1900원 이상 오른 2만 원대 후반을 기록 중이다.
“돈 벌면 뭐하겠노 소고기나 사묵겠지”
몇 년 전 한 공중파 방송의 개그코너에서 유행한 어록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가정내 한우고기 소비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최근 각 지자체와 정부에서 지원되는 '재난지원금' 사용이 본격화하면서 한우고기의 추가 수요 유발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얇아진 지갑 사정 때문에 소비지출에 움츠려들었던 가정들은 특히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모임과 행사 등을 맞아 한우고기 등 신선식품 소비에 적지 않은 부분을 할애하면서 도매시장 한우가격은 5월 들어 기록을 새롭게 경신하고 있다. 한우육가공업계에 따르면 동네 정육점과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들의 정육판매점에서의 주문량이 5월들어 전월대비 10~30%이상 상승하는 등 소비지수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재난지원금 사용이 제한된 백화점과 대형마트와 달리 농협 하나로마트의 경우 재난지원금 사용이 허용된 가운데 농협은 국내산 농축산물만을 판매하고 있어 한우업계 입장에선 생각지 않은 또하나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예상지 못했던 소비 호황을 맞은 한우가격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5월 14일 음성축산물공판장에선 거세우의 마리당 평균 경매가격이 처음으로 1천만 원을 돌파했다.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은 이 날 878두의 소 경매를 진행한 가운데 이 중 거세 한우의 작업물량은 507두로 총 경매금액은 51억 2천만 원, 한 마리 경매금액은 평균 1천10만원 이었다.
공급물량 감소...한우가격 고공세 뒷받침
이처럼 늘어난 소비 증가 외에 전년대비 감소한 공급물량은 가격 강세의 직접적 배경이 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도축된 한우작업두수는 총 24만9599두로 25만728두가 작업됐던 작년 동기간 대비 공급물량이 0.4% 감소했다.
예상 수준을 뛰어넘는 한우가격이 지속되자 ‘호기’에 소를 출하하기 위한 농가들의 조기출하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5월에 접어들면서 출하물량은 당초 출하 예상치를 다소 웃돌면서 작년과 비슷한 추세에 접근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소 이력제를 기준으로 따져본 한우의 예상 출하물량은 수소(거세우포함)와 암소 모두 5월을 포함해 이후에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어 조기출하로 인한 영향역시 당초의 예상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우사육두수는 2019년 1/4분기 290만8007두였던 것이 2020년 1/4분기 현재 305만두로 약 3.4%늘어나 9만7,695두수가 증가했지만 당장에 출하예정인 큰 사육두수는 지난해에 비해 외려 감소했다.
한우사육두수 증가..12월부터 본격 ‘사정권’ 진입
소비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간다는 것을 가정 할 때 도매시장 한우가격은 2만 원대를 넘나드는 초고공세가 올 11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쇠고기 이력제 통계를 기초로 발표한 한우월령별 사육현황에 따르면 올해안에 출하 예정인 수소(거세포함)는 오는 9월 전년대비 약 2100마리가 증가한 것을 제외하곤 모두 감소 분포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9월 역시엔 한우고기 최고의 소비 분수령인 '추석명절'이 있어 출하두수 증가는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추석연휴가 끝난 10월에 30개월령에 도달하는 현재 23개월령(2010년 3월 기준) 수소는 전년 같은 동월대비 물량이 95%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 추석 이후 가격이 다시 크게 반등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올 연말부터다.
늘어난 한우사육두수의 영향은 2020년 12월부터 본격 사정권에 들 것으로 예측된다.
2020년 11월까지 감소추세에 있는 월령별 한우사육현황은 12월부터 암소와 수소 모두 큰 폭의 증가추세로 전환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11월까지 전년대비 적게는 0.7~4.6%까지 감소했던 수소(거세우)의 출하동향은 12월 들어 본격 증가세로 전환되어 이후의 한우출하물량은 8~13%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요가 지금과 같은 수준을 이어간다는 것을 가정할 때 공급물량 증가는 한우가격 형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진단된다.
더욱이 그동안 도매시장 한우가격이 송아지 거래가격과 연동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큰 소 가격 하락은 지금까지 고공세를 지탱해온 송아지 가격 조정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곧 번식의향 감소와 암소도축률 증가로 이어져 공급물량이 더욱 증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호황의 시기 불황에 대비해야
지난연말부터 이어진 한우가격과 관련해 업계에선 ‘단군 이래 최고가’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우산업이 몇 차례 파동을 겪은 것처럼 가격의 호황 뒤에는 사육두수 증가여파로 불황이 도래하는 것을 막기 어려웠던 만큼 과거의 파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이 가운데 다행스럽게도 생산자단체인 한우협회를 중심으로 2년 전부터 한우가격 폭락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미경산우 비육사업을 진행하면서 장기적인 사육두수 조절 노력을 지속해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 이력제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당장 올 12월부터 공급과잉이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올해는 장기적 수급조절 프로그램인 미경산우 비육 사업 뿐만 아니라 경산우 도태를 통한 사육두수 조절에 나설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올해의 경우 11월까지 한우출하물량이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경산우 비육지원 사업을 실시할 경우 암소도축을 통한 적정 공급물량 확보는 물론 내년에 가시화 할 수 있는 암소의 추가도축과 이로 인한 공급량 증가폭을 최소화하는 등의 추가적인 수급조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이 장기적 전망의 수급조절 사업이었다면, 경산우 비육지원 사업은 당장에 나타날 수 있는 한우가격 하락의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을 서둘러야 한다.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