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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자조금 발전협의회서 밝혀

방역·수급조절 등 사용처 확대 생산자단체와 법적 분리 검토

축산단체 “농가의 뜻에 맞는 소비촉진·홍보에 사용해야”


정부가 의무 축산자조금 제도를 대폭 개선하겠다고 표명해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한돈·한우·우유·육우·오리·달걀·닭고기 등 의무 축산자조금 사무국 실무자로 구성된 ‘축산자조금 발전협의회’를 열고 축산자조금 개선방향을 밝혔다.

의무 축산자조금은 축산농가들이 거출한 자금이자 정부의 예산을 보조하는 공적인 자금인 만큼 정부가 자조금 용도와 관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농식품부의 입장이다.

우선 축산자조금의 용도에 방역, 축산환경 개선, 수급조절 등을 추가해 해당 용도에 대한 사업 비중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축산자조금사업이 소비와 홍보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다면 앞으로는 방역과 축산환경 개선, 수급조절 등으로 사용처를 넓히고 필요할 경우 법 개정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축산자조금의 별도 법인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자조금 운영의 독립성을 강화하고자 생산자단체와 축산자조금을 법적인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겠다는 의도다. 의무 축산자조금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다른 농수산자조금은 외부 전문기관이 2년마다 평가를 하고 있지만 축산자조금은 그간 평가가 이뤄진 적이 없었다”며 “평가틀을 새롭게 개발해 의무 축산자조금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부의 움직임에 축산단체들은 즉각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축산단체들은 “방역이나 수급조절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야 할 일로, 여기에 자조금을 활용하는 건 ‘소비촉진’이라는 당초 자조금 설립 목적과 맞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김영원 전국한우협회 정책지도국장은 “자조금은 기본적으로 소비촉진을 위해 농가들이 십시일반으로 모금을 한 것인 만큼 농가들의 뜻에 맞게 쓰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축산관계자는 “그동안 자조금 거출이 원활히 이뤄진 건 축산단체의 시·군지부를 통한 조직력이 있었기 때문인데, 별도 법인으로 분리한다면 자조금 거출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태식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은 “지금 계획대로라면 정부 입맛에 맞게 자조금을 쓰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만약 정부가 이러한 방침을 고수한다면 앞으로 축단협 차원에서 성명서발표·집회 등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민신문 박하늘 기자 sky@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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