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동행세일 마무리
전문가, 가격 하락 가속 전망 경제성장 위축돼 수요 줄고
하반기 도축마릿수 증가 영향
한우값 하락세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대한민국 동행세일 등 한우값 상승을 이끈 소비특수가 마무리된 데다 하반기 한우 도축마릿수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한우 경락값(지육 1㎏ 기준)은 13일 1만7154원, 14일 2만504원을 기록했다.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6월26일~7월12일)의 평균 경락값이 2만원을 넘었고, 3일엔 2만778원까지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향세 조짐이 나타나는 셈이다.
한우 소비자가격(등심 1㎏ 기준)도 동행세일 기간 10만원대를 유지하다가 최근 9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이런 가격 흐름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원됐을 때와 비슷하다.
긴급재난지원금이 가구당 40만~100만원씩 지급되자 한우 소비가 크게 늘었고 5월초 1만9000원대였던 한우 경락값도 5월29일 역대 최고치인 2만2409원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한우값은 긴급재난지원금의 약발이 떨어지며 지난달 중순 1만7000원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한우값 하락 추세가 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소진율이 6월말 기준 85%에 달해 더이상의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고, 전국 단위 대규모 할인행사도 마무리돼 소비가 늘어날 동력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 전망이 좋지 않은 점도 악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5.1%) 이후 최저 수준인 -2.3%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성장률이 역성장하면 국민소득이 줄어 한우 소비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우 공급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한우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 하반기 한우 도축마릿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늘어날 것이란 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한우농가들이 자발적 수급 조절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형진 농경연 축산관측 연구원은 “재난지원금 소진, 동행세일 종료, 경제성장률 하락 등 한우고기 소비에 걸림돌이 많은 상황인데 하반기 한우 공급량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 폭락을 막으려면 농가들이 지금부터라도 자발적인 수급 조절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농민신문 박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