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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피해 집계는 뒷전
“축산물 수급 걱정없다” 강조
축산 홀대에 농가 ‘분통’
농가 지원대책부터 마련 목청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번 폭우로 발생한 축산 농가들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을 뒷전으로 한 채 축산물 수급에 문제없다는 입장부터 내놓으면서 도마에 올랐다. 축산 농가들은 “농가의 피해 대책 보다 수급 대책이 먼저냐”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농식품부는 10일 ‘호우·장마 등에 따른 농산물 피해 최소화 및 수급 안정 대책 추진’을 골자로 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농식품부는 축산물의 경우 최근 집중 호우로 피해가 있으나 평년에 비해 사육마릿수가 증가해 공급여력이 충분한 만큼 축산물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축산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주무부처인 농식품부가 이번 폭우로 피해를 본 축산 농가의 피해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집계는 물론 관련 대책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축산물 수급 상황만 발표했다는 점이다. 실제 농식품부가 11일 배포한 ‘호우 관련 기상 및 농업분야 피해 상황’에는 가축폐사(한우 370마리, 돼지 5975마리, 염소 295마리, 가금류 등 151만3000마리)만 명시됐다. 반면 축산물을 제외한 농산물 관련 대책은 제시됐다. 실제 수급 안정 대책 관련 보도자료에는 농산물 관련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현장기술지원단 운영, 약제 할인 공급, 방제 지도 강화, 칼슘제·영양제 할인 공급 등의 농가 대책이 언급돼있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농촌 수해 현장은 말 그대로 대재앙이다. 살아남은 소 떼는 물살을 헤엄치며 탈출하거나 축사 지붕 위로 피신했다. 이 같은 아수라장 속에서 농식품부의 첫 공식발표는 재해로 짓밟힌 농민을 보듬고 삶의 정상화 노력을 위한 지원과 대응책이 돼야 한다”며 “하지만 농식품부는 수해로 헝클어진 농심과 절규는 외면하고 수해로 인해 농축산물이 국민 공급에 영향을 끼치는지 여부를 분석하는 보도자료를 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보도자료를 통해 농식품부 내부적으로도 축산 홀대를 넘어 방치에 가까운 기조가 깔려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농민들이 국민을 위한 빠른 수급안정 대책의 필요성을 간과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무부처에서도 우선순위에 밀린다면 농민들이 기댈 곳은 과연 어디냐”고 질타했다.

또 다른 축산단체 관계자는 “축사가 잠기면서 사료는 다 젖었고 송아지는 빠져 죽었다. 축사와 퇴비사 등 시설도 붕괴됐다. 그런데 축산물 수급에 걱정이 없다는 말부터 해야 했느냐”며 “피해 축산농가에 대한 대책부터 발표한 후 수급 상황을 알렸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축산업계에서는 축산 농가에 대한 정확한 피해 조사를 실시한 후 그에 따른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축산단체 관계자는 “단순히 가축폐사만 집계할 것이 아니라 이번 폭우로 현장에서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제대로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라”며 “수해로 축사에 갇혀 스트레스를 받은 가축의 관리 방안, 물이 가득 찼던 축사에 대한 후속조치 등 폭우 이후 대응방안도 관계기관에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우협회는 “농식품부는 농민의 소득과 경영안정, 복지증진을 위한 균형 있는 지원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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