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영국 합작사 '무트랄', 마늘-감귤류 추출물로 만들어
사람에게 고기와 젖을 제공하는 가축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소가 뿜어내는 메탄가스를 줄이는 것은 기술적인 해법만 찾으면 가능할 수 있다.
이 해법을 스위스의 한 스타트업이 사료보충제 형태로 개발하는 데 성공, 널리 유통시키면서 전세계 축산농가의 경영을 친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게 하고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줄이는 ‘두 마리 토끼 잡을’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CNN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해법을 찾아낸 곳은 스위스와 영국이 합작한 천연 사료보충제 전문업체 무트랄(Mootral).
마늘과 감귤류 추출물로 만들어지는 무트랄 제품을 먹이면 소가 뿜어내는 메탄가스가 종전보다 최고 38%까지 즉각적으로 줄어든다는 게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실제로 제품을 공급해본 결과 나온 결론이라고 무트랄은 설명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 사료보충제를 활용하면서 소의 메탄가스 배출량을 크게 감소시켜 탄소 배출량도 줄이면서 쇠고기 생산을 늘리는게 가능해졌다는 관련업계의 평가다.
그러나 무트랄은 제품 자체로도 효용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그 이상을 겨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전기차 판매에 못지 않게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탄소 배출권 개념을 도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탄소 배출권이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로 배출권을 확보한 기업은 의무적으로 할당된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사용하되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은 다른 기업에게서나 시장에서 사들일 수 있는 권리다.
토마스 해프너 무트랄 최고경영자(CEO)는 CNN과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확산시키는데 탄소배출권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메탄가스 감소 효과가 있는 사료보충제 무트랄에 탄소배출권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그 수익을 관련 농가와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졌을뿐 아니라 무트랄의 생산원가를 유지하거나 낮추는게 가능해지고 관련 농가들이 좀더 많이 무트랄을 도입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무트랄은 탄소배출에 관한 국제 표준기관인 베라(Verra)를 통해 탄소배출권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소는 축산농가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대안으로 평가된다.
젖소 440마리를 사육하는 영국 랭커셔 소재 브레이즈농장의 조 타워즈 대표는 무트랄의 탄소배출권 사업에 일찍부터 참여한 경우에 속한다.
그는 “무트랄 제품을 하루에 두 번씩 먹인 결과 메탄가스 배출이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탄소배출권 판매를 통해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많은 자금이 들어가는 농장을 적자를 보지 않고 운영하는게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무트랄 제품을 쓴 이른바 ‘저탄소’ 소에서 나온 우유는 프리미엄 우유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받고 거래할 수 있어 ‘보너스 이익’까지 안겨주고 있다.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도 없지는 않다. 현재 무트랄이 영국 축가농가들에게 제품을 공급한 경험에 따르면 사육 소의 종자와 사육 환경에 따라 메탄가스 배출량이 달라지는 것으로 돼 있다.
세계 여러나라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 작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해프너 무트랄 CEO도 “앞으로 무트랄 제품이 사용되는 지역을 세계적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료보충제 자체의 특징과 사용 방법이 육우냐 젖소냐에 따라 다른 것과 사료보충제 사용의 부작용으로 소의 성장속도나 젖소 생산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일도 무트랄이 앞으로 개선점을 찾아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해프너 CEO는 “좀더 쉽게 사료보충제를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육우 1만2000마리를 기르는 미국 텍사스주 농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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