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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9 12:00

재벌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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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의 진원지는 인간 구제역 파동으로 말미암아 지금 전국이 난리다. 자식처럼 아끼고 길렀던 소와 돼지 등의 가축을 속수무책의 살처분으로써 땅에 묻어야 하는 축산농가의 비통함은 모든 국민의 마음에도 고스란히 전이되는 극명한 아픔이다. 참 안타까운 마음에 어젠 구제역이 진정되지 않는 연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에 대하여 고민하면서 갖가지 정보와 뉴스의 취합을 해 봤다. 그러자 도출된 구제역 전파 광풍(狂風)의 매개체는 우선 가축이 아닌 사람이라는 사실의 발견이었다. 늘 축사에 갇힌 가축이 어디를 돌아다니겠는가? 또한 무시로 농장을 오가는 비료와 도축, 가축분뇨차량 등의 차량을 통해서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데 관심의 눈길이 모아졌다. 결론적으로 죄 없고 애꿎은 피해자가 된 소,돼지들은 아무런 항변조차도 할 수 없는 가운데 벌써 100만 마리가 넘는 엄청난 숫자가 땅에 묻혔다. 이같이 구제역 파동이 여전함에 따라 또 다른 피해자는 전국에 산재한 소와 돼지 등을 주재료로 하는 식당과 고깃집들이다. 한우고기를 전국서 가장 많이 소비한다는 특정지역마저 손님이 그러나 구제역 파동 이후 단 한 명도 오지 않더라는 뉴스는 이같이 심각한 현실의 뚜렷한 반증이다. 이러한 즈음에 ‘통큰 치킨’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롯데마트가 이번에는 통큰 갈비의 판매에 나서 다시금 논란의 중심에 들어섰다. 롯데마트의 제 2의 경거망동 미국산 갈비를 불과 절반 값에 팔았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인데 ‘통큰 치킨’ 때와 마찬가지로 이 상품은 매장 문을 연 지 한 시간 만에 모두 동이 났다고 알려졌다. 이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롯데마트의 정육 코너에 긴 줄까지 섰다가 구입한 소비자들로선 싸게 파는 쇠고기를 사 먹는다는데 웬 말이 많으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이는 나무만 봤지 숲은 못 보는 청맹과니적 사관이라고 보는 터다. 아울러 전국의 축산농가가 비통과 시름에 빠져있는 즈음에 이를 판매한 롯데마트는 국민적 반감과 분노의 화살이 더욱 촉발되는 자충수를 두었다는 시각이다. 주지하듯 롯데마트는 롯데그룹의 계열사이다. 근데 롯데그룹은 수출로 달러를 벌어들이는 다른 그룹과는 다르게 얼추 대부분이 전형적 소비재로만 구성된 ‘특이한’ 재벌이다. 따라서 이전부터 국민적 저항감이 심했(었)음은 구태여 사족이라 하겠다. 고로 축산농가의 어려움은 나 몰라 라며 그같이 외국산 갈비를 팔았다는 건 또 한 번 이 그룹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과 존재에 대한 회의까지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롯데그룹의 특이성 문제가 불거지자 롯데마트의 관계자는 어제(1월 7일) 구제역 파동의 도래 이전부터 기획되었던 이벤트였는지라 하는 수 없었다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예로부터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고 했다. 아무리 미리부터 준비했던 행사였을지라도 충분히 다음으로 미룰 수 있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재벌의 또 다른 병폐는 부(富)의 세습이란 문제다. 미성년자에게 수십 억 씩이나 되는 재산을 증여하거나 편법을 동원하기까지 하여 물려주는 행태는 전형적인 천민자본주의의 발로라고 밖에는 달리 설명이 되지 않는다. 천민자본주의는 또한 황금만능주의와도 궤(軌)를 같이 하는데 황금만능주의는 개인적인 부의 증대에 몰두하는 개인주의를 강화시킨다. 또한 이는 절도와 강도, 사기와 뇌물 등 각종의 재산범죄와 사회적 비리까지를 증대시키는 악재로도 작용하게 마련이다. 거개 재벌은 지금 이 시간에도 문어발처럼 끊임없이 부의 재창출과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본능적 탐욕은 필연적으로 성장주의를 동반한다. 한데 성장주의는 더 많은 소득과 더 많은 물질적 풍요를 얻기 위함이므로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생산하며 더 많은 이윤을 남겨야 한다는 명제의 사고가 우선하고 지배한다. 성장주의의 함정과 모순 성장주의는 또한 소비주의와 동격의 개념으로도 간주된다. 그렇다면 소비주의엔 과연 위험과 경계의 블랙홀이 없는 것일까? 아니다. 소비주의에 매몰될수록 노동자들은 더 많은 임금소득을 얻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성장주의적 사고에 동조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아울러 성장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자본의 논리에 ‘투항’하는 결과를 낳고 생산과정에서의 착취나 분배적 부정의(不正義)에 대한 비판의식까지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세계 1.2위의 대형 할인점인 월마트와 까르푸의 한국시장 실패로 인해 현재 국내의 대형 할인점은 이마트와 홈플러스, 그리고 롯데마트가 시장을 3분(分)하여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자사 매장에서의 판매에 만족하지 않고 인터넷 쇼핑몰의 구축도 모자라 차량으로 가가호호 방문까지 해 주는 시스템까지를 구비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같은 그들의 싹쓸이식 개념의 싸움은 그래서 동네의 소규모 슈퍼와 구멍가게까지를 진즉부터 초토화시키기에 이르렀음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재벌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인가? 그러함에도 이도 부족하여 한우농가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듯한 작태를 또 롯데마트가 자행하였으니 어찌 한우협회조차 분기탱천하지 않을 수 있었겠느냐 이 말이다. 모름지기 어른이라면 어른답게 처신하여야 욕을 안 먹는 법이다. 할인점과 유통업에 있어서도 재벌은 무릇 의젓한 ‘어른’의 대접의 위치와 지위 유지에도 충실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아니 하기에 어른도 때론 아랫사람으로부터 욕을 먹는 것임은 자명한 이치다. 이러한 맥락과 범주에서 말하건대 재벌 역시 마찬가지다. ‘석류는 떨어져도 안 떨어지는 유자를 부러워하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석류와 유자는 모두 신맛이 나는 열매지만 석류는 익으면 떨어지고 유자는 안 떨어지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데서 유래한다. 즉 누구나 다 저 잘난 멋에 산다는 뜻으로써, 그 격(格)에 맞는 우뚝한 자존감을 지녀야 한다는 의미심장함을 담고 있다. ‘남자의 자격’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그렇다면 ‘재벌의 자격’엔 과연 무엇이 담겨져 있어야 하는가? 먼저 롯데그룹을 비롯한 이 땅의 모든 재벌들에게 도 동시에 묻고픈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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