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쇠고기 수입·사육두수 증가로 약세 불가피
【정규성 축산유통연구소 소장】 국내·외 사회, 경제, 정치적으로 ‘다사다난’했던 2006년이 지나고 2007년 새해가 밝았다.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어려움이 많았던 2006년에는 특히 국내 축산업계의 어려움이 더 컸던 듯하다. 축산업 주변 여건악화, 가축질병 만연, 한미간의 FTA 협상 추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등 굵직한 악재들이 국내 축산업을 어렵게 하는 가운데서도 한우산업은 비교적 안정된 양상을 보인 점이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여겨진다.
미산 쇠고기 중단 이후 소 거래가격 상승기조 지속에 따라 번식의욕이 고조되며, 전반적인 사육두수 증가세가 이어짐에 따라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본격화 될 경우 가격 하락폭이 클 것에 대한 염려스런 전망이 점차 수위를 높이고 있어 2007년 한우산업 전망이 어두워 보인다. 브루셀라 발생두수 증가로 상당수의 한우가 폐기 매몰되는 가운데, 육질은 전년보다 낮아지고, 한·미 FTA 진행으로 미산 쇠고기 수입조건 완화협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있는 점 역시 올 국내 한우산업에 큰 변수로 작용될 것으로 보여져 향후 추이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한육우 사육 증가지속
산지 거래가격 강세지속과 이로 인한 번식 기반 확대로 한육우 사육두수는 2006년 9월 기준 전년동기대비 10.7% 증가한 2백2만1천두로 나타났으며 총 사육두수 중 한우는 1백84만3천두, 육우는 17만8천두로 한우비중이 91.2%였고, 한우가 전년동기대비 12.4% 증가한 반면, 육우는 4.8% 감소했다.
한육우 총 사육두수 중 가임암소는 86만3천두로 2005년 동기대비 12.2%가 증가해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커 번식 의지가 얼마나 큰가를 반영하고 있어 당분간 사육두수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 예상되고 있다.
●도축두수 64만두선 넘을 듯
전체 소 사육두수 증가로 인해 국내산 소 도축두수도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한육우 도축두수는 45만9천여두로 2005년 동기에 비해 5.5% 증가했으며, 연말에는 전년 총 도축두수 61만2천두 보다 4~5% 정도 증가해 64만두 선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1~10월 중 도축물량 중 한우 도축물량은 2005년 동기간 대비 9.7% 증가했으나 육우는 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한우 사육두수 증가에 비해 육우는 감소세가 컸음을 반영했다.
높은 소값 지속 영향으로 고급육 생산의지가 약화되는 양상이 나타나며, 한우 수소 거세율 역시 낮아져 지난해 1~10월 중 한우 수소 거세율은 2005년 평균치인 49.4%에 크게 못 미치는 39.3%로 나타났고 육질 1등급 이상 출현율도 2005년 동기대비 4% 정도 감소한 43.9%로 나타나 고급육 생산에 대한 재점검이 이뤄져야 할 듯하다.
2003년 12월 중단된 미산 쇠고기 수입이 2006년 10월부터 재개됐으나 검역과정에서 뼈 조각이 발견됨에 따라 미산 쇠고기는 2006년 내에는 본격화 되지 못했다.
이러한 미산 쇠고기의 수입물량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쇠고기 수입물량은 14만5천톤으로 2005년 동기대비 21.2%가 증가했고 연말까지는 17만톤을 넘어 섰으며, 전체 수입물량 중 호주산 비중이 75%로 가장 많았다.
전체 수입물량 중 냉장육 비중은 2005년의 13.7%에서 지난해 15.8%로 증가세를 보여 냉장육 비중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시중 냉장육 선호도를 반영한 듯하다.
한육우 사육두수 증가와 수입물량 증가로 지난해 쇠고기 공급물량은 국내 생산량 15만9천3백톤과 전년 이월 수입물량 2만8천톤, 2006년 수입 추정량 17만1천여톤 포함 35만8천4백톤으로 2005년 34만4천 8백톤 대비 3.9% 정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요물량은 국내산 15만9천3백톤과 수입육 16만9천1백톤 포함, 총 32만8천4백톤으로 추정, 전년보다 3.7%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돼 시중 경기의 어려움 속에서도 쇠고기 소비는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고 쇠고기 소비량 중 국내산 자급율은 48.5%로 2005년 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에 따른 심리적 불안 속에서도 상당기간 강보합세 기조가 이어지던 한우 거래가격은 2006년 들어서며 사육두수 증가세로 약세기조를 보였다.
한우 암송아지는 지난해 4월 3백만원대가 연말에는 2백70만원대로 내렸고 수송아지도 2백38만원대에서 2백20만원대로 내렸으며 한우 암소는 1/4분기의 생체 kg당 9천3백~9천4백원대가 4/4분기에는 8천3백~8천5백원대로 내렸고, 수소는 1/1분기 6천9백~7천원대가 4/4분기에는 7천~7천2백원대로 소폭 올랐으나 전년동기보다는 10% 정도 내렸다.
●공급물량 증가세 불가피
국내 소 사육동향을 고려할 때 올해도 국내산 쇠고기 생산물량 증가세가 불가피할 듯하며, 수입쇠고기 역시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 향방이 큰 변수로 작용될 것이지만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쇠고기 총 공급물량은 국내산은 5% 정도 증가한 16만7천여톤, 수입육도 17만5천톤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돼 총 공급물량은 지난해보다 2~3%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역시 미산 쇠고기 수입 본격화 여부와 브루셀라 발병 추이, 환율, 국제 쇠고기 거래가격 등으로 보여진다.
2007년 경제여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전반적인 소비 역시 위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인 듯하다.
지난해 역시 경제적인 여건이 좋지 않았음에도 쇠고기 소비는 한우고기 거래가격의 하향 안정, 외식업소 취급물량 증가, 한우고기 신뢰도 제고 등을 기반으로 수요가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보인바 올해는 공급물량 증가에 따른 소비자 거래가격 하락, 외식업소 취급물량 증가가 기대돼 전반적인 쇠고기 수요는 그 폭은 크지 않더라도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 예상된다. 물론 가장 큰 변수는 시중 경기 추이와 미산 쇠고기 수입 추이 등으로 보여진다.
국내 축산업의 주변여건을 감안할 때 미산 쇠고기 수입재개에도 불구하고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한우 사육두수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브루셀라 발생 증가, 사육두수 증가폭이 큼에 따른 불안감 등으로 증가폭은 다소 둔화될 것도 예상되나 송아지 생산 추이와 사료생산량동향 등을 감안할 때 사육두수 증가세는 이어져 연중 2백만두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전체 사육두수 증가 속에 한우 가격이 비교적 높게 형성됨에 따라 사육농가들의 거세의향이 낮아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올해는 고급육 출현율 비중이 낮아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브랜드육 비중 증가 지속
소비자들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한우 브랜드육의 물량비중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전체 한우 거래물량의 17.4%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는 브랜드육 비중이 대형 유통업체와의 제휴 등을 통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인 공급 물량 증가에 따라 한우 가격 역시 하락세가 불가피할 듯하다. 수입재개가 결정된 후에도 본격화되지 못하고 있는 미산 쇠고기의 물량 증가폭이 크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으나, 시중 경기추이를 고려할 때 한우공급물량 증가세만 고려하더라도 한우거래가격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하락세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그 폭이 클 것이 예상되나, 설 성수기에 출하물량이 몰려 물량소화가 원활치 못할 경우 예상보다 빠르고 큰폭의 하락세도 우려되고 있어 특히 설 성수기 전후의 출하물량 추이와 가격흐름이 주목된다.
또한 미산 쇠고기 수입이 예상보다 빠르게 가시화될 경우 저등급 한우가격 하락폭이 더 커질 것도 예상되며 연중 한우 거래가격은 지난해보다 10~20%정도 하락될 것으로 전망하는 비중이 높아 시중경기 추이와 미산 쇠고기 수입동향 등 주변변수가 더욱 주목된다.
축산신문 2007년 1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