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불똥 튄 저등급 한우시장
국내 수입업체, 국제 돼지고기값 오르자
냉동 쇠고기 들여와 저등급 한우 대체 가능성
전문가 “고급육시장에만 갇혀선 안돼…대책 필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영향으로 냉동 쇠고기 수입이 늘어나 저등급 한우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입 축산물 검사실적에 따르면 6월 중순까지 냉동 쇠고기 수입량은 15만9327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만625t에 비해 13.3%(1만8702t) 늘었다. 수입 쇠고기 수요 자체가 증가한 이유도 있지만, ASF 영향으로 국제 돼지고기값이 상승한 탓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부 수입·유통업체에서 국제 돼지고기값이 오르자 돼지고기를 수입하지 못한 만큼 들여오는 쇠고기양을 늘린 것”이라며 “국제 쇠고기값 동반상승과 물량부족을 우려해 미리 냉동 쇠고기를 수입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 돼지고기 대체재로 수입 쇠고기를 택한 것이다.
문제는 저렴한 냉동 수입 쇠고기가 대거 늘면서 저등급 한우시장을 대체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저등급 한우고기와 수입 쇠고기는 경쟁관계인데, 소비자들은 품질에 큰 차이가 없으면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쪽의 손을 들기 때문이다.
올 3~4월 대형마트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한우고기 세일(할인판매) 전략을 1등급 위주에서 1+등급으로 높였다. 1등급 이하는 맛이나 가격에서 수입 쇠고기와 경쟁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차라리 한우고기는 고급육 이미지를 그대로 살린 전략을 짜고, 저가 쇠고기시장에선 수입 쇠고기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미다.
저등급 한우시장에 ASF 불똥이 튀자 전문가들은 이 시장을 살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최근 네덜란드·덴마크 수입위생조건을 제정·고시하는 등 수입 쇠고기 영역은 커지는데 한우고기는 고급육으로 시장의 폭이 점점 한정되고 있다”며 “저등급이지만 숙성시켜 맛을 높이거나, 비거세우·반거세우 같이 일찍 출하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한우고기시장 개척도 검토해봄 직하다”라고 제언했다.
농민신문 박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