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유통업계 “국거리‧불고기는 딸리고 등심은 남아”
정육‧부산물 가격 큰 폭 상승 속...특수부위‧갈비값은 하락세
외식소비 급감 속 가정식 소비 증가 영향 분석
코로나19의 재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 및 지자체의 방역조치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확대가 한우의 부위별 수급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및 수도권의 5인 이상 모임 금지와 방역의 생활화로 인한 가정식 소비는 늘고, 외식업소 매출이 감소한데 따른 것인데 연말 전통적인 소비특수를 누려왔던 구이용 부위의 소비가 주춤하거나 감소한 반면 국거리와 불고기 등 정육 부위 소비와 부산물 소비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등심‧채끝 가격 상승은 주춤...정육‧부산물 가격 급등
도매시장의 한우가격 고공세는 올 연말까지 지속되고 있다.
올 평균 1만9천~2만원대를 호가했던 한우가격은 외식부문 소비 급감에도 불구하고 선방중이다.
지난해 12월 kg당 평균가격이 1만8443원이었던 도매시장 평균 한우가격은 올해 12월 1만9495원으로 kg당 1천 원 이상 올랐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않은 변수 속에서도 가정식 소비 증가 영향으로 당초 전망치를 훨씬 앞지르는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각종 모임과 만남이 잦은 연말 한우고기 소비특수를 지내며 예년과 다른 패턴의 부위별 소비 증감 영향으로 가격 추이 역시 예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조사 발표한 12월 한달 간 한우의 부위별 가격 동향에 따르면 등심과 채끝의 경우 kg당 평균 가격이 전년대비 각각 9.6%와 6.0% 상승에 그친 반면, 설도와 양지, 우둔 등 가정내 소비가 많은 불고기와 국거리용 부위는 각각 13.0~15.8% 올랐다.
소비둔화로 인한 재고 급증으로 해마다 유통업계 어려움으로 작용해온 한우 부산물 가격은 폭등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kg당 2290원이었던 사골은 올해 4천원을 넘었고, 1500원 중반 수준이었던 잡뼈 가격도 kg당 1천원이 올랐다. 이들의 가격 상승율은 무려 76.6%와 56.5%에 달한다.
갈비‧특수부위 가격 하락세...유통업계 울상
등심과 채끝 등 한우의 주요 부위 가격은 여전히 강보합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최근 한우고기 유통은 정육부위가 전체소비를 견인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가격과 물량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구이용 소비가 이뤄지는 외식부문에서의 고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유통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우유통업계에 따르면 가정식 소비 증가로 정육점과 SSM 등 소매점을 중심으로 정육 발주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식당에서의 구이용 주문은 예년에 비해 80~90% 급감하면서 ‘정육은 부족하고 등심은 남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외식부문의 소비 감소 영향은 갈비와 특수부위의 가격 추이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식당에서의 구이용 갈빗살 소비 증가로 지난해 연말 재고가 바닥나는 등 품귀현상까지 빚었던 갈비의 경우 올해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kg당 1만7789원이었던 갈비가격은 올해 1만5584원으로 전체적인 가격 상승 속에서 나홀로 하락했다.
식당에서 주로 소비되는 특수부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연말 9만원대 중반까지 상승했던 특수부위 가격은 올해 8만원 초반대까지 가격이 내려앉는 등 14.8%p 하락했다.
반면, 재택근무와 모임자제로 인한 가정식 소비 증가가 1년내 이어지면서 사골과 꼬리, 잡뼈 등 한우부산물은 일찌감치 재고까지 모두 떨어낸 상황으로 알려진다.
한우 육가공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 영향으로 대기업은 물론 중소업체들까지 가정편의용 식품인 탕국용 HMR 개발에 뛰어들면서 여름철부터 대량의 한우 부산물 구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면서 "최근 코로나 재확산과 겨울철 보신용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한우부산물 재고가 완전히 바닥났다"고 말했다.
코로나 장기화 땐 지육가격에도 영향 '우려'
현재는 한우 정육의 꾸준한 소비와 부산물 인기까지 더해져 도매시장에서 한우의 주문이 줄어들지 않고 있지만 외식경기의 장기적인 침체는 도매시장 한우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등심과 채끝, 갈비 등 한우의 주요 부위 소비가 정체를 빚고 재고부담까지 얹어질 경우 유통업체의 경영난으로 인한 구매력 약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구이용 부위와 정육부위의 가격 배분을 새롭게 조정하는 한편, 정체기에 접어든 등심의 소비 활성화를 위한 할인판매 등을 통해 출구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한우협회와 태우그린푸드가 한우자조금 사업일환으로 등심을 비롯한 한우고기 특별 할인행사를 진행했으며, 민속한우의 경우 등심 2+1 할인행사를 기획하는 등 등심의 재고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우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식당에서의 주문이 코로나 발병 이전의 10~20%에 불과해 등심이 남아도는 반면, 소매점을 중심으로 정육부위의 주문이 지속되고 있어 한우를 지속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정육부위 가격을 올리고 등심 가격을 내리는 부위별 가격 조정과 등심, 채끝 할인판매 등으로 부위별 소비난을 극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 팜인사이트(http://www.farminsigh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