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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을 살리자] 소고기 이력추적제 시범사업 현장에 가다


소고기 수입 개방으로 위기에 처한 한우산업을 살려낼 ‘구원투수’로 주목받는 소고기 이력추적제 오는 12월22일 사육단계부터 전면 시행된다. 내년 6월에는 유통단계에도 적용된다.


이력추적제가 정착되면 광우병 등 위생안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고기의 이력을 한눈에 알 수 있게 된다. 유통 경로가 투명해져 수입 소고기의 한우 둔갑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한우고기의 소비 확대에도 도움을 주게 될 전망이다. 아직 이력추적제가 시행되기 전이지만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우 농가와 도축장, 매장을 찾아가 흐름을 살펴봤다.


◆소에 부여되는 ‘등록번호’=16일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 학곡리 ‘수 한우목장’. 이 목장 대표 조수한(40)씨가 소의 귀에 붙은 표를 가리키며 “이게 소에게는 주민등록증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하이록한우연합사업단에 가입돼 소 이력추적제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력추적제가 시작되면 농가는 소가 태어날 때 지역 축협 등 대행기관을 통해 30일 이내에 농림수산식
품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이때 소에게 개체식별번호가 발급된다. 이 번호는 플라스틱 표에 바코드로 새겨져 소의 양쪽 귀에 붙여진다. 이 소가 팔릴 때나 도축될 때, 고기로 유통될 때 늘 이 번호가 따라다닌다. 누구든 이 개체식별번호만 알면 소의 출생일시와 장소, 판매에 따른 이동, 도축장, 도축 당시 몸무게, 육질 등급, 가공장의 정보를 모두 알 수 있다.


그러나 송아지 생산 안정제에 참여했던 농가라면 따로 할 일은 없다. 송아지 생산안정제란 송아지 가격이 일정한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그 차액을 정부가 보전해 주는 제도로, 이력추적제와 마찬가지로 귀표 부착과 개체식별번호 발급 등 전산등록을 참여 조건으로 송아지 생산안정 지원을 받고 있다. 당시 소의 귀에 붙인 표는 이력추적제가 시행되더라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조씨는 “송아지 생산 안정제에 참여했던 터라 이력추적제가 시작된다고 해도 새로 태어난 소에 새 귀표를 달아주는 것 말고는 특별히 해야 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전산 등록도 송아지 생산 안정제에 등록된 데이터가 이력추적제 데이터베이스로 그대로 옮겨진다. 이력추적제 개체식별번호가 12자리인 점을 고려해 9자리인 송아지 생산 안정제 때 받은 식별번호 앞에 숫자 0을 3개 더 붙이는 정도의 차이뿐이다.


그러나 송아지 생산 안정제에 참여하지 않았던 농가는 새로운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집에서 소 한두 마리 키우는 60, 70대 나이 든 농가는 송아지 생산 안정제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며 “이들이 이력추적제를 이해하고 제대로 따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고기에 비밀은 없다=강원도 원주의 ‘강원LPC’. 이곳에서는 하루 평균 돼지 500마리, 한우 70마리의 도축과 가공이 이뤄진다. 이곳에도 도축단계의 이력추적제가 실시되고 있었다.


우선 전산 입력 담당자는 해당 지역 축협이 제출한 한우 도축검사신청서와 귀표에 표시된 개체식별번호가 일치하는지를 확인한 뒤 도축검사신청서를 전산망에 입력했다. 도축 후 위생검사관이 위생검사 결과를 전산에 입력했다. 소의 도체(도축 후 몸통)에는 개체식별번호가 표시된 라벨이 갈비 안쪽에 부착됐다. 축산물등급판정사는 해당 도체의 개체식별번호를 확인한 뒤 시료를 채취해 ‘보관용 샘플’을 등급판정소로 보냈다. 판정사는 통상 도축 다음날 등급을 판정해 결과를 전산에 입력한다.


가공장에서는 등급 판정을 받은 도체를 부위별로 나눴다. 한우 1마리가 22∼28개 부위로 나뉘어 진공포장되자 포장 담당자가 도체의 갈비 안쪽에 붙어 있는 개체식별번호와 똑같은 라벨을 나머지 부위에 모두 붙였다. 고기를 담는 상자의 안쪽과 바깥쪽에도 똑같은 라벨이 붙여졌다. 모든 정보는 이력추적제 전산망과 연동된다.


소고기를 파는 매장에서도 개체식별번호 확인을 통해 어떤 고기가 들어왔는지 파악할 수 있다.


축산물등급판정소 최규진 강원지역본부장은 “둔갑 판매를 막기 위해 매달 시중에서 판매되는 고기를 불시에 수거해 개체식별번호를 확인, 등급판정소에서 보관 중인 시료와 같은지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로도 이력 확인할 수 있어=매장에서는 소고기를 진열할 때 개체식별번호를 같이 표시한다. 하나로마트 강원도 춘천 강남점의 경우 고기를 저울에 올려놓으면 바코드 인식을 통해 품명, 등급, 중량, 단가 금액, 입고처, 가공장, 도축장, 사육농가, 브랜드 정보, 사료 정보가 모니터에 표시된다. 고객이 꼬치꼬치 물어보지 않아도 사려는 고기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개체식별번호를 소고기 이력추적 시스템 홈페이지(mtrace.go.kr)에 입력하면 소고기의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휴대전화로 ‘6626+인터넷 버튼’을 누른 뒤 개체식별번호를 입력해도 똑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개체식별번호만 알면 소비자는 소고기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농식품부 축산물위생팀 최대휴 팀장은 “이력추적제가 시행되면 어떤 질병이나 위해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소고기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어 한우에 대한 신뢰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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