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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식숙성보다
건식숙성이 고급육으로 인식

건식숙성육은
온도·습도 조건 까다로워

도체 건식숙성육에서
수분 함량·보수력 더 우수
숙성 후 수율 감소도 최소화
습식숙성육과 비슷한
가격 수준까지 가능해

 

<上>저등급 한우 소비 부진 언제까지
<中>수율 감소 최소화한 건식숙성법이 관건
<下>건조시간 ‘확’ 줄인 건식숙성한우 유통 ‘코앞’ 


저등급 한우의 소비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방법이 바로 숙성육 형태의 유통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맛과 풍미를 높여 저등급 소고기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건식숙성법을 권한다. 

하지만 비용 증가 등의 여러 문제로 소비자 수요로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대중화 먼 건식숙성 한우

▲ 건식 숙성육

숙성방법에는 건식숙성과 습식숙성이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습식숙성보다 건식숙성이 더 고급육으로 인식된다. 국내에서 건식숙성육은 주로 특급호텔이나 일부 스테이크 전문점, 정육점에서만 제한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온도와 습도 등을 세밀하게 맞춰줘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 때문이기도 하지만, 완전히 숙성되기까지 긴 시간을 요하고 숙성 과정에서 판매정육량의 최대 30%까지 손실이 있을 수 있어 비용이 증가, 최종 소비자 가격의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저등급 한우의 소비 촉진 방안의 하나로 계속해서 건식숙성육이 언급되고는 있지만 대중화까지는 멀게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저등급 한우를 활용한 건식숙성육의 대중화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대부분 부분육을 진공포장한 상태에서 숙성시키는 건식숙성법이 이용되고 있고 이에 대한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이번 연구에선 부분육이 아닌 도체 상태로 건식숙성하면 맛과 풍미는 그대로 살리면서 수율 감소 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저등급육을 활용한 건식숙성육의 대중화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다. 

 

도체 상태 건식숙성, 대안될까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과 전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연구팀은 2등급 한우 암소육을 이용해 사분도체 형태의 건식숙성 방식과 부분육 형태의 습식숙성 방식을 각각 이용해 숙성을 진행했다.

 

이는 도체 상태로 건식숙성 했을 때 국내에서 비교적 흔히 사용되고 있는 부분육 형태의 습식숙성육에 비해 영양성분이나 수분 함량, 보수력(외부 자극으로부터 수분을 지키는 능력) 등에서의 손실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건식숙성 방식은 말 그대로 아무런 포장 없이 고기를 건조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에 고기 표면이 그대로 공기 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습식숙성에 비해 고기의 수분 함량이 적고, 보수력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수분 함량과 보수력은 고기의 연도(연한 정도)와 다즙성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번 연구에서 등심, 보섭, 우둔육 부위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도체 건식숙성육에서 수분 함량과 보수력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분 함량은 숙성 40일째까지는 도체 건식숙성법과 습식숙성법 사이에 차이가 없었으나, 60일째에 차이가 나타났다. 세 부위 모두 60일 숙성시 도체 건식숙성육에서 수분 함량이 더 높았다. 연구팀은 “사분도체 상태로 숙성을 하면 기간이 길어져도 공기에 노출되는 표면이 부분육보다 적기 때문에 수분 보유율이 높게 유지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보수력도 도체 건식숙성육이 더 높았다. 40일과 60일째에 세 부위 모두에서 습식숙성육보다 도체 건식숙성육의 보수력이 더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육질과 연관이 있다. 보수력이 높은 고기는 보다 육질이 단단하고 연도와 다즙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도체 상태 건식숙성을 했을 때에는 부분육보다 공기와 닿는 부분이 적기 때문에 당연히 수율 손실도 적다. 

 

습식숙성육과 비슷한 가격대도 가능

▲ 습식 숙성육

이번 연구는 2등급 한우 암소육을 이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도체 건식숙성법을 이용해 저등급 한우나 한우 저지방 부위의 부가가치 제고, 소비 활성화를 이루면서 동시에 기존보다 좀 더 합리적인 가격에 건식숙성 한우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조수현 농진청 축과원 축산물이용과 연구관은 “사분도체를 이용해 건식숙성하면 도체에 붙은 등지방 등을 그대로 유지하며 숙성할 수 있어 살코기의 노출이 적어진다는 장점이 있다”며 “숙성 후 수율 감소도 최소화할 수 있어 가격을 습식숙성육과 비슷한 수준까지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한우 1등급을 기준으로 습식숙성육은 신선육에 비해 크게 높지 않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건조숙성육은 신선육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 

 

이어 조 연구관은 “소 한 마리를 잡으면 정육의 48%가 저지방 부위이지만 구이용과 양지, 사태 등의 특정 부위를 제외하고는 소비가 원활하지 않아 적체가 심하다”며 “저등급 한우뿐만 아니라 저지방 부위도 육질을 향상시켜 구이용으로 소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고 덧붙였다.

 

농수축산신문 이문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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