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주간함양(http://www.hynews.kr/default/index_view_page.php?part_idx=335&idx=53767)
젊음과 열정으로 무장 "농사는 거짓말 안한다"
이번주 지리산인의 주인공은 올해의 청년농업인상을 수상한 '소복농장'(경남 함양군 유림면 소재)의 이재한군이다. 올해의 청년농업인상은 농협중앙회에서 전국 우수선도청년농업인을 연중 단 15명만 선발하여 시상하는 상으로 청년농업인에게는 최고의 상이라 할 수 있다.
말끔한 정장 대신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작업복을 입고 나타난 26세 젊은 농업인 이재한군은 벽화가 예쁘게 그려진 축사로 취재진을 안내했다. 이재한군이 아침에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소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다. 하룻동안 소가 어찌 지냈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소를 관찰하면서 일과가 시작된다. 하루에 2번, 매일 빠짐없이 먹이를 주는 일이 힘들긴 하지만 직장생활보다 훨씬 자유로운 것이 농사의 매력이라 말한다.
농사를 지으며 소를 키워 온 아버지를 옆에서 지켜봐 온 이재한군은 어릴 때부터 '소 키우는 사람'이 꿈이었다. 아버지를 도우면서 자연스레 이어져온 꿈이기도 했지만 이재한군은 농사가 재미있고 즐거웠다. 중학교때까지 하던 운동을 그만 둔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에 자신이 가장 즐겁게 해 온 것이 이 일이라 전문농사꾼이 되기로 결심했다.
함양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농수산대학교 대가축학과 한우 전공으로 2017년 졸업 후 본격적으로 소를 키우기 시작했다. 벼농사와 양파농사를 지으며 소를 키워온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축사는 이제 재한군의 몫이다.
아버지가 맡은 벼농사와 양파농사도 재한군이 손을 거든다. 벼농사의 볏짚은 소의 먹이로, 축사의 퇴비는 양파의 양분으로 사용하는 순환농법을 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농법으로 축사를 운영하는 재한군은 가축인공수정사 면허증을 취득해 종자개량으로 우수한 소를 생산하고 자가배합사료로 생산비를 절감하여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이재한군은 4-H남부회장과 전국한우협회 함양군지부 후계자모임 회장직을 맡아 귀농인이나 함께 농사짓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유익한 정보를 교류하기도 한다. 대학에서 배운 많은 지식이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재한군은 올해 한국농수산대학교 4학년 과정도 이수할 계획을 세워 놨다.
재한군은 농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따가운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확고한 의지가 있다면 강력하게 추천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권하지 않는다. 요즘 젊은이들이 힘든 걸 안하려 하고 취업해도 금방 그만두고 이직을 쉽게 한다. 일은 적게 하고 돈은 쉽게 벌려고 해서 그런 것 같다. 농사는 일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 땀 흘린 만큼 결실을 이루니 농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은 농산물 가격이 엎치락뒤치락 해서 농사짓는 사람으로서 힘들지만 이 시기를 넘기면 또 좋은 날이 온다"며 "땀 흘릴 준비가 되어 있는 젊은이가 농사에 도전한다면 열심히 도와줄 것"이라고 예비 청년 농업인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올해의 청년농업인상을 수상하며 받은 시상금 100만원을 함양군장학회에 기탁한 것도 후배 농업인에 대한 애정이 담긴 행동인 듯하다.
축산업이 만만치만은 않다. 가축사육거리제한으로 힘들어진 축사 허가, 구제역과 같은 전염성이 강력한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화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하지만 젊음과 열정으로 무장한 재한군에게 이런 걸림돌은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다. 우리는 머지않은 어느 날 함양을 대표하는 농업인 이재한군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