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넓히는 미국산 쇠고기…고급육시장까지 넘본다
올해 생산량 사상 최대치 전망…국내시장 공세 강화
국내 수입 쇠고기시장서 3년째 점유율 1위 ‘독주’
품질 좋은 냉장육으로 고급육 수요층 집중 공략
전문가들 “가격 경쟁력 향상 중저등급 숙성법 개발 등 한우업계 방어전략 세워야”
올해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시장 공세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육류수출협회는 최근 “올해 미국산 쇠고기 생산량은 1245만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올해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수입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망이 현실화되면 국내 수입 쇠고기시장에서 미국산의 독주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냉장·냉동 포함)은 23만7620t으로, 전체 쇠고기 수입량의 55.6%를 차지했다. 2017년부터 호주산을 제치고 3년째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호주산은 덥고 건조한 날씨 탓에 올해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미국산의 독주를 막기엔 역부족으로 점쳐진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가 한우고기가 꿰찬 고급육시장을 집중 공략할 경우 파괴력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미국산 냉장 쇠고기 수입량은 2017년 4만3687t, 2018년 5만1836t, 2019년 5만4686t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 냉장 쇠고기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55.5%, 58%, 62.5%로 커졌다.
미국산이 저렴한 냉동육보다 품질이 좋은 냉장육으로 국내 고급육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것이다. 올해는 미국산 냉장육 수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육류수출협회는 “한국은 프리미엄 쇠고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올해는 미국산 냉장 쇠고기의 수입량과 국내 점유율이 모두 늘어날 전망”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문제는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판매여건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미국산 냉장 쇠고기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데다 한우고기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미국산 쇠고기 구매 증가세가 뚜렷하다. 또 과거엔 안전성을 우려해 미국산 쇠고기 구입을 꺼리는 소비자가 많았으나 이제는 그런 소비자 인식도 많이 희미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고급육시장 공략이 거세지는 만큼 이에 대비한 한우업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은 “비육기간 단축으로 생산비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중저등급 한우를 이용한 숙성법·조리법을 개발하는 등 한우시장을 지키기 위한 소비촉진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