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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소비·급식소비 모두 가정 소비에서 흡수.. 한우값 '견인'
소비침체에도 ‘명품’ 인기는↑…한우 '충성고객층' 확대 분석도


지난해에 비해 공급물량이 소폭 감소한 상황에서 한우가격은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당초 예상했던 가격대를 벗어나는 수준까지 육박하고 있다.

지난 3월 17일 전국 도매시장의 평균 한우 거래 가격은 kg당 1만8807원을 기록하는 등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의 경우 17일 평균거래가격이 1만 9589원에 달하면서 “한우평균 거래가격 2만원을 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공급물량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큰 폭의 감소로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처럼 높은 한우가격을 지지하는 한 축은 소비증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매출 감소 등 가장 직접적 영향을 받은 분야가 외식분야로 꼽히는 가운데 한우전문식당 역시 코로나19에서 적지 않은 피해 상황을 맞고 있지만 감소한 외식 소비의 대부분이 가정소비에서 흡수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 및 수도권 그리고 지방 한우전문식당 할 것 없이 한우식당의 방문자수와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장동 육가공업체 및 한우전문식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이후 한우전문식당의 매출은 최소 30%에서 최대 80% 까지 감소했다.

한우식당에 고기를 납품하는 육가공업체와 한우전문식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지방 소도시의 경우 친척, 친지, 친구 등 개인적인 친목 모임과 이들 위주의 방문이 유지되면서 상대적으로 출 감소폭이 적은 편이지만 서울과 수도권 등 도심지의 유명 한우식당의 경우 직장인들의 회식과 단체 모임이 크게 줄어 당장의 매출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외식분야에서의 한우소비가 이처럼 격탄을 맞은 반면 코로나 19로 인한 구매패턴 변화는 한우가격을 지지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식 대신 집안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늘면서 온라인에서의 한우 매출 증가는 물론 대형마트와 SSM(슈퍼수퍼마켓), 정육점 등에서 한우를 포함한 신선식품 매출이 코로나 발생 이전 대비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쿠팡과 마켓컬리 등 온라인 유통업계의 전통 및 신흥강자들은 물론 SSG와 롯데마트몰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신선부문 매출은 이미 자체 물류센터가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 대비 매출은 100~200%까지 신장했으나 물량 재고와 배송능력을 벗어난 주문이 쏟아지면서 소비자 클레임까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면 접촉을 피하는 소비심리는 온라인에서의 매출 증가는 물론 가까운 곳에서의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 심리 확산으로 이어지면서 동네 상권의 SSM(슈퍼수퍼마켓)과 정육점의 한우 매출이 이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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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사태 이후 외식보다 집밥을 즐기는 가족이 늘면서 대형마트의 신선식품 매출은 물론 정육점 및 SSM의 한우매출이 이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발생 이전부터 멀리 나가지 않고도 집 앞에서 모든 것을 경험하려는 소비 심리가 확산되면서 ‘슬세권(슬리퍼와 ○세권의 합성어로 슬리퍼처럼 부담없이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주거권역을 의미함)’이 주목 받던 가운데 금번 코로나 사태는 이같은 소비트렌드를 더욱 확장시킨 측면이 커 보인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온라인에서의 주문 물량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서 기존의 온라인 유통강자들이 진땀을 빼고 있는 사이 편의점과 동네 중소형 마트들이 ‘즉시배송’에 나서면서 이같은 슬세권의 영향력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유광준 마장한우협동조합 이사장은 “모임과 외출자제로 외식 소비가 크게 줄면서 한우전문식당의 경우 많게는 80%까지 매출이 줄어든 곳도 적지 않다”면서 “이와는 반대로 정육점이 입점한 중소형태의 슈퍼마켓과 정육점에서의 주문량은 이전 수준을 유지하거나 혹은 크게 증가한 곳이 많다”고 말했다.

외식 보다 집밥... 매출 호황기 맞은 '신선식품'

지난 2월 롯데마트를 비롯한 백화점 등 매장 200곳을 폐쇄하기로 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대형 유통 매장들도 코로나 19로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외식보다 집밥을 즐기는 가족이 크게 늘면서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큰 폭의 매출 상승기를 맞은 것이다.

문주석 이마트 축산팀장은 “사라진 외식과 연기된 개학 등의 외부 영향이 모두 집밥 소비로 흡수되고 있는 양상”이라면서 “대형마트의 경우 의류와 리빙 등 비식품부문의 경우 매출이 초토화될 정도로 급감한 반면 한우와 한돈은 물론 수입육을 포함한 축산물은 물론 수산과 채소, 과일 등 신선분야에서의 모든 매출이 코로나 발생 이전대비 평균 15%이상 신장했다”고 말했다.

문 팀장은 특히 “한우의 경우 외식에서 지출했던 절반 이하의 가격에 한우 등심을 즐길 수 있다는 소비심리 영향 등으로 국거리와 불고기 등 정육은 물론 등심과 채끝, 안심 등 전 분야에서 고른 매출 증가 분포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발생으로 한우의 고정 소비층과 충성 고객층이 외려 확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욱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한우식당 매출이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등급을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가격이 형성되고 있는 것은 지난해말 개편된 소 등급제가 가격 상승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고급육 소비층이 유지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전세계적인 코로나 여파로 외국 여행이 사실상 전면중단되면서 한우고기를 소비할 여력이 있는 중산층들이 국내 소비로 전환되면서 실제 한우고기 소비로 집중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유독 명품 소비가 증가하는 최근의 소비 흐름과 마찬가지로 식문화 역시 '명품' 소비가 큰 축을 이루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전히 가성비 전략이 유효함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 가운데서도 자신이 중시하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때 소비자들은 거리낌없이 프리미엄 상품을 소비한다는 것.  등급간 가격차가 확고한 한우의 유통현실에서 1+등급 이상을 중심으로 한 높은 지육가격은 평균 한우거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등 한우유통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3년 이후 연평균 6.5%의 성장률을 보이는 한국 명품 시장은 코로나 19에도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그동안 한우업계 전체가 공을 들여온 한우고기의 차별화 노력 등 '명품화' 전략과 마켓팅이 코로나 19와 같은 악조건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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