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10마리 팔아야 대학공부 시킨다

30년 전에는 자녀의 대학교육을 위해 소 한 마리를 팔면 됐지만 지금은 10마리를 팔아야 한다. 또 30년 전에는 도시에서 1년 일하면 소 3마리를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12마리를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난한 농가에서 자식을 위해 소를 팔아 대학 등록금을 내던 시절에 등장했던 ‘우골탑(牛骨塔)’은 이젠 옛말이 된 것이다.


2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1978년 소 한 마리의 가격은 58만8000원으로 당시 국립대 1년 등록금(최고 11만3500원)의 5.1배에 달했다. 소 한 마리를 팔면 4년 등록금을 내고도 1년치 등록금이 남았던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현재 한우(600㎏ 기준) 수소 평균 산지가격은 389만5000원으로 국립대학 1년치 등록금(최고 964만9000원)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국립대 1년치 등록금을 마련하려면 소 2.5마리를 팔아야 하며, 4년제 대학을 마치기 위해서는 소 10마리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78년 도시근로자 가구당 연간소득은 173만4000원으로 소 3마리를 살 수 있었으나 지난해 말 현재 도시근로자 연간소득은 4673만6000원으로 소 12마리를 살 수 있다.


국립축산과학원 김윤호 박사는 “30년 전에는 한우가 ‘일 소’로 농기계로서의 가치가 있었지만 80년대 이후에는 한우가 ‘고기 소’로 바뀌면서 가치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