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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창간 34주년 특집-인터뷰>축산관련단체협의회 김홍길 회장

적법화 제도개선 소기성과…‘가분법’ 개정 활동 매진

퇴비부숙도 검사 ‘시기상조’…충분한 유예기간 필수

축산물 자급기반 위태…제도 장치·특단 소비책 절실

환경개선 자구노력·후계농가 육성…미래 초석 다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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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으로 취임한 김홍길 회장은 미허가축사 적법화, 퇴비부숙도 검사 등 굵직한 축산현안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또한, 갈수록 심각해지는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고령화, 각종 규제로 인한 축산인구 감소는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되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관세 제로화 시대, 위기의 축산현실 우리 축산업의 대응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들어봤다.

 

 

Q. 축단협 회장으로 올해 초 취임하면서 어떠한 활동에 중점을 뒀나.

A. 올해 제가 축단협 회장으로 취임한 뒤, 축단협은 당면 축산 현안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대표적으로 미허가축사 적법화 추가 이행기간 확보,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화 대응 활동, 악성 가축전염병 예방을 위한 활동, 축산업 혐오 발언에 대한 대응 활동, 축산업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 활동을 적극 전개해 왔다. 

 

Q. . 미허가축사 문제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또, 축단협에서는 이를 위해 어떤 활동을 펼쳤나.

A. 축단협은 농식품부, 환경부 등 관련 정부 부처는 물론, 국회 환노위 김학용 위원장, 농해수위 황주홍 위원장, 박완주 간사, 각 당 대표 및 정책위의장 등 국회와 지속적인 협의 및 간담회를 통해 미허가축사 적법화를 진척시키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로 인해, 37개 과제에 대한 제도개선을 이뤄냈으며, 구거 및 국공유지를 침범했을 경우 용도폐지와 매각절차를 조속히 처리되도록 했다. 특히, 26개 개별 법령과 연계돼 지나치게 강력한 규제 위주의 가축분뇨법을 개정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 이러한 축단협의 요구를 반영한 가축분뇨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에 다수 발의되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Q. 설상가상으로 내년 3월부터 퇴비부숙도 검사가 예정돼 있다. 이 또한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A. 퇴비부숙도 검사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안 돼서 대부분의 농가가 모르는 실정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농가 퇴비화시설과 처리장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시군 농업기술센터 등 검사기관의 총체적인 준비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지난 8월 환경부와 농식품부가 합동으로 농가 현장조사를 했는데, 시군 공무원들조차 충분한 홍보와 준비 없이 부숙도 검사를 강행하려는 정부에 강력히 항의할 정도였으니,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알 수 있다. 

이에 전국한우협회의 제안으로 ‘한우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 단기적 대응방안 연구’ 용역을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발주해서 진행 중이고, 올 가을에 연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한우협회와 축단협은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화를 3년간 유예해 줄 것을 정부와 국회에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유예 기간 동안 농가에 적극적으로 교육 홍보를 하고, 퇴비사와 소형 포크레인, 스키드로더, 교반기 등 장비 지원을 통하여 충분히 준비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Q. 국내 양돈업계는 이베리코 열풍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수입축산물의 공세에 밀려 소비시장이 잠식돼 가고 있는 것 또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는데.

A. 한돈 뿐 만 아니라 한우 또한 축산물 수입 증가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2018년 쇠고기 자급률은 36.4%로 떨어졌고, 미국산· 호주산 냉장 수입 쇠고기 소비가 늘면서 1등급 이하 한우에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올 봄, 이베리코 돼지고기 열풍이 불면서 가짜 여부에 대한 논란도 있었고, 호주산 와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또한 가정간편식(HMR) 소비가 늘어나면서, 이의 재료로 수입 육류 소비가 늘어난 반면 국산 육류는 가격 문제로 쓰이지 못하는 문제도 심각한 상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국산 축산물의 소비 촉진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Q. 우리는 미국, EU, 호주를 비롯한 여러 국가와 이미 FTA를 맺었고, 이로 인해 미국의 경우  2026년 쇠고기 수입관세가 0%가 된다. 한우자급률이 30%까지 떨어진 상황이 이와 연관이 있다고 본다.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농가들이 가지는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있다고 보나.

A. 최근 미국이 중국, 우리나라, 멕시코, 터키 등에 WTO 농업개도국 지위 포기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달 23일까지 명확한 답을 주지 않으면, 미국 차원의 제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도 노골화하고 있다. 그런데도 통상교섭본부는 물론 농림축산식품부마저도 “농업개도국 지위를 포기해도 당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만 나오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농업·농촌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 것인지, 이에 대비한 정부 대책은 어떤 것인지 아무런 분석도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에 농민들은 불신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 호주, 유럽연합과의 FTA 때문에 2030년 경에는 모든 축산물의 관세율이 0%가 될 예정이다. 축산 농가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끔 송아지생산안정제, 비육우경영안정제 같은 경영안정장치를 확고히 세우는 것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가 아닌가. 그런데 정부는 이마저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축산농가들, 250만 농민들은 앞으로 정부에 전혀 기대지 못하고 각자도생해야 한단 말인가.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

 

Q. 축산인구의 감소가 또한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들어 그나마 10만 이상을 유지하던 한우농가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A. 특히 한우산업의 입장에서는 농가들의 고령화 문제와 함께 후계인력 확보 문제가 심각한 과제로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규모가 작은 번식 농가들의 숫자가 줄어들면, 송아지의 수급에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고 송아지 값 상승으로 비육우 생산비 증가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한우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적정 사육두수를 유지하는데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전국한우협회는 청년분과위원회, 여성분과위원회를 신설하여 한우산업을 지켜나갈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유입시키고 교육 프로그램 제공을 포함한 지원책을 실시하고자 한다. 타 축종들 또한 한우협회와 비슷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줄로 안다. 

가축을 건강하게 키우고, 적극적인 사양관리와 개량에 나설 수 있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축산업을 책임질 젊은 인재들을 키워내고 정착시키는 일에 축산단체들도 비상한 각오로 나서고 있는 만큼, 정부와 농협, 관계기관들 또한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Q. 가장 아쉬운 부분 중 하나는 축산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인식 개선을 할 수 있나.

A. 축산업에 대한, 축산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국민들에게 퍼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저희들 또한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축산업이 환경을 파괴하고 동물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식의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일방적인 주장에 국민들이 쉽게 현혹되는 모습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물론 가축분뇨로 인한 냄새 문제, 미세먼지, 온난화 가스 배출, 수질 오염 같은 것들은 축산농가와 관련 업계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가축분뇨로 만든 우수한 품질의 퇴비 액비가 있어야 농지를 기름지고 건강하게 만들어 경종농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국민 식생활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신선하고 안전한 고품질의 축산물은 5천만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한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축단협과 나눔축산운동본부는 축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 홍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 축산물을 5천만 국민 여러분께서 더욱 사랑하고 아껴주실 수 있도록 10만 축산인들은 더욱 더 노력해 나가겠다.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클릭시 원문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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