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산업 경쟁력 강화하려면>고능력 송아지 공급기반 안정화 필수
번식중심 소규모 농가 이탈 가속화 반면
농가 대형화 추세…밑소 가격 폭등 원인
소규모 감소, 대규모 증가 뚜렷
소규모 농가의 감소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번식중심의 소규모 농가 감소와 반대로 비육중심의 대규모 농가는 증가하고 있는 상황. 이로 인해 생산현장에서는 송아지가격 상승이 발생되고, 이것이 한우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가축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20두 미만 한우사육농가는 5만3천643농가로 사육두수는 39만805두로 나타났다.
2015년 3/4분기 20두 미만 농가는 7만571농가였으며, 사육두수는 46만1344두였다.
5년 동안 1만7천여농가가 감소한 것이다. 10만호를 넘겼던 한우사육농가도 9만4천165농가로 줄었다. 농가수가 감소했지만 중대규모 농가들이 늘어나면서 전체 사육두수는 323만두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두 이상의 대규모 농가는 5년 동안 1천여농가가 늘어났으며, 이들이 사육하는 한우두수 또한 22만두 정도가 늘어났다. 전체 한우사육두수 가운데 100두 이상 농가가 사육하는 비중은 42%가 넘는다. 대규모 농가들 가운데 상당수가 번식과 비육을 혼합한 일관사육 형태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비육우의 비중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부업형태의 번식농가감소와 비육중심의 농가 수 증가로 송아지 공급량은 줄고, 수요량은 늘어나는 구조로 변화된 것이라 볼 수 있다.
20두 미만의 소규모 농가는 대다수 부업농 형태의 번식농가다. 번식농가의 감소로 인해 가축시장에서 거래되는 송아지가격은 부담스러울 만큼 높아져 있는 상태다. 6~7개월령 수송아지의 평균거래가격은 400만원 초중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생산현장에서는 소위 말하는 ‘쓸 만한 송아지’를 사려면 500만원 이상은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등급에 따른 그 격차가 크기 때문에 혈통이나 자질이 좋은 송아지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이 곧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농가들은 높은 비용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비싼 송아지를 산다.
한 한우농가는 “소 값이 좋은 것 같지만 등급별 가격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1등급 이상을 받지 않으면 오히려 생산비도 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가 출하하는 모든 소가 1등급 이상을 받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 사육기간 동안 사고가 생겨 폐사를 할 수도 있고, 예기치 못한 질병으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며 “송아지 값이 높은 것이 부담스럽지만 그럼에도 혈통이나 자질이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것은 성적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도적 문제로 소규모 사육 길 막혀
번식농가의 감소에 대해 제도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16년 3월 이후 축산업등록제가 시행되면서 부업형태로는 한우사육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소 사육을 위해서는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함은 물론이고, 허가받은 축사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현실적으로 부업형태 농가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원도의 한 한우농가는 “예전에는 경종농가 중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소 한 두 마리 정도는 쉽게 기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축산업등록제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를 사육할 수 있는 허가받은 축사가 없으면 등록증을 받을 수 없다”며 “5두 미만은 부업형태로 생산비도 거의 들이지 않고, 분뇨처리에도 큰 어려움 없이 충분히 소를 사육하는 것이 가능하다. 지금은 어렵게 됐다. 큰 여유자금을 가지고 시작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소를 사육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농가 경영 안정을 위한 송아지 공급 대책 마련돼야
송아지 가격은 결국 자연스럽게 조정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큰 소 가격이 낮아지면 이에 따라 송아지 가격도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이 또한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한우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급육 생산의 필수요소인 고능력 송아지의 공급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한우산업은 가격의 진폭을 줄이고, 시장상황에 맞게 공급량을 안정적으로 끌고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송아지 공급기반은 필수다. 일본 화우의 경우 다양한 소규모 농가 지원책과 육성우 목장 등을 통해 이런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