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협회 OEM 사료 사업 1년 의미&과제
서비스에 길들여진 농가 요구...'품질+가격'으로 승부수 띄워
전국한우협회(회장 김홍길)가 지난 1월 3일 전북 완주군 고산주민자치센터에서 OEM 사료 출시 1주년 보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완주지부의 월 1천톤 판매 기념행사와 함께 열렸다.
지난해 같은날 같은 장소에서 한우협회 OEM 사료 출시 기념식을 갖은 지 1년만이다.
2019년 1월 완주군 지부에서 시작된 한우협회 OEM 사료사업은 충주와 옥천에 이어 경상북도, 순창, 음성, 홍성, 화천군지부의 동참으로 12월 현재 1개도지회와 9개 지부 참여로 월 2300여톤으로 확대됐다.
선진사료 군산과 이천 공장에서 공급하던 사료생산은 지난해 11월 흥성사료와 팜스코 칠곡 공장을 추가로 선정하며 전국 권역을 아우르게 됐다.
특히 완주군지부는 완주한우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사료공동구매사업과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한우협회 도지회와 지부 가운데 최초로 월 판매량 1천톤을 돌파하는 등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
#한우협회 전용사료 사업 1년의 의미&과제
한우협회 OEM 사료 사업은 생산자단체가 시작한 경제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과거 사료 공동구매사업을 진행하다 한차례 실패의 경험이 있던 한우협회는 이번엔 ‘물량 확대'보다 '시장견제'에 초점을 두면서 투명한 원가공개와 농민 중심의 사업운영, 합리적인 가격 제시 등으로 비육우 사료시장에 잔잔한 파장을 몰고 왔다.
지난해 중반기 이후 환율 시장이 급작스럽게 요동치면서 몇 차례 가격 인상이 있었지만 환율이 다시 안정을 찾은 연말을 기점으로 다시 가격을 인하하는 등 고급사료인 대한한우를 기준으로 포당 8천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 그리고 생산자단체가 인증하는 높은 품질에 사료 이용 농가들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시장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추세다.
김홍길 회장은 "별도의 사업장이나 자금없이 사료사업을 지금의 수준까지 끌고 올 수 있게 된데 대해 의미를 부여한다"면서 "앞으로도 협회의 사료사업 확대와 농가들의 이용을 가로막기 위한 많은 어려움들이 있겠지만 생산비 절감을 통한 농가들의 경쟁력 확보와 한우사료 시장 견제 역할을 위해 농가들의 협력과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우협회 OEM 사료는 원가의 투명한 공개와 합리적 가격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주목받았지만 사료회사들이 판촉활동으로 진행해온 각종 서비스에 길들여진 농가들의 요구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우협회는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고급사료대비 포당 최하 2천원의 가격 차이를 강조하면서 서비스에 현혹되지 않는 소신있는 사료구매 결정을 당부하고 나섰다.
김홍길 회장은 "사료빈 설치를 비롯해 거세와 인공수정 서비스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한우협회 사료는 중앙회가 단 1원의 수수료 없이 진행하는 사업으로 가격 절감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사료를 이용하며 제공돼온 사료회사들의 서비스는 모두 가격에 포함되어 있는 것인 만큼 조삼모사식의 서비스에 현혹되지 말고 우리의 경쟁력과 권한을 스스로 찾아 나가자"고 당부했다.
한우협회의 사료사업 1주년 기념식과 함께 이날은 완주군의 사료공동구매사업 1천톤 판매가 주목받았다. 12월 현재 한우협회의 OEM 사료 물량이 2280여톤인 점을 감안하면 완주군의 판매물량이 절반을 차지하는 셈이다.
완주군의 사료공동구매사업은 그동안 사료공동구매를 통해 쌓아온 역량에 완주한우협동조합의 전폭적인 지원이 더해지면서 월 1천톤 돌파라는 성과를 얻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완주한우협동조합은 사료사업과 직영 식당 운영 등 경제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금을 또다시 사료사업 환원금으로 지급하는 등 협회의 사료사업 성공을 위해 농가 동참과 협력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냈다.
여기에 한우협회 사료 이용농가들의 높은 성적들이 공유되고, 입소문을 타면서 지부를 중심으로 한 사료사업이 더욱 정착될 수 있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유용준 완주군 지부장은 "전국 최초로 한우협회 OEM사료를 시작하며 우리 조직 내부에서도 기대보다는 우려와 걱정의 시각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완주군지부의 역량, 함께 해줄 거라는 믿음, 협회가 보증하는 품질에 대한 확신, 완주한우협동조합 조력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순항해왔다"고 회고했다.
조영호 완주한우협동조합 이사장은 “완주한우협동조합의 존립과 존재 이유는 완주 한우협회의 활성화와 이를 통한 한우농가들의 권익을 더욱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우협회 사료사업에 대한 농가들의 단합된 참여와지지, 여기에 높은 품질까지 입증되며 순항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는 현 수준의 물량을 유지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협회의 전용 사료사업이 1년을 넘어서며 품질에 대한 우려와 의구심이 불식되고 품질에 대한 우수성이 입소문으로 확산되면서 농가들의 참여는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한우협회는 전망하고 있다.
한우협회 사료배합과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종민 박사는 "고급 사료 성분인 루핀이 후기사료에 6%까지 함유되어 있으면서 8~9천원대 사료가격은 오직 한우협회 사료뿐"이라면서 "대한사료의 경우 시중에 판매되는 1만2~3천원대의 프리미엄 사료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사료변경이후 오히려 출하체중이 늘거나 성적이 개선된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우협회는 앞으로도 비육우 사료 시장 견제역할과 내실화에 더욱 초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우선은 갓난 송아지 사료에 대한 농가들의 요구와 사료업체들의 제안이 잇따르고 있는만큼 조만간 송아지 사료 출시가 가시화될 것 전망이다.
이밖에도 농가들의 생산성 향상을 돕기 위해 농가 교육 등 컨설팅을 강화하는 한편 자조금을 활용한 하치장 설치와 각종 장비 지원 등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한우자조금 사업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1억8천만원의 OEM 사료 생산지원은 2억7300만원 수준으로 1억원 가까이 늘었다.
한우사료의 품질과 가격에 대한 기준 제시를 사료사업의 궁극적 모티브로 설정한 만큼 농가들이 참여하는 OEM사료 운영협의회 기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게 협회의 계획이다.
김영원 한우협회 정책홍보국장은 "올해는 20개지부의 참여를 통해 월 5천톤의 판매를 계획으로 하고 있다"면서 "OEM사료 운영협의회 기능을 대폭 강화해 농가들의 의견을 더욱 다양하세 수렴, 농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